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뉴스 특별 대담 | 김한주 아임뉴런 대표 & 마이클 마크 박사

마크 박사 "빅파마와 L/O 체결하려면 탄탄한 사이언스 구축해야"
35년간 베링거인겔하임서 근무…DPP-4∙SGLT-2 억제제 신약 개발 주도
2019년 유한양행과 NASH 치료제 공동 개발…"오픈 이노베이션 집중"
"바이오텍 리더가 되려면 동료의 강점 흡수해 네트워크 구축해야"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 생태계가 발전하려면 데이터를 개방적으로 공유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전 세계 파트너와 실험 데이터, 아이디어를 공유해야 합니다. 국제학회 및 파트너링 미팅(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바이오 USA 등) 행사에 참석해 오픈 이노베이션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국제 무대서 국내 바이오텍의 경쟁력을 어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독일 베링거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 심혈관대사질환 연구부문 글로벌 총괄 출신으로 제2형 당뇨병, 비만,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심혈관 및 대사 질환 혁신신약(First-in-class) 연구개발에 앞장 선 마이클 마크(Michael Mark) 박사는 김한주 아임뉴런 대표와 대담에서 이같이 밝혔다.

마크 박사는 베링거인겔하임에서 35년 간 근무하면서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개방형 혁신)을 활용해 다양한 치료제 개발에 나선 인물로 유명하다. 마크 박사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승인된 레파글리니드(Repaglinide) 신약 개발에 기여했으며, DPP-4 억제제(DPP-4 inhibitor) 리나글립틴(Linagliptin) 및 전 세계적으로 출시돼 판매되고 있는 SGLT-2 억제제(SGLT-2 inhibitor) 엠파글리플로진(Empagliflozin)의 신약 개발을 주도했다.

마크 박사는 그의 팀과 다양한 전임상 및 현재 진행 중인 여러 임상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경쟁력을 갖춘 심혈관 및 대사질환(Cardiometabolic) 분야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해 왔다. 또한 유럽 혁신의약품 이니셔티브(Innovative Medicines Initiative, IMI)에서 6년 이상 코디네이터로 근무하면서 당뇨병 합병증에 대한 새로운 바이오마커와 유전자 마커를 식별하고 특성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프로젝트 성공에 기여한 바 있다.

그는 2019년 말 은퇴 후 글로벌 빅파마 및 바이오텍의 프로젝트를 자문하는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으며, 현재 아임뉴런 과학자문위원회(Scientific Advisory Board, SAB)로 활동하고 있다. 히트뉴스는 12일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N센터에 위치한 아임뉴런 본사에서 김한주 대표와 마이클 마크 박사의 대담을 진행, 오픈 이노베이션의 중요성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들어봤다. 김 대표가 묻고, 마크 박사가 대답했다.

 

 김한주 대표 

마크 박사는 베링거인겔하임에서 35년 동안 신약 개발을 주도해 왔다. 당신이 개발한 당뇨 치료제가 전 세계 당뇨 환자들 삶에 지대한 변화를 가져왔다. 그동안 멋진 여정을 마친 소감과 환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주요 성공 요인을 말해달라.

(왼쪽부터) 김한주 아임뉴런 대표와 마이클 마크 박사가 대담을 진행했다. / 사진=아임뉴런
(왼쪽부터) 김한주 아임뉴런 대표와 마이클 마크 박사가 대담을 진행했다. / 사진=아임뉴런

 마이클 마크 박사  "독일 튀빙겐대학교(University of Tübingen)에서 박사 학위 과정 당시 인슐린 분비 작용 메커니즘에 대한 논문을 작성했고, 제2형 당뇨병이 심각한 질환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다. 졸업 후 1985년 베링거인겔하임에서 제2형 당뇨병과 같은 대사 질환 분야 연구 책임자로서 사회 생활의 첫 발을 내딛었다. 당시 제2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컸다.

입사 초반 회사에서 인슐린 분비 촉진제인 레파글리니드(Repaglinide)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당시 레파글리니드는 제2형 당뇨병 치료를 위한 신규 작용기전의 새로운 화합물(Compound)이었다. 최종적으로 레파글리니드는 당뇨약으로 시장에 출시했지만,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에 기술이전(L/O) 했다.

당시 베링거인겔하임은 제2형 당뇨병을 비롯해 심혈관대사 질환에 대한 모든 프로젝트를 중단하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내 커리어에서 이 결정으로 인해 당뇨병 신약 개발에 몰두했던 나의 열정이 무너져서 암울했었다. 이후 지질대사(Lipid metabolism)와 죽상동맥경화증(Atherosclerosis)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됐다. 처음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흥미로운 분야였고, 새로운 메커니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10년 후, 1995년 당뇨병 학회에 참석하게 됐다. 여전히 제2형 당뇨병에 대한 의학적 수요가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 환자의 당화혈색소(HbA1c)나 혈장 포도당 수치를 낮출 수 있었지만 상당히(Significantly), 체계적으로(Systemically), 만성적으로(Chronically) 여전히 질병의 진행을 멈출 수 없었다. 회사에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DPP-4 억제제 개발 프로젝트를 제안했고, (회사에서) 다시 대사 질환 사업을 시작했다.

DPP-4 억제제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연구 목표 프로파일(Research Target Profile, RTP)을 세운 후 좋은 화합물을 비교적 빨리 찾아냈다. 그러나 첫 번째 화합물에서 독성이 나왔다. 극복하기 어려운 부작용이 있었기 때문에 실패했지만, 다행히 두 번째 후보물질이 있었다. 두 번째 후보물질은 독성 이슈가 없어서 개발을 계속할 수 있었다. 결국 2011년 DPP-4 억제제 리나글립틴(Linagliptin)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서 승인을 받았다.

돌이켜보면 회사의 전략적 결정에 따라 지질대사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지만, 당뇨병 이외에도 다른 질병에 대해 알게 됐다. 지질 대사, 포도당 대사, 심혈관 질환 간 연결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2001년 SGLT-2 억제제 개발 프로젝트에 뛰어들었다. 이 프로젝트를 처음 내부 관계자에게 소개했을 때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나요?' '오래 지속되는 화합물이 필요할까요?' 등 같은 여러 질문을 받았다. 경험이 풍부한 연구자들은 신장에서 당 재흡수를 저해하면 심각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를 중단하라고 말했던 일이 지금도 생생히 기억난다.

그러나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고 프로젝트 추진에 박차를 가했다. 당시 동물 모델서 효능을 확인한 메커니즘을 믿기로 했다. 연구팀은 계속해서 동물 모델의 명확한 결과를 토대로 임상시험에 진입했다. 일반적인 신약 개발 과정에서 겪는 몇 가지 좌절도 분명 있었다. 항상 좌절은 찾아오지만 그 좌절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이 많다. 좌절을 극복하면 많은 지식을 얻게 돼 본인이 생각했던 메커니즘과 화합물이 제대로 작동한다는 확신을 갖게 될 수 있다.

한 가지 예가 있다. 우리는 비설치류(개) 독성시험을 진행했는데, 신장에서 독성 이슈를 확인했다. 일부 연구원들은 처음부터 해당 메커니즘이 신장에 해를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었다. 그러나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고 단지 식이요법만 변경해 이 부작용이 해당 후보물질 및 메커니즘과 아무런 관계가 없음을 증명했다.

너무 일찍 포기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제 경험상 35년 동안 장애물 없이 성공한 프로젝트를 단 하나도 보지 못했다. 베링거인겔하임에서 화합물 개발이 성공하려면 적어도 두 번은 실패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두 번이나 실패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싶지 않지만, 이는 (치료제 개발에 있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또 결정을 내려야 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실패할 각오도 해야 한다. 일찍 포기하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

회사 연구원들이 신약 개발을 위해 밤낮없이 구슬땀을 흘렸고 그 결과 2014년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인 엠파글리플로진(제품명 자디앙)이 FDA서 승인받았다. 제2형 당뇨병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 회사의 미션 중 하나였다."

 

연구조직이 치료제 개발을 중단했을 때 젊은 과학자들이 인내심을 발휘하기 어려운 환경인 것 같다. 포기하지 않고 열정을 다해 신약 개발을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심지어 회사의 전략적 결정으로 인해 대사 질환 사업이 중단됐을 때도 한 회사에서 계속 일할 수 있었던 배경이 무엇이며, 어떻게 계속 열정을 가지고 일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아주 좋은 질문이다. 연구원들이 다른 회사로 옮길 수 있지만, 어떻게 보면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만족할 만한 연구개발(R&D) 환경에서 계속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제 전문 분야를 다른 분야로 확장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다. 예를 들어 지질 대사가 포도당 대사와 어떻게 연결되고 의존하는지 빠르게 배웠기 때문에 혁명이 아닌 진화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지질 대사 분야에서 포도당 대사에 대한 나의 전문 지식을 활용할 수 있었다.

고콜레스테롤혈증 분야에서 새로운 메커니즘을 가진 프로젝트를 시작해 정착시킨 경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의학과 화학을 전공한 동료와 함께 프로젝트를 성공했다. 당시 우리는 동료를 넘어 친한 친구 사이였고,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해 노벨상을 수상하고 싶다는 꿈을 품고 있었다. 당시 관련 논문도 발표하면서 과학에 대한 열정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환자의 콜레스테롤 수치만으로 포도당 수치를 진단하는 것이 잘못됐다는 것도 배웠다. 환자를 살펴보면 포도당 수치, 중성지방 수치, 콜레스테롤 수치가 모두 변한다.

이러한 것들을 모두 이해한다면 단지 포도당 대사 전문가나 지질 대사 전문가로만 불리고 싶지 않을 것이다. 모두가 연결돼 있기 때문에 베링거인겔하임도 대사 질환부서에서 심혈관 대사질환(Cardiometabolic disease) 부서로 변경해 심장·신장·대사 질환(Cardio-Renal-Metabolic Diseases)을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이런 연결점들이 당뇨병 치료제 사업을 안 하던 시기에도 나의 관심과 열정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했으며, 10년 후 (회사가) 다시 당뇨 사업에 진출하기로 결정했다. 다양한 기회를 준 회사에 감사함을 느낀다."

 

SGLP-2 억제제 개발 프로젝트 스토리를 다시 듣고 싶다. 당시 새로운 메커니즘으로 처음 시도하는 시점이었는데, 연구 목표 프로파일(Research Target Profile)을 어떻게 설정했나.

마이클 마크 박사는 베링거인겔하임에서 SGLT-2 억제제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마이클 마크 박사는 베링거인겔하임에서 SGLT-2 억제제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연구 목표 프로파일을 정의하려면 우선 전제 조건인 질병을 이해해야 한다. 둘째로 환자의 언멧 니즈(Unmet needs, 미충족 수요)도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약이 환자의 니즈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우리는 강력(Potent)하고 선택적인 SGLT-2 억제제를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처음 SGLT-2 억제제 개발 프로젝트에 나섰을 때 여러 기업들이 선택적 SGLT-2 억제제는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회사에서 지속적 SGLT-2 억제제를 (환자들이) 견딜 수 있는지, 아니면 단시간의 SGLT-2 억제제만 필요한지 정의할 때 불분명했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장기에서 SGLT의 역할이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에 SGLT-1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강력한 SGLT-2 선택적 억제제, 그리고 하루에 한번 약물 투여에 대한 목표가 명확했다. 또한 제2형 당뇨병 치료제를 위해 다른 약물과 병용 투여하는 자세도 필요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당뇨병 환자에게 두 가지 이상의 약물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 때문에 기존 약물과 회사의 SGLT-2 억제제를 병용 투여할 수 없다면 이는 회사가 아닌 환자에게 단점이 될 수 있다. 이렇게 연구 목표 프로파일을 기록해 매일 또는 모든 이정표에 표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것이 우리의 연구 대상 프로파일에 정말 맞는가?' '정말 맞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등을 고민해야 한다."

 

국내 기업들이 연구 목표 프로파일을 설정할 때 어떤 사람에게 문의해야 하는지 알고 싶다. 내부 프로세스를 통해 연구 대상 프로파일을 개발할지 아니면 환자의 니즈와 진행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의료진에게 자문을 구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회사나 조직 내에 전문가가 없다면 오피니언 리더부터 의사, 환자 단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실제로 환자에게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이는 최근 몇 년 동안 건넸던 조언이기도 하다. 일례로 회사에서 망막색소변성증을 앓고 있는 환자를 초청했을 때 '일상생활은 어떤가요?' '눈에 주사를 맞으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등 같은 질문을 건넸다. 이런 경험을 통해 회사 구성원 모두 배움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내가 왜 여기 있나?' '내가 매일 출근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 등 질문에 대답하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회사 내 모든 사람에게 동기부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연구 목표 프로파일을 설정할 때 의사, 환자 단체 및 과학자의 의견을 구해야 한다. 이 같은 종류의 메커니즘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그것이 어떻게 맞는지, 그리고 다른 메커니즘과 우리를 비교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뉴잉글랜드 의학저널(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심혈관 질환 관련 임상시험 데이터가 발표됐다. 베링거인겔하임에서 70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투자하기로 결정한 배경은 뭔가.

"현재 시판 중인 약물이 없기 때문에 베링거인겔하임에서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고 생각한다. 약물이 시장에 출시돼 그 약물을 통해 매출이 발생할지 여부를 예측할 수 없다. FDA에 임상시험계획(IND) 제출 전 심혈관 질환에 대한 안전성 시험을 수행해야 한다는 권고를 받았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은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경영진의 전략적 결정에 따라 임상 단계서 수천명의 환자를 모집했고 많은 비용도 투입됐다.

놀랍게도 심혈관 질환에 대해 안전할 뿐 아니라, 당뇨병 여부에 관계 없이 심혈관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당뇨병 치료제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연구결과였으며, 환자에게 혜택을 제공하면서 과학적 지식도 얻을 수 있다. 현재 엠파글리플로진(제품명 자디앙)은 제2형 당뇨병, 박출률 감소 심부전 및 박출률 보존 심부전 치료제로 지난해 58억 유로(8조3270억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했다. 현재 엠파글리플로진은 제2형 당뇨병 치료제를 넘어 심부전 및 만성신장질환 환자까지 치료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2019년 7월 베링거인겔하임과 유한양행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 후보물질(YH25724)의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유한양행이 베링거인겔하임과 총 8억7000만 달러 규모(계약금 4000만 달러)로 기술이전(L/O) 계약을 체결했다. 당뇨병 적응증 타깃의 치료 후보물질을 어떻게 NASH 적응증 후보물질로 개발에 나섰나.

(왼쪽부터) 김한주 아임뉴런 대표와 마이클 마크 박사가 베링거인겔하임과 유한양행의 NASH 치료 후보물질 공동개발 계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사진=아임뉴런
(왼쪽부터) 김한주 아임뉴런 대표와 마이클 마크 박사가 베링거인겔하임과 유한양행의 NASH 치료 후보물질 공동개발 계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사진=아임뉴런

"베링거인겔하임의 CEO(최고경영자)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당시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을 만났다. 그는 유한양행의 탄탄하고 다양한 포트폴리오 연구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저는 유한양행에서 그들의 프로젝트 발표를 직접 들었고, 베링거인겔하임은 대사 질환 포트폴리오 확장에 대한 의지가 있었다.

당시 유한양행의 장기지속형(Long-acting) GLP-1/FGF21 이중작용제(Dual agonist)를 당뇨병 치료제가 아닌 NASH 치료제로 개발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적응증을 변경할 것을 제안했다. 무엇보다 유한양행의 GLP-1/FGF21 이중작용제가 노블(Novel)하다고 생각했다. GLP-1/FGF21 이중작용제는 NASH 약물 전체를 통틀어 우리가 관찰한 것 중에 가장 유망한 화합물이었다.

유한양행 R&D 연구원들과 논의 후 유한양행에서는 NASH 치료제 개발 아이디어를 뒷받침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고 매우 긍정적인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후 베링거인겔하임과 NASH 적응증으로 기술이전(L/O) 계약을 체결했다. 유한양행이 스마트하고 올바른 결정(Right decision)을 했다. 현재 베링거인겔하임은 유럽에서 NASH 치료 후보물질(YH25724/BI3006337)에 대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베링거인겔하임과 같은 빅파마에 비임상 에셋(Asset)을 기술이전 할 때 고려해야 할 핵심 요소는 뭔가.

"기술이전(L/O) 계약 체결 시 고려해야 할 핵심 요소로 △탄탄한 사이언스 △뛰어난 아이디어 △질병에 대한 이해 등이 있다. 본인이 발견한 후보물질이 치료적 니즈에 어떻게 부합할 수 있는 지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필요하다. 더 나아가 경쟁자가 누구인지, 기존 치료제 대비 차별화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제조공정(CMC) 및 지적재산(IP)의 중요성을 기억해야 한다. 전임상을 통해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했다면 글로벌 파트너와 딜(Deal)을 체결할 수 있도록 도전해야 하고, 개방적 태도가 필요하다. 또 열린 마음으로 협업하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바이오텍이 플랫폼 기술을 개발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에 대해 말해달라.

"바이오텍만의 전문성과 혁신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현명함이 차이를 만들 수 있다. 서로 다른 전문성이 한 군데에 모여야 한다. 질병 분야의 기술 전문성과 신약 개발 분야의 전문성이 결합돼야 한다. 서로 다른 기술을 활용하는 데 있어 전문성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비즈니스 아이디어 및 협업 모델이 존재한다. 또 환자를 진정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해야 한다. 질문을 던지는 환자와 그 환자를 위한 신약 개발의 접근 방식에 대한 올바른 답을 가진 회사가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마지막으로 리더십에 대해 묻고 싶다. 많은 과학자들과 임상의들이 바이오텍 리더로서 갖춰야 할 리더의 자질이 뭔가.

"챔피언이 되어라(Be a champion). 챔피언이 돼 연구를 뒷받침하는 데이터를 확보했다면 아이디어를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 만약 데이터가 아이디어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면 연구를 중단할 수 있는 현명한 마인드가 필요하다. (연구개발에 있어) 챔피언이 되는 것이 중요하고 진정성 있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본인의 입장을 명확히 하고 과학자, 공동 작업자, 동료들과 신뢰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모든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여러분 주변에 수많은 과학자와 공동 작업자가 있다. 이들을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고 그들의 강점을 흡수해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그들과 의미있는 협력을 통해 매일 행복하고 의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파트너를 존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왼쪽부터) 김한주 아임뉴런 대표, 마이클 마크 박사, 남대열 히트뉴스 기자가 대담을 마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사진=아임뉴런
(왼쪽부터) 김한주 아임뉴런 대표, 마이클 마크 박사, 남대열 히트뉴스 기자가 대담을 마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사진=아임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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