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강세 속 생산 중단 공지 제약사 늘어
채산성+낮은 경쟁력 중도포기 이어지나

소아용에 이어 성인용도 하나씩 모습을 감추고 있다. 인플루엔자 타미플루의 인플루엔자 치료제 '타미플루' 제네릭의 문제다. 오리지널이 충분한 품목을 갖춘 가운데 제네릭사가 하나씩 추가 생산 중단 혹은 장기 품절 공지를 알리며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

업계는 제조 상황과 더불어 예견됐던 경쟁력 저하 등이 결국 이들의 중도포기를 유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모아보면 최근 적지 않은 국내 제약사가 자사의 오셀타미비르 성분 제제 추가 생산을 진행하지 않음을 유통업계 및 약국가, 판매대행조직(CSO) 등에 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초 추가 생산 계획이 없는 곳 혹은 장기품절을 예고한 곳만 봐도 ㅎ사, ㄷ사, ㅇ사, ㅋ사, ㅈ사, 또다른 ㅇ사 등 수 곳에 달한다.

공지를 알리지 않았을 뿐 실제로 제품이 출하 중지되거나 오랜 기간 품절 상태를 기록하고 있는 곳도 많다. 실제 주요 의약사 온라인몰 내 오셀타미비르 제제의 재고가 남아 있는 회사는 오리지널사인 한국로슈 등을 비롯해 일부에 불과하다.

이 역시 전체 제품의 재고가 아닌 일부 품목만이 남아있거나 소량만이 구매가능한 곳이 거의 대다수다. 그나마 물량을 쉽게 구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은 오리지널사 외에는 많지 않다는 설명이 이어진다.

재고가 급박하게 떨어지지 않는 이상 어느 정도 판매는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독감 시즌이라 불리는 겨울철에 이들 제품이 추가 생산을 안하는 것은 다소 의문스러운 부분이 있다.

지난 22일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를 보면 국내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지난 11~17일 기준 1000명 당 41.9명으로 전주 30.3명 대비 10명 이상 늘었다. 증가연령을 봐도 13~18세 청소년, 즉 성인용 약제를 사용하는 이들이 많이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위수탁을 맡고 있는 업체들 사이에서도 요청이 많지 않았다는 점 역시 자못 흥미로운 대목이다. 소아용 의약품으로 쓰이는 현탁용분말 제제야 그렇다고 쳐도 성인이 복용하는 제제까지 만들지 않는 데는 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실제 일부 위수탁업체의 경우 현탁용분말 부형제를 확보하지 못해 제품 생산량을 크게 줄였는데, 이러한 상황을 봤을 때 '코로나 때 너무나도 뻔했던' 단가와 생산 문제가 업체의 발목을 잡지 않았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나온 것처럼 실제 제조 과정에서 부형제 등 주성분 이외 소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는 점은 업계가 꾸준히 이야기하고 있는 대목이다. 특히 수 개 업체가 많은 수의 제네릭을 위수탁제조하다 보니 단가 증가의 부담은 생각보다 크다는 뜻이다.

전세계적인 환자 확산으로 인한 원료 가격 급등과 생산 포기는 이제는 단골 레파토리처럼 나온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 내 원료의약품 등록 공고에 나온 오셀타미비르 원료의약품 수급처는 총 22곳이다.

이 중 절대다수가 인도에서 생산되는 원료의약품인데, 올해 들어 유난히 독감이 유행하는 미국에서 인도산을 구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미국병원약사회(ASHP)가 테바 등 주요 제네릭 생산업체에 오셀타미비르 부족으로 인한 생산량 증가를 요청하는 등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나마 두 곳인 중국 제조소는 코로나 재유행으로 인해 생산량을 맞출 수 없고 국내산 원료를 쓰자니 채산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생산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겠냐는 게 업계 반응이다.

또 하나는 경쟁력 부족이다. 이미 시장에서 오리지널 제품의 수요가 확충됐는데 굳이 '우리 약'을 사용할 이유가 크지 않다는 뜻이다. 실제 현재 의약사용 온라인몰에 남아있는 재고의 상당수는 75mg다.

가장 많이 처방되고 여타 제품이 없을 경우 소분조제에 가장 많이 쓰이는 함량제제이기도 한데 그나마 갖춘 품목이 해당 제품이라는 점은 결국 준비 과정에서도 그나마 '붙어볼 만한' 품목이 아니면 준비를 크게 하지 않았다는 뜻으로도 해석되지 않겠냐는 이야기다.

한 약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체감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지만 국내 제약사가 실제 아세트아미노펜 (약가 인상) 이후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발표가 나오고 있는 건 반대로 (오셀타미비르 제제는) 약가 문제일 가능성이라는 뜻"이라며 "제조 환경 문제도 있다지만 올해 초부터 제품 생산이 중단된 사례가 있었던 만큼 오리지널이 강하니 경쟁력 낮은 제네릭이 자연스럽게 도태를 시작했다고 보여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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