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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질환 치료제, 빅파마가 눈독 들이는 분야...유의미한 L/O 가능성↑

이달 글로벌 제약사 암젠(Amgen)이 희귀질환·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 호라이즌 테라퓨틱스(Horizon Therapeutics)를 278억 달러(약 36조3000억 원)에 인수하며 관련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암젠은 호라이즌과 올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분야 최대 규모의 M&A(인수합병) 딜을 체결했다. 지난 2005년 설립된 호라이즌은 갑상선 안병증 치료제 테페자(Tepeza)를 보유하고 있고, 올해 매출은 4조50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희귀질환 한 우물만 판 호라이즌은 설립된 지 17년 만에 시가총액 30조원이 넘는 바이오텍으로 성장했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이번 M&A에 대해 "호라이즌은 희귀질환·자가면역질환 등 12종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기업이다. 암젠이 호라이즌 인수를 통해 향후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희귀의약품은 다른 의약품에 비해 임상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시장에 론칭하는 타이밍이 좀 더 빠를 수 있다. 희귀의약품 임상을 2상까지 마무리하면 인수 딜이 발생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바이오 벤처가 임상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이전에 라이선싱을 진행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며 "결국 벤처에서는 돈이 부족하기 때문에 우선 라이선싱 형태로 유의미한 결과를 만든 후 다음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거나 확보한 자금으로 다시 임상을 진행하는 케이스가 많다"고 덧붙였다.

암젠의 호라이즌 M&A가 K바이오에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한 바이오 투자심사역은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의 가치는 매우 높다. 현재 글로벌 제약사들이 우선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가 항암, 희귀질환, 뇌질환 분야"라며 "희귀질환 환자는 항암 환자보다 적지만 질병 치료에 대한 의미가 크다. 이 때문에 약으로서 값어치가 높기 때문에 암젠이 호라이즌의 밸류를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서도 현재 희귀질환 신약개발 기업들 중 임상 단계에 진입한 회사들이 꽤 있다"며 "이같은 기업들이 유의미한 라이선스 아웃(L/O)이나 상업화에 성공한다면 국내 바이오 시장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K바이오는 대내외적 악재와 마주하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근 레고켐바이오가 암젠과 1조6000억 규모의 ADC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지만,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 규모는 지난해 대비 반토막 났다.

K바이오가 이같은 어려움을 극복해 한 단계 도약하려면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걸어야 한다.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은 수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지만, 임상 단계서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하면 글로벌 L/O 및 공동개발, 나아가 M&A 딜 체결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 바이오텍이 개발한 희귀질환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서 품목허가를 받아 상업화에 성공하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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