"마취·마약류로 초석놓고 파이프라인 다각화"

지난 10월 2일 오전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옥에서 열린 하나제약의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 기념식. 왼쪽부터 김원대 한국IR협의회 회장, 조동훈 하나제약 부사장, 이은태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이윤하 하나제약 대표이사, 조경일 하나제약 명예회장, 조웅기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이원선 상장회사협의회 전무. 2018.10.2 [한국거래소 제공]

3제 복합제 텔미디핀알 출시...펜타닐박칼 독점 계약

지난 10월 유가증권시장(KOSPI, 코스피시장)에 새로 등장한 하나제약은 기존 마취·마약류 시장 입지를 굳건히 하면서 제품을 다각화해 새로운 비상을 꿈꾸고 있다. 회사 측은 10일 하나금융투자 IR컨퍼런스에서 "2020년, 2천억원 매출액과 영업이익률 22~23%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2020년 국내 출시예정인 마취제 신약 '레미마졸람'이 견인차가 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하나제약 조경일 회장
하나제약 조경일 회장

하나제약은 조경일(서울약대) 명예회장이 우천제약(1958년)을 1996년에 인수합병해 깃발을 세우기 시작했다.

중증통증에 쓰이는 마약성진통제와 수술 및 진정에 쓰이는 마취제 등 시장점유율 1위 품목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2015년 740억원으로 원외처방액 순위 37위, 2016년 903억원으로 36위, 2017년 1070억원으로 33위 등 꾸준히 제약계 순위를 높여가고 있다.

▶ "15년 만에 출시되는 '혁신 마취제' 레미마졸람"

레미마졸람은 기존 진정·마취제인 '프로포폴'과 '미다졸람'의 단점을 줄이고 장점을 가져온 신약 물질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하며 "마취제 시장에 15년만에 등장한 신약"이라고 말했다.

프로포폴은 진정효과가 탁월하고, 회복 시간이 빠르지만 안전성에 대한 일부 리스크가 있다. 미다졸람은 안정적이지만, 회복 시간이 더디다. 회사 측은 레미마졸람이 진정효과가 탁월한데, 위험도는 낮아 수술성공률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회사 측은 2013년 독일 PAION(파이온) 사와 임상 2상이 진행된 레미마졸람 기술 이전 계약을 맺어, 국내 임상과 신약허가를 단독 진행키로 한 바 있다. 미국은 코스모(COSMO), 일본은 먼디파마가 허가를 담당한다. 하나제약은 첫 발매 후 10년간 독점판매권도 가진다. 

지난 10월 3상 임상 시험이 종료돼, 현재는 시험 결과보고서를 리뷰 중에 있다. 미국 FDA와 일본 PMDA에 허가신청 예정이나, 시기는 미뤄질 수 있다고 회사 측 관계자는 밝혔다.

회사 측은 파이온사에 레미마졸람 기술 도입을 조건으로 300만 유로를 지급한다. 그 중 100만 유로는 이미 지급했고, 먼디파마가 일본 허가를 신청하면 50만 유로, 일본 허가시 50만 유로를 지급해야 한다. 국내에서 허가를 받으면 100만 유로를 파이온 사에 보낸다. 일본에 먼저 허가가 되면, 국내 허가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일본 허가 진행 현황에 대한 마일스톤이 포함됐다. 

하나제약 레미마졸람

회사 관계자는 2020년에서 늦어진다면, 2021년에 출시될 것이라며 향후 프로포폴, 미라졸랍, 레미마졸람이 마취제 시장을 분할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하나제약은 현재 파이온 사와 동남아시아 판권 계약을 협상 중이다. 국내 생산시설을 지어, 회사 측이 동남아시아에 제품을 수출하는 의견을 구했더니 파이온 사가 흔쾌히 답했다는 것. 회사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조율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나제약은 파이온과 먼디파마의 생산시설이 없어 제품 공급 등 글로벌 CMO 사업도 감안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MRI T1 조영제 신약(HNP-2006)을 내년 임상 1상에 진입시키고, 당뇨병 망막병증(HNP-6002),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의 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다.

▶ 개량신약 '텔미디핀알정' 임박… '펜타닐박칼'은 독점 판매키로

회사 관계자는 "자사 주력 제품인 주사제가 정제약보다 오리지널 대비 약가가 높아 수익성이 있었다. 일괄 약가로 일반 제네릭은 오리지널 대비 53.5%인 것에 비해, 마약류 의약품은 70%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물론, 매출 품목 중 특화된 마취 마약류(22%)뿐만 아니라 순환기용약(28%), 소화기용약(13%), 진통제(10%) 및 기타처방의약품(25%) 전 분야에서 골고루 매출액을 보인다"고 전했다. 

2015년 매출 1000억원 클럽 가입, 2015년부터 2017년까지 2년간 총 52개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내년에는 14개 제품이 발매될 예정이다. 2018년 11월, 심평원의 자료에 따르면 하나제약은 255개의 건강보험 등재 의약품을 보유해 국내 제약사 중 여섯 번째로 많았다.   

하나제약은 개량신약 파이프라인도 구축했다. 고혈압과 고지혈증 3제 복합 개량신약인 텔미디핀알정, 금연치료제 챔픽스의 제네릭 챔스탑정, 골다공증치료제 바독시플러스정을 이달 출시한다. 2020년에 발매 예정인 경구용 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 하나젤잔즈정(가칭)도 준비 중이다.

하나제약은 지난 달, 독일 제약사 헬름AG와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박칼정'의 국내 독점 판매 계약을 맺은 바 있다. 계약 규모는 계약금 5만 유로와 단계별 마일스톤 15만 유로를 합한 20만 유로다. 첫 발주 이후 하나제약이 7년간 독점 판매할 권리가 보장된다.

이윤하 하나제약 대표(왼쪽 두 번째)와 헬름AG 관계자가 계약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펜타닐박칼정은 암환자에게서 수시로 발생할 수 있는 돌발성 암성 통증에 투여할 수 있는 마약성 진통제로, 기존 정제와는 달리 혀 밑이나 치아 측면에 물 없이 놓고 녹여 먹는 형태의 구강정이다.

국내 펜타닐 경구제(설하정, 박칼정, 나잘스프레이 등) 시장도 2015년 약 60억원에 그쳤으나, 2016년 약 120억원, 2017년 약 160억원으로 매년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추세로,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 펜타닐박칼정의 임상시험 및 허가절차를 완료한 뒤, 2020~2021년 사이에 퍼스트제네릭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나제약은 원료의약품 수출도 고려하며, 2017년 일본 해외 제조업자 인증을 완료 후 내년 상반기까지 일본 PMDA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 모든 신규 완제 의약품은 PDMA 허가를 받아야 함)의 원료 제조소 실사를 받을 예정이다.

▶ "코스피 상장, 인프라 확대해 글로벌 제약 기업 되겠다"

하나제약 이윤하 대표이사
하나제약 이윤하 대표이사

하나제약은 지난 10월 코스피 상장에서 공모가가 2만6천원으로 확정됐다.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약 1061억 원 규모의 공모 자금을 조달하게 됐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국내 증시 상황이 불안정한 가운데 1000억원대의 큰 공모 규모였음에도 불구하고 대형 운용사를 포함한 많은 기관 투자자들이 하나제약의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해 성공적으로 수요예측을 마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회사 측은 이 자금으로 EU-GMP 인증을 받는 제3공장 신축 등 인프라를 확대할 계획이다. 

하나제약은 지난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누적 영업 이익 247억2465만 원을 기록하며,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3.7% 상승했다. 또한, 같은 기간 누적 매출액은 1118억3884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다. 영업 이익률은 22.1%를 기록했다.

한편, 하나제약의 현재 최대주주는 조경일 하나제약 명예회장의 장남 조동훈 부사장이다. 회사 지분 34%를 보유 중이다. 1980년생으로 2006년 하나제약 서울종병팀에 입사해, 경영본부장을 역임 후 2015년 1월부터 하나제약 서울사무소 부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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