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 예측기법으로 본 작년 제약바이오업계 경기
 
매출액증가율…삼바로 90%, 셀트리온 34%, 보령 20% 
한미 14%, 녹십자ㆍ이노엔 13%, 대웅 12%, 종근당 11% 

작년 제약바이오업계 경기는 호경기 였을까? 불경기였을까? 

현대약품과 에스티팜이 11일과 16일, 작년 매출액이 각각 전년 대비 16.4%(1398억원→1627억원)와 50.4%(1391억원→2093억원) 증가했다며 금감원DART에 공시 했지만 아직 알 수 없다.

상식적으로 보면, 코로나19의 다양한 변이가 지속돼 왔고 작년 2월 터진 우크라이나 전쟁이 동서 진영으로 갈라져 글로벌화 되면서 고금리ㆍ고유가ㆍ고물가 등이 세계를 휩쓸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모든 국가에 불경기를 불러왔기 때문에 당연히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도 불경기이었을 것으로 예상을 할 것이다. 

통계 예측기법을 동원해 아직 공시되지 않아 알 수 없는 작년 제약바이오업계 경기상황을 분석해 들여다 봤다.

분석 대상은 작년 3/4분기 누적 매출액 10대 제약사로 좁혔다. 이들은 한국 제약바이오업계를 실질적으로 이끌어 가고 있으므로 이들의 상황을 분석해 보면 업계 전체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경기(景氣) 상황은 매매(賣買)나 거래 상황으로 판단하므로, 구체적으로 제약사 매출액 변동 상태로 제약업계의 경기 상황을 판단했다. 

작년 매출액 예측은, 3분기 누적 실적이 이미 공시돼 있으므로 이를 잘 활용하면 될 일이었다. 제약사들 각각의 2022년 매출액 예측은, 그들 각각의 지난 5년간 연매출액 대비 3분기 누적 매출액 비중을 단순평균과 가중평균으로 나누어 계산한 다음, 이 두 비중과 가장 최근인 2021년의 3분기 누적 비중과 비교하여 가장 낮은 비중과 높은 비중을 선택하고 이 비중을 역산하여 2022년 매출액의 상한선과 하한선을 산출한 후 다시 이 두 값의 평균을 내 추정했다. 

이 방법은 일종의 추세분석(trend analysis)으로, 과거의 추세치가 앞으로도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계속 이어지리라는 믿음 아래 시계열 자료들을 분석해 그 변화 방향을 탐색하는 예측 기법이다. 

이 과정을 구체적으로 실수화(實數化)한 것이 다음 [표 1]이다. 3분기 누적 실적이 뒷받침 됐다는 점, 추세분석으로 예측됐다는 점 등으로 볼 때, 10대 제약바이오사들의 2022년 매출액 예측치의 오차는 적을 것으로 확신한다.

[표 1]을 근거로 다른 각도로 분석한 다음 [표 2]에서 보는 것처럼, 상식과는 달리 지난해 매출액 톱(top)10 제약바이오 업체들은 상당한 호황을 구가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의 매출액은 재작년 대비 작년 23.70%나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와 셀트리온 등 2곳 바이오제약사의 지난해 매출액성장률은 59.51%로 아주 높았으며, 유한양행과 GC녹십자 및 종근당 그리고 한미약품 등으로 대표되는 8곳 전통적 제약사들의 성장률도 종전의 만성적인 6~7%대의 한자리 수 저성장 기조를 벗어나 두 자리 수인 10.81%를 시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래에 보기 드문 현상이었다.

삼성바이오의 2022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90%나 성장한 3조원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2조9800억 원 전후로 예측됐다. 2011년4월22일 창립 이래 단 11년만의 쾌거다. 그 당시 제약업계와 관련 전문가들은 하나 같이 삼성그룹이 무엇이 부족해 기존 제약업계에까지 손을 뻗어 평지풍파를 일으키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강한 비판을 한 것이 지금 왜 새삼스레 생생히 떠오를까? 생각과 판단의 차이에서 비롯된 저러한 결과가 기존 전통 제약업계에 과연 어떠한 영감(靈感)을 주고 있는지 궁금하다.

삼성바이오의 사업은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CDMO(Contract Development and Manufacturing Organization, 수탁개발생산) 부문과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상업화 부문으로 나뉘어져 있다. 2021년까지는 CDMO 사업만 영위했지만 작년4월20일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흡수함으로서 바이오의약품 자체 개발과 그 상업화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지난해 3분기까지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상업화 부문 매출액은 일거에 4191억 원이 추가됨으로써 이 부문 매출 비중이 20.6%로 뛰어올랐다.

바이오의약품 CMO(수탁생산) 사업은 생산설비 규모의 싸움이라 할 수 있다. 금년에 24만 리터 규모의 4공장이 준공되면 생산설비는 모두 60만4000리터가 돼, 압도적인 세계 최대의 생산시설을 보유하게 된다.  

삼성바이오 '존림' 사장은 지난 9일~11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2023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앞으로 삼성의 바이오 사업 비전과 로드맵에 발맞춰 선제적인 과감한 투자를 통해 2030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바이오 기업으로 자리매김 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제까지 삼성바이오가 이뤄낸 성과를 볼 때 말잔치로 끝날 것 같지는 않다.

셀트리온의 매출액은 2조5700억 원 전후가 될 것이 틀림없다. 지지난해(2021년)보다 34% 증가된 매출이다.         

셀트리온은 맨주먹 무(無)에서 월등한 매출액 유(有)를 창조한, 불과 20년 역사의 젊은 제약사다. 생명공학기술 및 동물세포대량배양기술을 기반으로 종양 및 자가면역질환 등의 치료에 사용되는 항체의약품을 개발, 생산하는 것을 주된 목적사업으로 하고 있다. 비좁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유럽 및 미국 등 글로벌 선진 시장 등에서 글로벌 빅파마들과 당당히 맞서며 올리고 있는 실적이어서 보다 가치가 있어 보인다.  

유럽의약품청(European Medicines Agency, EMA)과 미국 식품의약국(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으로부터 세계 최초 바이오시밀러 제품인 램시마(CT-P13)의 품목허가를 획득했고 트룩시마(CT-P10), 허쥬마(CT-P6), 유플라이마(CT-P17), 램시마SC(CT-P13 SC) 등 다양한 제품의 품목허가를 받았으며 이 제품들은 현재 전 세계 110여 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의 항체치료제인 렉키로나(CT-P59) 개발에 성공하였으며,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유럽연합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EC)로부터 정식 품목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셀트리온은 2020년11월30일 다케다 Primary Care APAC(아시아-태평양 지역) 영업양수 제품군에 대한 권리 자산 인수 절차를 마무리 짓고 전문의약품 브랜드 12개와 일반의약품 6개의 APAC 9개국 내 판매영업권 및 특허 등 전체 권리를 인수하여 판매하고 있으며, 항체의약품 사업 이외 화학합성의약품의 개발, 판매 사업도 추진하고 있는 등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유한양행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은 1조7700억 원으로 산출됐다. 전전년 보다 4.87%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5년 동안 한자리수 성장률이 아쉽지만,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이 희망적이다. 렉라자는 폐암 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의 신호전달을 방해하여 폐암 세포의 증식과 성장을 억제하는 표적항암제이다. 2021년1월 국내 식약처에서 허가를 받아 기존 약제에 반응하지 않거나 다시 재발한 EGFR 양성 비소세표폐암 환자 대상 2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유한양행에 의하면, 렉라자는 기존 약제인 '게피티닙'(제품명 이레사)보다 EGFR 돌연변이 폐암 환자의 사망 및 질병진행 위험을 55% 감소시켰다고 한다. 

1차 치료제로서의 효능을 확인하기 위한 글로벌 임상 3상에서 유효성 평가 1차 지표인 무진행 생존기간(PFS, 종양 크기가 더 나빠지지 않은 채 생존한 기간)을 분석한 결과, 레이저티닙 투여군은 20.6개월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게피티닙 투여군 9.7개월 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된 수치이다. 렉라자의 1차 치료제로서의 효능을 기대한다.   

작년 GC녹십자의 매출액은 1조7400억 원 내외로 예측됐다. 유한양행과 간발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21년 매출액보다 13.15% 성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률이 비교적 높았던 원인은 '검체 등 진단ㆍ분석 사업부문'의 실적이 전년대비 54.04%나 늘어났고 일반제제 사업부문이 21.47%, 기타 사업부문이 16.42%, 혈액제제 사업부문이 11.17% 증가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종근당은 지난해 1조5000억 원대의 매출액을 올린 것으로 추정됐다. 전년대비 성장률은 11.27%로 산출됐다.

종근당의 매출액 성장률에 기여한 품목은 포롤리아(암젠, 34.71% 증가), 벤포벨(종근당, 25.00% 증가), 케이켑(HK이노엔, 16.84% 증가), 큐시미아(알보젠, 12.64% 증가), 텔미누보(종근당, 12.2% 증가), 글리아티린(종근당, 10.49% 증가), 코로나진단키트 등으로 나타났다.

한미약품의 작년 매출액은 1조3700억 원으로 예측됐다. 전년대비 13.86% 성장할 것으로 분석된다.

동맥경화용제인 로수젯과 혈압강하제인 아모잘탄 패밀리는 한미약품 매출액과 성장성을 받쳐주는 양대 제품이다. 지난해 이 두 제품의 매출액은 각각 1400억 원과 1300억 원에 이른 것으로 분석됐다. 3분기까지 누적 실적 성장률은 로수젯이 25.76%, 아모잘탄 패밀 리가 13.43%로 높았다. 이외 한미탐스가 53.99%, 구구 21.05%, 팔팔 11.58%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대웅제약의 경우, 작년 매출액은 1조2900억 원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성장률은 11.88%로 추정됐다.

지난해 3분기까지 나보타의 성장률은 96.97%로 날개를 단 것 같다. 매출액은 1500억 원이 넘을 것 같다. 다이아벡스의 성장률은 무려 143.16%에 달했다. 29.16% 성장한 세비카류와 19.04% 증가된 가스모틴 등이 대웅제약의 성장성을 견인했다고 봐진다.

주인이 바뀐 HK이노엔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작년 매출액은 13,02% 성장한 8700억 원으로 산출됐다.

HK이노엔이 개발하고 종근당과 공동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케이캡이 국내 신약 성공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HK이노엔은 735억 원, 종근당은 895억 원을 팔았다. 두 제약사가 판매한 케이캡의 매출액은 1630억 원에 달했다. 성장성도 쌩쌩하다. HK이노엔이 직접 팔고 있는 케이캡의 성장률은 29.3%, 종근당의 케이캡 성장률은 16.84%로 산출됐다. 이러한 추세라면 작년 케이캡 전체 매출액은 2200억 원(1630억÷0.75)에 달했을 것이 분명하다.

보령은 작년 7500억 원의 매출액을 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성장률은 19.5%로 전통제약사 8곳 중 가장 높았다.

카나브 패밀리를 지난해 3분기까지 19.39% 증가된 994억 원을 팔았고 상품 도입한 트루리시티(릴리)와 뉴라스타(교와기린)를 각각 403억 원과 262억 원이 판 것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작년 카나브 패밀리의 연간 매출액은 1300억 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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