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카네맙, 높은 인지기능 개선 입증...임상적 효과는 의견 분분

지난 9월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카네맙(Lecanemab)이 효과를 입증했다는 임상 3상 결과가 발표됐지만, 일각에서는 임상적 효과가 기대보다 낮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미국 바이오젠은 일본 제약사 에자이와 공동개발 중인 아밀로이드베타(Aβ) 타깃 항체 레카네맙의 임상 3상 결과를 지난 9월 발표했다. 회사 측은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저하를 27% 늦췄다고 밝혔다. 이번 임상은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179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기업 관계자는 "레카네맙이 임상 3상에서 인지기능 저하를 27% 늦춘 것은 아밀로이드베타(Aβ)가 알츠하이머병(AD)에서 인지기능 저하에 실제로 작동한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Aβ 가설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선경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레카네맙, 위약군을 구분해 18개월 동안 투약한 결과 1차 지표인 CDR-SB(Clinical Dementia Rating Sum of Boxes)에서 위약군 대비 인지기능 저하를 27% 늦췄으며, 모든 2차 지표에서도 위약군과 통계적 유의미한 결과를 확인했다"며 "최근 이슈된 사망자 관련 레카네맙 투약군에서 ARIA로 인한 사망 환자는 없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레카네맙은 분명 경쟁사 대비 가장 높은 인지기능 개선을 입증했지만, 게임 체인저로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이 연구원은 "레카네맙은 현존하는 아밀로이드베타 항체 치료제 중 가장 높은 효능을 입증했다. 그러나 27%의 인지기능 저하를 늦추는 것이 실제 임상에서 얼마나 유의미한 수치인 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고 했다.

자료=American Medical Association 2010, 에자이(Eisai), IBK투자증권
자료=American Medical Association 2010, 에자이(Eisai), IBK투자증권

그러면서 이 연구원은 "레카네맙은 지난해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서 가속승인 받은 아두카누맙(Emerge Study)의 22%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며 "27% 수치는 절대값 기준으로 경도 치매 범주 안에서 0.45포인트를 개선한 수치다. 학계서 유의미한 개선 수치로 평가하는 최소 기준인 1포인트 대비 미미한 수준이라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레카네맙의 Clarity AD Study 결과, 위약군에서의 아밀로이드 플라그 변화는 없으나 인지기능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다"며 "투약군에서 플라그 감소는 급격히 진행되지만 인지기능 지연율은 점진적으로 개선돼 위약군과 격차가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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