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변경 경보 314원·한미 300원… 가브스는 1월부터 240원
가격 높다고 좋지만은 않아... 경쟁 감안 '내릴까 말까' 고민

국내 제약업계가 탐을 냈던 당뇨 치료제 '가브스'의 약가인하가 내년 2월 예정된 가운데 염변경 후발약제는 가격 면에서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염변경 추가 약제가 등장하지 않아 가산이 유지되는 것인데, 오리지널 대비 70원 상당의 약가 역전이 일어나게 되는 것인데, 이같은 상황이 시장 경쟁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경보제약이 판매중인 빌다정50mg(성분명 빌다글립틴질산염)과 한미약품 빌다글정에 약제 상한금액 가산을 유지한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빌다정은 한국노바티스의 디펩티딜 펩타디제-4(DPP-4) 억제제  계열 당뇨치료제인 가브스(빌다글립틴)의 후속 제제다. 경보제약은 올해 1월 허가 당시 질산염을 사용해 빌다글립틴이 가진 흡습성을 개선하고 순도를 변하지 않도록 개량했다고 밝힌 바 있다.

빌다정의 현재 상한액은 314원으로, 가산이 유지되는 이유는 현행 '약제의 결정 및 조정기준'에서 찾을 수 있다. 해당 내용을 보면  약제 상한금액의 산정, 조정 및 가산 기준에 따라 기등재된 투여경로·성분·제형이 동일한 제품의 회사 수가 3개 이하인 경우 4개 이상이 될 때까지 기등재된 제품의 가산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빌다정의 약제 상한금액은 등재 후 최초 1년 이후 금액인 240원이 아닌 314원으로 적용되는 것이다.

또다른 염변경 제품을 보유한 한미약품 역시 빌다글정의 약제 상한금액이 유지될 전망이다. 한미약품의 빌다글정은 빌다글립틴에 염산염을 붙인 제품으로 기존 제품보다 작은 크기를 마케팅 포인트로 삼았다.

한미약품은 약가 등재 당시 산정금액보다 자진인하 해 상한금액 300원으로 결정했고, 해당 금액은 가산유지에 따라 고스란히 이어진다.

눈여겨 봐야 할 점은 오리지널인 가브스가 내년 2월 약제 상한금액이 인하되는 대목이다. 

국내 제약업계는 가브스의 제네릭 출시를 위해 노력해왔다. 2019년부터 물질특허의 연장된 기간을 없애기 위한 특허 분쟁을 비롯해 각 특허를 회피하기 위한 쟁송이 오갔다. 그 결과 안국약품이 가장 먼저 올해 1월 9일 제품을 출시했으며 가브스의 물질특허에 연장된 존속기간 중 55일을 무효화시킨 경보제약과 한미약품이 각각 여타 염 제제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후발 제제가 등장하자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1일부로 가브스의 약제 상한금액을 기존 448원에서 314원으로 변경했다. 동일제제가 등재되는 경우 최초등재 제품, 그리고 최초등재 제품과 투여경로‧성분‧제형이 동일한 제품의 상한금액을 직권조정해 인하하는 기전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 직권조정 품목의 가산종료 대상으로 내년 2월 1일에는 각각 23.6%의 추가 약가가 예정돼 있다. 이 경우 한 정당 약가 상한금액은 240원까지 떨어진다. 반면 염변경 제품의 경우 개량신약으로 인정된데다 가산까지 유지된다. 

이 과정에서 약가 상한금액을 지킬 것인지 아닌지의 여부는 다소 흥미롭다. 경보제약은 약가 상한금액 유지를 국내 주요 약국가 및 유통업체 등에 알린 상황이다. 오리지널 대비 70원 이상 비싼 약가를 가졌지만 그대로 이를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한미약품은 오리지널 약가 역전현상을 두고 가산 유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결국 상한 금액이 시장 상황에 미칠 영향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오리지널 품목의 가격이 후발 제제 대비 저렴해지는 이른바 '역전 현상'을 두고 항상 분분한 의견을 제시해왔다.

만성질환인 당뇨의 경우 상품명과 함께 특정 성분 제제가 처방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는 각 질환마다 환자의 증상 완화 수준이 다른 데다가 부작용 등을 관리하는 데도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여기에 약가 역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약가 인하시 오리지널과 제네릭의 약가 차이가 70원이나 벌어지는 것은 '1정'으로 보면 크지 않아 보이지만 매월, 매년으로 따지만 무시할 수준도 아니다.

이 때문에 상한금액에도 한미약품이 300원의 약가를 등재한 것은 가격 면에서 당시 오리지널(314원) 대비 우위를 점하기 위한 공격적인 전략이었던 셈이다.

반면 처음에는 약가가 매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시간이 니자면 어느 정도 영업 활동이 가능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비아트리스의 신경병증 치료제 리리카(성분 프레가발린)다.

리리카는 적응증과 사용용도, 약가 인하 기전 등이 다르긴 하지만 제네릭이 처음 등장하고 용도 특허 이후인 5년만에 오리지널의 규모를 넘어서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사용량 약가 연동으로 약가기 인하돼 약가 역전이 일어났음에도 시장 내에서 후발 제제들이 시장 점유율을 올리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내년 2월 오리지널을 넘어설 염변경 후발 제제의 약가, 그 약가를 두고 한 쪽은 고민을 반복하고 또다른 한 쪽은 결정을 내린 가운데 향후 경쟁이 어찌 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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