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윤희 경영자 전문 코치의 '더 사람, 더 리더' [8]

최근 외부면접관으로 어느 공기업 신입사원들의 공채과정에 참여했다.  청년 백수 백 오십만 시대를 사는 젊은이들이 안타까워 면접에 참여할 때 마다 지원자들이 편하게 대답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신경 쓴다. 그런데 면접을 진행하며 면접관들은 공통적으로 지원자들만의 차별점을 느끼지 못 한다. 

우선 지원자들의 옷차림과 헤어 스타일이 매우 비슷하다. 또 말투나 말하는 내용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지원자들이 면접장에서 주로 하는 말은 이렇다. 인생에 있어 가장 어려웠던 경험은 해외연수 때 겪은 일인 경우가 많고, 도전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동아리 활동 등을 하면서 단점을 극복한 사례로 대답한다. 동아리 활동에서도 차별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비슷한 외모의 지원자들이 정답을 말하려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정답이 없는 데도 말이다. 

특별할 것 없는 내용이 유창한 언변으로 포장되기도 하는 반면, 전달은 어눌한데 내용이 알차고 진정성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를 만나면 흙 속에서 진주를 발견한 것 같이 기쁘다. 면접관들에게 어필하고 싶은 마음에 지나친 아이 컨택과 미소로 부담을 주는 경우도 있다. 본인의 메시지 전달에 집착해 맥락에 맞지 않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 뭐든 지나치면 역효과가 나는 법이다.

개중에 특출한 지원자들이 눈에 띈다. 이들은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고 자신만의 경험과 생각을 이야기한다. 같은 사건에 대해 말하더라도 이들의 이야기에는 사색을 거친 차별화 포인트가 있다. 태도도 안정적이고 자신감 있다. 그런 정도의 자신감을 보이려면 목표를 확실히 세우고 필요한 기술을 연마했을 것이다.

이들의 특출함에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필자는 중요한 요인으로 '자아성찰'을  꼽는다. 사색의 과정을 거치며 본인이 하고 싶은 것, 잘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며, 어떤 때 기뻐하고 화가 나는지, 공부나 활동을 왜 하는지, 자신을 움직이는 것은 무엇인가 등을 생각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이야기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본인의 의견이 좌지우지 되지 않고 경쟁자의 존재를 인정하는 여유를 보인다. 처음 받는 질문에도 당황하지 않고 유연하게 대처한다. 직장생활을 오래 한 사람들의 경우에도 자아성찰을 많이 한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경우보다 안정적이고 자존감도 높다. 또한 자아성찰은 개인의 성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번 면접에서 많은 지원자를 만났다. 안타깝게 느껴지는 지원자도 있었고,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 지 궁금한 지원자도 있었다. 한가지 특기할 만한 것은 경청이 자존감을 높이는데 도움되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면접이 시작되고 삼 일정도 지났을 때 옆 방의 면접관들이 필자가 있던 면접실을 방문했다. 우리 면접실을 먼저 다녀간 지원자들이 더 활기차고 자신 있게 의사표현 하는 것을 보고 이유가 궁금해졌다고 했다. 인터뷰를 잘해서 자신감을 얻었냐는 질문에 한 지원자가 답하길 "잘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면접관들이 지원자들의 말을 경청해서 좋았다"고 했단다.

그러니, 우리 내면의 소리와 주위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이자. 경청이 답이다.

양윤희 경영자 전문 코치는...

휴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전) 글락소 스미스클라인 홍보 임원
캐나다 맥길대학교, MBA
이화여자대학교, 영어교육과 졸업
이메일 : yunhee@whewcomm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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