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원 교수, 발현량 확인할 표준 NGS 가이드라인 없어

면역항암제가 필요한 환자를 판별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가 명확하지 않고, 바이오마커를 검사할 수 있는 방식에 대해서도 전문가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같은 주장은 21일 열린 대한종양내과학회와 대한항암요법연구회가 주최한 항암치료요법 최신 경향을 소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제기됐다.

이경원 경상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이날 “현재 PDL-1이 면역항암제의 바이오마커로 불완전한 것을 알고 있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사용되고 있다”며 “PDL-1 외에도 종양 돌연변이 유발(Tumor mutational burden, TMB)이 면역항암제에서 또 다른 바이오마커로 제시되고 있는데, 현재 국내에선 TMB를 제대로 검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고 했다.

이 교수는 IMPOWER 150 임상 결과를 통해 절제 불가능한 4기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PD-L1 발현률에 상관없이 티쎈트릭(아테롤리주맙) 병용요법이 환자들에게 새로운 표준 치료가 될 수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다시 말해 PD-L1이 발현되지 않는 환자에서도 면역항암제가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임상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PD-L1 발현률에 상관없이 표준치료요법 BPC와 면역관문억제제를 병용투여한 군에서 일관된 임상적 우월성이 나타났다. 또, EGFR과 ALK 유전자 돌연변이와 간 전이에 상관없이 아테롤리주맙을 BPC요법에 추가한 경우, BPC 단독군과 비교해 유의하게 우월한 임상결과가 나왔다.

이 임상은 화학적 항암요법을 받지 않은 4기 비평편 비소세포폐암 환자 120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물론 현재까지 PD-L1은 면역항암제 바이오마커 중 가장 임상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8월부터 면역항암제의 급여 적용 기준 역시 PD-L1 발현율이다.

홍민희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지난 9일 열린 대한종양내과 학술대회에서 아테졸리주맙의 바이오마커를 주제로 발표하면서 “ PD-L1은 면역항암제 바이오마커로 완벽하지 않으나, 가장 많은 데이터가 축적돼 있다”며 “PD-L1은 임상적 가치가 있는 마커로서, 향후 진행될 임상시험 등에 반드시 포함해야 할 마커”라고 언급했었다.

국내 면역항암제 보험 적용 대상 역시 PD-L1 발현율이 일정수준 이상인 비소세포폐암 환자다. 옵디보(니볼루맙)는 PD-L1 발현율 10% 이상,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는 PD-L1 50% 이상일 때, 급여 적용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면역항암제에서 PD-L1 이외에 TMB 등 다른 바이오마커를 검사해 꼭 필요한 환자에게 면역항암제를 처방할 수는 없는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아직까지 PD-L1처럼 활발하게 검사하기는 어렵다. 바이오마커를 검사하기 위한 차세대염기서열분석(Next-Generation Sequencing, NGS) 방법이 표준화 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니볼루맙을 대상으로 TMB가 주요 바이오마커로 제시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국내에서 TMB를 바이오마커로 활발하게 사용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TMB 발현율을 확인하기 위해선, NGS 기반 유전자 패널검사을 실시해야 하는데, TMB 발현율을 알기 위해 몇 개의 유전자를 확인하고, 어떤 기기를 쓸 지에 대한 학계 합의(consensus)도 정립돼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선 NGS 기반 유전자 패널검사 급여 역시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NGS 기반 유전체 패널검사가 많은 제약이 있지만, 다양한 임상적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에서는 펨브롤리주맙을 대상으로 4가지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치료반응을 예측한다. 4가지 바이오마커는 앞서 언급한 PD-L1과 TMB를 포함해, GEP와 MSI-H/dMMR이다.

현재 우리나라 NGS 기반 유전자 패널검사는 유전자의 길이와 개수에 따라 두 가지 등급(level)로 분류하고 있으며, 조건부 선별급여 50% 항목으로 적용된다. 입원과 외래에 상관없이 환자 본인부담률은 50%다.

한편, 급여목록에 등재돼 있는 키트루다, 옵디보, 티쎈트릭의 올해 상반기 건강보험 청구액은 239억원이다. 키트루다가 145억원 200만원, 옵디보주가 100mg과 20mg을 합쳐 90억 2600만원, 티쎈트릭이 3억 74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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