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평가툴' 연구결과 곧 공개키로

지난달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가약 사후재평가 관련 연구 중간결과 발표 공청회 모습.
지난달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가약 사후재평가 관련 연구 중간결과 발표 공청회 모습.

고가 의약품을 대상으로 하는 사후재평가제도 도입이 가시화되고 있다. 보험당국은 올해 '평가툴' 개발을 위한 연구에 이어 내년 시범사업 연구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3일 관련 연구자 등에 따르면 건보공단이 의뢰한 '의약품 등재 후 임상적 자료 등을 활용한 평가 및 관리방안' 연구(책임연구자 김흥태/안정훈) 최종 보고회가 지난달 29일 열렸다.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이 직접 챙긴 자리였다.

앞서 이 연구결과는 지난달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중간결과가 발표됐는데, 제약계로부터 적지 않은 반발을 샀다. 제도도입 취지와 타당성, 사후평가 방법론 등을 발표하는 자리였는데, 일부 연구자들의 '점령군'같은 발표태도가 반감을 산 이유였다.

통상의 공청회는 연구결과를 가치중립적으로 발표해 반응을 보는 것이 관례인데, 실제 히트뉴스 기자가 현장에서 지켜본 느낌도 제약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정책입안자나 논거를 제공하는 연구자가 이렇게 '일방통행식' 태도, 사회적 공론화 자체를 염두에 두지 않은 것 같은, 거칠게 표현하면 '오만'해 보이기도 한 자리였다. 복지부 관계자의 발언은 이런 분위기를 제어하기보다는 더 조장하는 모양새였다.

그래서일까. 최종결과에는 중간연구 결과에 일정부분 '마사지'가 가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환자를 치료하는 중요한 재화(의약품)을 개발하는 헬스케어의 중요한 파트너인 제약기업을 대하는 이런 왜곡된 태도가 합리적이고 사회적으로 합의 가능한 방식으로 정리됐을지 의구심이 든다.

사후평가제는 상당한 공감과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의제인데도 불구하고, 첫 공청회는 이렇게 한숨만 낳게 했다.

이 최종연구 결과는 연말 또는 내년초 외부에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오래된 항암요법과 신약 등을 활용해 결과값을 내고 이를 토대로 사후재평가 툴을 개발한 것인데, 그 과정과 방법론에 있어서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인지는 앞으로 공개되는 연구결과를 분석해봐야 한다.

제약계가 촉각을 세우고 최종 연구결과물을 보고 싶어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상황은 이렇지만 고가약 등에 대한 사후재평가제도 도입은 한층 가시화되고 있다. 건보공단은 내년 상반기 착수목표로 시범사업 연구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에 개발한 '평가툴'을 토대로 다른 약제를 선정해 시범사업을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특히 '실세 이사장'으로 불리는 김용익 이사장의 관심이 크다는 점에서 사후평가제 도입은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런 '점령군식' 접근, 특히 제약기업을 환자를 이용해 이윤만 추구하는 집단으로 몰아세우는 '편향적 태도'가 계속 고수된다면 갈등만 부추길 수 있어서 우려는 지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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