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T 마케팅 ①한국아스트라제네카 강이안 PM

침착한 모습과 차분한 목소리. 인사를 건네며 느낀 첫인상이다.

강이안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항암사업부 팀장은 10여년 간 다국적 제약업계에 몸 담았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수줍게 인사를 건냈다. 오랜만에 하는 인터뷰라며 무척 떨린다고 했다. 언뜻 연상되는 제약업계 영업•마케팅 담당자의 모습과 사뭇 달랐다.

강이안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항암사업부 팀장

강 팀장은 2008년 제약업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한국화이자제약과 한국다케다제약을 거쳐 지난해 1월 아스트라제네카에 입사해 항암제사업부에서 타그리소 PM 업무를 맡고 있다.

영업과 마케팅 담당자는 자신의 제품에 대해서 명확히 고객에게 전달하는 게 주요 업무다. 때문에 미디어 속 영업과 마케팅 담당자는 외향적인 성향이 두드러져 보인다. 강 팀장은 외향적이라기보다는 침착하고 차분하게 느껴졌다.

침착함과 차분함은 제약 분야 PM으로서 그녀의 무기였다. 결국 마케팅 도구가 ‘임상데이터’인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그녀의 침착함과 차분함은 충분한 강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았다. 임상데이터를 세심하게 살펴보고, 잘 정돈해 의료진에게 전달하는 분야에서 그녀의 성향은 충분한 강점으로 보였다.

어떻게 그녀의 강점이 작동하는지 궁금했다. 임상의를 대상으로 ‘임상데이터’를 통해 어떻게 마케팅을 펼치는지 물었다.

“최신 임상데이터를 토대로 치료에 있어 최신지견을 임상의 선생님께 효과적으로 알려드리는 것이 저의 주요 업무죠. 특히 대학병원에서 폐암을 보는 선생님들은 가장 최전선에서 데이터를 접하세요. 저희 역시 다방면으로 최신 데이터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우리나라 종합병원 의사들은 업무강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특히 상급병원 교수는 진료, 학회 활동, 각종 연구활동으로 쉴 틈이 없다.

“물론 저희도 대학병원 선생님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아요. 저희는 타그리소와 관련된 질환의 최신지견을 널리 알리기 위한 접점을 만드는 것이 주 업무죠. 학술대회의 런천심포지엄이나 세틀라이트 세션이 선생님들과 저희의 주요 접점이에요. 이 자리에서 임상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신지견을 널리 알리고 있어요”

그의 말대로, 우리나라 폐암 임상의는 임상 데이터에 최전선에 있다. 단순히 임상 데이터를 빠르게 접하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임상시험 책임자로 참여하기도 한다. 이런 임상의는 어떤 임상 데이터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까?

“무엇보다 임상시험의 규모, 데이터의 방향성을 중요하게 보세요. 데이터의 방향성은 항상 환자에게 향해 있어요. 환자의 치료와 미충족 수요(unmet needs)를 채울 수 있는 지, 데이터를 통해 확인하고 싶어 하세요”

그녀가 맡고있는 타그리소는 현재 폐암 표적치료제 시장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는 품목이다. 최근 원외처방 보고서를 살펴보면, 타그리소는 올해 3분기 56억원을 달성해, 현재 출시된 국내 폐암 치료제 중 가장 높은 처방조제액을 기록했다. 이 같은 수치는 타그리소가 2차 치료제 시장에서 빠르게 안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PM 입장에서 국내 의료진과 환자 덕분에 좋은 약을 담당하고 있는 것은 영광이죠. 경쟁제품을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실제 국내 의료진과 폐암 치료에 있어 다양한 치료 옵션이 생겨 기뻐요. 타그리소 역시 더 많은 비소세포폐암 환자들 위해서 치료 옵션을 되기 위해 더 노력해야죠”

인터뷰 내내 차분하던 그녀의 목소리가 타그리소 임상 데이터를 말할 때 또렷해 지기 시작했다. 임상의에게 최신의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숙지하기 위한 그녀의 노력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AURA3라는 임상을 통해 타그리소가 개발됐는데, 1상부터 3상까지 국내 의료진의 많은 참여가 있었죠. 국내 비소세포폐암 환우 분들의 많은 참여로 타그리소의 주요 임상 데이터가 나올 수 있었어요. AURA3에 참여한 전체 참여자 중 한국인 환자만 22% 였으니깐요. 국내 의료진 노력과 한국인 환자의 노력이 더해진 약제인 셈이죠. 또 최근 발표된 ASTRIS 임상은 국내 466명의 환자가 초기 임상에 참여해, AURA3와 비슷한 데이터가 나왔죠. ASTRIS 임상으로 타그리소가 국내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는 것이 입증된 것이죠”

타그리소의 3상 임상 AURA3는 EGFR T790M 변이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백금화학치료와 비교해 타그리소가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유의미한 치료효과를 입증한 임상시험이다. AURA 3 임상 데이터를 살펴보면, 타그리소 치료군의 객관적 반응률(ORR)은 71%로, 표준치료 군의 ORR이 31%인 것과 비교해 높게 나타났다. 또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PFS) 역시 타그리소 군이 10.1개월로, 표준치료 군의 mPFS 4.4개월보다 길게 나타났다. 효과 뿐만 아니라 안전성 측면에서 우수하게 나왔다. 3등급 이상 이상사례 환자 비율은 타그리소 군이 23%였고, 표준치료  군에서는 47%로 나왔다. 이상사례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 비율 역시 타그리소 군이 7%, 표준치료 군이 10%로 나왔다. 

한국인 환자 466명이 참여한 ASTRIS 임상 결과 역시 타그리소의 치료 반응률(RR)이 71%, mPFS가 12.4개월로 AURA 임상과 비슷한 결과값이 나왔다.   

타그리소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12월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 받게 됐다. 급여 적용으로 환자들의 월 평균 투여 비용은 100만원 수준에서 34만원으로 줄었다. EGFR-TKI 투여 후 질병 진행이 확인된 T790M 변이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건강 보험 급여가 적용된다.

그 역시 타그리소에 급여가 적용되면서, 많은 환자가 타그리소의 혜택을 볼 수 있게 됐을 때를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그녀는 조심스럽게 지금보다 더 많은 환자들이 치료 혜택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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