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이병무 개발팀장, 국가필수의약품 정책설명회서 사례 발표

유한양행 개발1팀 이병무 팀장이 "국가필수의약품인 '카나마이신'을 위탁제조해, 공급한 첫 사례가 되기까지 식약처, 희귀필수의약품센터 등 여러 기관 종사자들의 노력이 필요했다"며 "제약계 관계자들도 국가필수의약품을 위탁 제조해, 꼭 필요한 약을 공급하는 '공익적 목적'을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식약처와 제약바이오협회가 지난 23일 코리아나호텔에서 연 '2018년 국가필수의약품 정책설명회'에서 '국가필수의약품 안정공급을 위한 위탁제조 사례'로 유한양행 이병무 개발1팀장은 '카나마이신'의 위탁제조·공급에 대한 내용을 이 같이 소개했다. 

이 제품은 의료현장에서 다제내성 결핵 환자 치료제로 쓰인다. 결핵 진료 지침을 보면, 이소나이지드와 리팜피신에 동시 내성이 있는 결핵균에 의해 발생한 결핵을 '다제내성 결핵'이라고 한다.

다제내성 결핵은 최소 5가지 성분의 의약품이 필요하고 2차 주사제가 반드시 포함된다. 2차 주사제로는 카나마이신, 아미카신, 카프레오마이신 등이 있으나 상대적으로 내성 비율·유독성이 높은 제품은 소비되고 있지 않다. 이에 카나마이신, 아미카신을 우선 사용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아미카신은 치료용량(15㎎/㎏, 최대용량 1g)을 근육에 주사할 경우 근육주사 횟수(최대 일 3회)가 많고, 정맥주사로 투여하게 되면 긴 시간(30~60분)이 소요되는 등 환자 불편이 초래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2018년 국가필수의약품 정책설명회'에서
카나마이신의 위탁제조·공급 사례를 발표한 
유한양행 개발실 이병무 개발1팀장 

따라서 카나마이신은 반드시 공급돼야 하는 제품이 됐다. 하지만 공급이 원활치 않았다. 이 팀장은 "전세계적으로 사용 빈도가 줄고, 실제 제조원이 극히 드물었다"고 했다. 몇몇 해외 제조원이 생산했으나, 생산양도 제한적이었다는 것.

제조원이 많지 않아, '일시 부족' 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이 팀장은 "품질에 문제도 없어야 하니, 꼼꼼히 검사하다보면 일시적인 부족 현상이 지속적으로 늘었고, 이를 해소해야만 했다"고 설명했다.

2013년 1월 주성분 원료의 공급 문제로 일시적으로 중단 보고를 하게 됐고, 이후 공급이 재개됐다. 2015년 4월에는 2곳의 주성분 제조원 중 한 곳이 공급 전면 중단을 통보했고, 다른 한 곳은 공급을 원하나 GMP 갱신이 지연돼 공급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했다.

이 팀장은 다른 제조원이 있을까 찾았는데, 당시 공급 가능한 회사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생산·공급 중단을 보고했다.

이후 "관련 기관들이 많은 연락을 해줬다"고 말했다. 실제 의료현장에서는 카나마이신이 최우선으로 사용되는데, 시중 유통분이 점차 줄고 희귀필수의약품센터, 식약처 담당자들이 이를 염려했다는 것.

회사 차원에서도 상황을 파악 후, 추가할 수 있는 다른 제조원이 없을까 백방으로 알아봤다고 했다. 또, 이 제품의 품질과 관련해 성분 제제의 개선 필요성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2015년 말에는 대한결핵학회, 호흡기학회 등에서 당장 사용해야 하니, 급하게 해외도입을 하자는 결정이 내려졌다. 수입을 하게 됐는데, 단가가 비싸고 공급도 원활하지 않았다.

이에 유한양행은 신규 주성분 제조원 확보와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제재 개선 연구를 시작했다. 이 팀장은 "관련 기관의 협조 덕분에, 새로운 제조원이 GMP 인증을 받아 공급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빠른 시간 내에 검토해, 제형도 새롭게 바꿨다. 분말 주사제에서 앰플 주사제로 제형을 바꿔 품질 개선도 꾀한 것.

이후 유한양행은 '유한카나마이신황산염주사 (250mg/ml)' 품목을 허가 받았다. 새로운 제형인 자료제출의약품으로 허가를 받게 돼 안전성·유효성 심사, 사전 GMP 평가(실태조사 포함)가 필요했다. 

이 팀장은 "희귀필수의약품센터 등의 협조로 2016년 11월 허가 신청한 이래 12월에 품목허가를 취득했고 2017년 2월 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 공급됐다"고 전했다.

이 사례를 통해 "처음 생산·공급 중단을 보고하고, 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 공급되기까지 2년 여의 시간이 걸렸다. 다제내성 환자의 치료를 위해 보탬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식약처도 표창을 받았다니,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있고, 국민들을 위해서 하는 일이다보니 뜻 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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