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카네맙, FDA서 두 번째로 승인받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연간 가격 2만6500달러...아두카누맙 대비 1700달러 저렴해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카네맙(제품명 레켐비). 사진=에자이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카네맙(제품명 레켐비). 사진=에자이

일본 에자이(Eisai)와 미국 바이오젠(Biogen)이 공동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카네맙(Lecanemab)이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가속승인을 받음으로써 레카네맙은 FDA서 승인받은 두 번째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됐다.

빌리 던(Billy Dunn) FDA 약물평가연구센터(CDER) 신경의학치료제 관리국장은 "알츠하이머병은 사람들의 삶을 무력화시키고, 환자의 가족에게 파괴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이번 치료 옵션은 알츠하이머의 증상을 치료할 뿐 아니라 알츠하이머의 근본적인 질병 과정 치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카네맙(제품명 레켐비)은 가속승인 경로를 통해 승인된 약물이다. 레카네맙의 임상적 이점을 확인하기 위한 무작위 배정 임상 3상에 대한 결과가 보고됐다.

FDA 관계자는 "연구원들은 알츠하이머 환자 856명을 대상으로 이중맹검(Double blind), 위약 대조, 병렬 그룹, 용량 탐색 연구에서 레켐비의 효능을 평가했다. 경도인지장애 또는 경도치매 환자와 아밀로이드 베타(Aβ) 병리의 존재가 확인된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가 시작됐다"며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의 용량 및 시간 의존적인 유의한 감소를 보였다. 2주마다 10mg/kg 레카네맙을 투여받은 환자들은 위약 대조군보다 최대 79주까지 뇌의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감소를 보였다"고 말했다.

출처=Eisai,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출처=Eisai,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레카네맙, 상업적 성공 거두려면? "보험 등재 여부가 관건" 

강하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젠과 에자이는 레카네맙의 확증 임상 3상 결과를 확보(지난주 NEJM 등재)해 정식 허가신청도 완료했다(이번 가속승인은 임상 2b상 결과 바탕)"며 "2023년 내 정식허가 여부와 2024년 1분기 내 미국 보험청(CMS)의 보험 등재 여부가 공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연구원은 "레카네맙의 출시 가격은 연간 2만6500달러(약 3300만원)로 실패한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불리는 아두카누맙(제품명 아두헬름) 대비 1700달러 낮은 가격이다. 유효성을 나타내는 임상치매평가척도(CDR-SB) 점수에서 27% 감소율을 보여 아두카누맙 대비 5% 이상의 감소율을 달성했다"며 "레카네맙의 임상 3상 중 대뇌 미세출혈과 부종이 위약군 대비 높았던 부작용을 바탕으로 투여 후 14주 간 모니터링 경고가 가속승인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그는 "아두카누맙이 실패한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여겨지는 데는 보험 등재가 되지 않았다는 점도 포함된다. 아두카누맙 이외에도 아밀로이드 베타를 타깃하는 후속 파이프라인들에게도 동일한 보험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CMS의 태도 변화가 레카네맙과 도나네맙의 시장 진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일 것이다. 또한 레카네맙의 약가가 연간 3000만원 이상이라는 점과 알츠하이머 환자의 진단은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표준으로 한다는 점은 여전히 보험 등재 여부에 있어 어려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레카네맙(제품명 레켐비) 

- 대상 : 경도 인지 장애 또는 경도 치매
- 투여 : 10mg/kg, 한 달 2번
- 가격 : 연간 2만6500달러(vs 아두헬름 연간 2만8200달러)
- 출시일 : 1월 23일(월) 이전

출처=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업계 관계자들은 레카네맙의 보험 등재 여부가 상업적 성공의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한 벤처캐피탈(VC) 업계 관계자는 "이번 레카네맙의 약가 선정은 시장 진입을 위한 패스트 팔로워 입장에서 기존의 아두헬름 대비 조금 낮게 책정했다고 생각한다"며 "레카네맙의 경우 초기 치매 환자 대상으로 승인됐는데, 현재까지 이 단계에서의 진단은 PET로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를 바탕으로 약물 사용 대상 환자를 선별하는 부분까지 포함해 보험 등재 부분에서 어떻게 판단할 것인 지가 관건"이라며 "보험의 영향력이 큰 미국 내에서 약물의 상업적 성공과 CMS 보험 등재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레카네맙 가속승인, 도나네맙 승인 앞당기는 결정적 요인 아냐

레카네맙, 초기 치매 환자 선별 어려워... 부작용 우려 존재

이번 레카네맙의 가속승인은 일라이릴리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나네맙 승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업계 한 관계자는 "도나네맙은 아두헬름과 직접 비교(Head-to-head) 임상 중간 결과 발표(CTAD 2022)를 통해 아밀로이드베타 제거율이 아두헬름 대비 10배 이상 우수한 것으로 공개됐다"며 "레카네맙과 단순 비교는 어려울 수 있고, 아밀로이드 제거 기전도 조금 다르기 때문에 레카네맙의 신속 승인이 도나네맙의 승인을 앞당기는 (직접적인) 기준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안전성 부분에서 기존 두 약물 대비 우수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어 기대감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레카네맙의 경우 초기 치매 환자로 한정해 승인을 받은 상태다. 실제 초기 치매 환자 선별 기준을 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도나네맙이 대상을 어떻게 선정하는 지 여부에 따라 신속승인에 있어 중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 바이오 투자심사역은 "도나네맙은 아두헬름과 대비해 뇌 영상 비정상 소견(ARIA) 부작용이 적고, 6개월 투여 시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37.9% 감소하는 등 효능 부분에 있어 좋은 결과를 나타냈지만, 가속승인을 받기 위한 아밀로이드 플라크 제거 효능의 우수성이 인지기능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에 대한 입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부재한 상황에서 레카네맙이 가속승인된 건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레카네맙 효용이 그렇게 크지 않고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고 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