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다툼, 퍼포먼스 실패 또는 저조, 비즈니스 방향 충돌 등 다양

"안녕하세요. OO기업 A임원입니다. 개인 사정으로 인해 회사를 떠납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상장 바이오 기업 및 비상장 바이오 벤처 C레벨(분야별 최고책임자)의 잇단 퇴사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통상 C레벨은 회사의 대표와 함께 직원들을 결속시키는 구심점 역할을 수행한다. C레벨의 입퇴사가 잦은 기업은 여러모로 손해볼 가능성이 높다. 대이직 시대가 열렸지만 근속연수가 짧은 C레벨의 퇴사 소식은 눈길을 끌게 마련이다.

바이오텍 C레벨들이 퇴사를 하는 주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해 바이오텍에서 퇴사한 한 임원은 "바이오텍 C레벨은 최고경영자(CEO)와 갈등으로 인해 퇴사를 선택한다. CEO와 갈등으로 퇴사하는 비중이 90% 이상"이라며 "C레벨은 어느 정도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연봉, 근무 조건 등 불만족으로 퇴사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비상장 바이오텍의 경우 영입된 C레벨은 스톡옵션을 받게 된다"며 "퇴사를 하게 되면 스톡옵션을 받을 수 없다. 스톡옵션을 포기하고 퇴사를 선택한 건 회사 생활에 불만족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계약이 끝나서 퇴사를 하는 경우도 흔하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해 퇴사하는 C레벨도 꽤 있을 것 같다"며 "투자 유치 문제로 인해 회사를 떠나는 사람들은 최고재무책임자(CFO)일 확률이 높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공동 창업 과정에서 지분 다툼 문제로 인해 퇴사하는 임원들도 꽤 있다"며 "자세한 퇴사 사유를 밝히지 않는 C레벨들은 회사 대표와 퍼포먼스 문제, 비즈니스 방향성에 대해 다퉜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 바이오텍 대표는 "가까운 미래(향후 2~3년)에 상장이나 투자를 받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C레벨들은 조금 더 안정되거나 리턴이 큰 회사로 이직을 하게 된다"며 "안정적인 투자를 받지 못한 회사들은 인재들이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그는 "C레벨들의 이탈은 어떤 관계로 풀 수 있는 문제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회사의 미래에 따라 이탈이 정해진다. 회사가 올해 혹은 내년에 상장 가능성이 보이면 C레벨은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서 회사를 떠나지 않는다"며 "상장을 이끈 기업의 C레벨은 향후 이직하게 되면 더 좋은 대우를 받는다. 순간적인 보상도 중요한 당근이지만 C레벨은 좀 더 큰 그림을 그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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