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측, 국가출하승인 담당자 증인심문 등 요청
당국 간접수출 묵인·해외유통 회사 주장 힘 실어줄까

시쳇말로 '네가 왜 여기서 나와'다. 더 많은 업체가 따라붙어 덩치를 키워가는 보툴리눔톡신의 간접수출 소송에서 다시 한 번 메디톡스가 주목됐다.

특히 간접수출 과정에서 해외용 제품을 내수용으로 유통했는지, 식약당국이 간접수출 여부를 알면서 묵인했는지 여부에서 현재 진행중인 메디톡스의 소송이 중요한 열쇠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다음 소송의 흐름에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행정법원 제14부는 8일 오전 파마리서치바이오가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을 상대로 제기한 '의약품 회수·폐기 및 잠정 제조중지 등 명령 취소' 소송의 공판 기일을 열었다.

이번 소송에서는 먼저 현재 파마리서치바이오 측이 제기한 판매금지 명령과 품목취하 건을 같은 날 진행하는 것이 아닌, 한 데 묶어 병합하기로 결정했다.

공판은 지난 9월 열린 첫 병합 공판 이후 양 측의 사실조회 결과를 확인하고 업체 측의 주장을 명확하게 정리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당초 재판부는 양 측이 주장하는 간접수출의 위법 여부, 식약처의 관리 소홀 등을 서로 입증할 수 있도록 파마리서치바이오 측에는 식약처가 요구하는 판매경위 등을 입증하는 자료를, 식약처에는 파마리서치의 주장과 다르다는 자료를 요청한 바 있다.

이날 흥미로운 대목은 파마리서치바이오 측이 기존 자료와 함께 2020년부터 대전지방법원에서 진행중인 메디톡스의 판매금지 및 품목취하 소송의 사건 진행 사항 관련 서류와 증인심문 등의 서류를 요청했다는 점이다.

파마리서치바이오 측은 관세청 등에 요청한 사실조회를 통해 식약당국이 그동안 간접수출 등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유사한 수출 내역에 '그동안 어떤 입장을 보였는지'를 밝혀달라고 한 바 있다.

그럼에도 메디톡스의 소송 진행 관련 서류를 확인하고자 하는 것은 이번 사태의 시발점이었던 메디톡스의 사건과 파마리서치바이오의 건은 다르다는 것을 밝히기 위함으로 보인다. 자사의 제품에서 국가출하승인을 통과한 해외용 제품은 국내에 유통되지 않았음을 확인하고자 하는 셈이다.

파마리서치바이오 측은 "식약처가 보툴리눔톡신 업체에 처분을 내리고 있는데, 이번 사건은 메디톡스가 위법 행위와 (수출용 제품의) 국내 유통으로 시작됐다. 여기에 파마리서치바이오는 해당되지 않는다"며 '메디톡스의 소송자료를 확인하면 (양 측 중 어느 쪽의 주장이 맞는지)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재판부가 '대전지방법원에 문서를 요청해도 보내줄지는 알 수 없다'고 전하자 파마리서치바이오 측은 "현재 메디톡스 사건의 경우 증인심문이 이뤄졌다. 그 증인은 국가출하승인 담당자로 사건과 관련된 증언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해당 서류만큼은 요청해주시길 부탁한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같은 요청을 받아들이고 파마리서치바이오 측에 이를 신청하도록 하는 동시에 주장을 명확히 해 제출하도록 요청했으며 양 측이 신청한 모든 자료가 도착하는 상황에 따라 오는 4월 13일 열릴 공판을 마지막으로 변론을 종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다수의 제약사가 식약처 측과 소송전에 돌입한 것은 식약처가 메디톡스가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수출 과정에서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수출했다는 이유로 품목허가 취소처분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해당 사건 전 메디톡스가 수출절차를 대행업체를 이용해 간접수출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식약처는 조사과정에서 수출대행업체를 통한 의약품 판매가 약사법상 의약품 취급이 불가능한 수출대행 업체에 예외적으로 넘기는 '수여'라는 조항을 활용해 의약품의 대금을 제약사에 송금하는 중간상의 형태라고 보고 법에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해외용 물량 중 일부가 국내로 유통됐다는 점 등 역시 문제 삼았다.

반면 관련 업게는 이같은 내용은 허위서류로 허가를 받은 문제로 두 회사와는 상황이 다르며 간접수출에도 문제가 없다는 점을 들어 반박하고 있다. 특히 파마리서치바이오 등은 해외용 제품의 국내 유통 문제에 좀 더 집중하며 식약처가 간접수출을 묵인해줬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소송을 진행중인 휴젤과 파마리서치바이오에 이어 제테마, 한국비엔씨 등까지 소송을 제기하며 더욱 커져가는 이번 법적 분쟁에서 메디톡스의 자료가 도착할 경우 향후 어떤 영향을 끼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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