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파마, 특허 만료 의약품 대체할 파이프라인 물색
항암제·뇌질환 분야에 대한 글로벌 라이선싱 딜 활발

이달 암젠의 대형 M&A가 진행된 가운데 국내외 제약바이오 산업의 트렌드 및 내년 전망이 소개됐다.

강하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1일 바이오아이코어사업단이 주최한 '제약바이오 산업의 트렌드와 2023년 전망' 강연에서 글로벌 바이오 산업의 M&A(인수합병), 라이선싱 딜(Licensing) 트렌드를 중심으로 발표했다.

강 연구원은 "지난 3분기 국내 비상장 기업에 대한 바이오 투자가 최저점을 찍은 이후 4분기부터 투자 움직임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서도 바이오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JP모건을 비롯한 투자 회사에서 바이오 분야에 대한 투자 의지를 밝혔다. 투자 회사들은 유효성이 어느 정도 확보된 유전자치료제, 뇌질환, 희귀질환 분야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서 신약 승인 건수가 예년에 비해 줄어들고 있다. 강 연구원은 "발병 원인이 확실한 질환의 경우 이미 약이 나와있기 때문에 신약 승인이 잘 안 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시중에 출시돼 있는 약들보다 유효성, 안전성 측면에서 뛰어나야 (규제기관서) 승인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강 연구원은 글로벌 빅파마의 M&A 및 라이선싱 딜 트렌드를 소개했다. 글로벌 빅파마들은 2027년 이후 특허 만료를 앞둔 의약품이 많기 때문에 매출 감소를 커버하기 위해 후기 임상 단계의 파이프라인을 사오거나 특정 회사를 M&A 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강 연구원은 "3분기 이후부터 라이선스 계약 또는 인수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 M&A가 많지 않았는데, 이달 암젠이 호라이즌 테라퓨틱스를 36조원에 인수했다"며 "2027년 이후 특허 만료를 앞둔 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초기 유효성이 어느 정도 확보된 것을 위주로 M&A 딜이 이뤄지고 있다. 매출 달성이 가능하거나 후기 임상 단계 및 상용화 단계에 진입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M&A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바이오 M&A 트렌드
글로벌 바이오 M&A 트렌드

그는 "올해 화이자를 제외하면 BMS, 암젠, GSK 등은 그들이 잘하고 있는 질환 치료제 개발에 차세대 신규 기술이 접목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기업들을 인수했다"며 "백신 분야에 강한 GSK는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기업인 아피니백스를 인수했고, BMS는 신규 기술을 접목한 항암제 개발사 터닝포인트 테라퓨틱스를 인수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투자와 연구개발(R&D) 진행에 있어 항암제, 뇌질환 분야에 대한 라이선싱 딜이 가장 활발하다. 항암제, 뇌질환은 미충족 수요가 크고 매년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분야다. 강 연구원은 "항암제는 지난 몇 십년 동안 연구개발 및 투자를 통해 많은 치료제가 나왔지만, 암의 변이와 내성이 잘 생긴다는 특징 때문에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다"며 "관련 시장이 커지면서 후발 주자들이 진입할 여지가 있고, 병용투여의 필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강 연구원은 "현재 발병 원인이 확실히 규명되어 있는 뇌질환이 거의 없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역시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발병 원인을 알 수 없다"며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등은 발병 원인이 불명확하기 때문에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다. 고령화도 관련 시장 성장에 한몫하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들은 항암제, 뇌질환 분야에 대한 신약개발에 실패하더라도 향후 두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바이오 라이선싱 딜 트렌드
글로벌 바이오 라이선싱 딜 트렌드

글로벌 빅파마들은 여전히 미충족 수요와 시장 규모가 큰 항암제와 뇌질환 관련 파이프라인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항암제는 계약 건수, 계약 금액 모두 1위에 위치해 있다. 현재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 트렌드는 무엇일까? 강 연구원은 "신규 모달리티(Modality)를 중심으로 다수의 계약이 체결되고 있다"며 "대표적인 신규 모달리티로 여겨지는 유전자 편집 기술, 유전자 치료제(DNA&RNA), 이중항체, 세포치료제 등은 매년 평균 계약금액과 계약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대기업들이 바이오 산업 진출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10월 미국 아베오 파마슈티컬스(AVEO Pharmaceuticals)를 인수한 바 있다. 강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이 FDA 허가 노하우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미 상용화 경험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하게 되면 FDA 허가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게 된다"고 했다.

국내 기업이 바이오 산업, 해외 신사업에 진출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그는 "국내 대기업들이 외형 성장이 가능한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좋지만, 글로벌 역량이 있는 대학교 및 연구소와 협력도 중요해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면 라이선스 아웃(L/O)을 진행하는 것이 최상의 전략"이라며 "뇌질환 분야는 상용화된 약이 거의 없고,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에 빅파마들이 국내 기업을 눈여겨 볼 수 있는 상황이다. 국내 기업들이 트렌드에 부합하는 선제적인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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