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만 두 번 갔지만…법원, 원개발사 손
DNA주사 시장 결국 마스텔리·파마리서치 '판' 깔리나

6년동안 대법원을 거쳐 다시 한 번 시작된, 이른바 '연어정액' 소송이 결국 이탈리아 제약사 마스텔리의 승리로 끝났다.

이번 소송의 결과가 향후 실제 제품 개발 등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이상 한국비엠아이의 향후 대응 등에 관심이 쏠린다.

5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소송전에서 회사가 패배할 경우 제품 개발에 큰 한항을 겪을 수 있는 이상 다시 시작될 이들의 쟁송에 관심이 모아진다.

대법원은 최근 한국비엠아이가 마스텔리S.R.L을 상대로 제기한 '어류 정액 또는 알로부터 분리된 DNA 중합체 단편복합체 및 그의 제조방법' 특허 무효 소송 재상고를 '심리불속행기각'하기로 결정했다.

심리불속행기각은 대법원에서 해당 소송의 본안을 심리하지 않고 상고를 물리는 것을 말한다.

이탈리아 제약사인 마스텔리S.R.L과 한국비엠아이가 다투고 있는 이 특허는 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PDRN)의 의약품 제조 방법을 담고 있다. 국내에서는 파마리서치가 실시권자로 등재돼 있다.

PDRN은 연어의 정액에서 추출한 DNA 조각을 말한다. 상처 치료 및 조직 수복 등에 효과가 있어 점안제와 주사제 등 다양한 약제에 활용하고 있다.

PDRN의 법률다툼은 2016년 당시 파마리서치프로덕트가 한국비엠아이에 특허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하며 시작된다.

파마리서치는 2008년 도입한 PDRN 성분 상처 치료제인 플라센텍스주와 함께 자사 제품인 리쥬비넥스주 등을 가지고 있었다. 해당 주사제는 이른바 'DNA주사'로 불리며 자주 시술됐다. 이런 와중에 2016년 한국비엠아이가 동일 성분의 하이디알주를 허가받자 해당 특허를 침해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한국비엠아이는 이를 방어하기 위해 마스텔리 측의 특허를 깨기 위한 무효심판을 제기했다. 기술 자체를 넘어서면 판매에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허나 1년 여가 지난 2018년 1월 특허심판원은 마스텔리와 파마리서치의 손을 들어준다는 뜻의 기각 심결을 내렸다.

한국비엠아이는 특허 내에 침전 공정 및 건조과립화 등의 과정에서 특정한 하나의 방법만이 기재돼 있어 일반적인 기술자라도 특허 내 내용 말고도 다른 기술이 필요함을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국비엠아이는 심판 이후 즉각 항소했다. 그런데 특허법원은 한국비엠아이가 승리하며 흥미롭게 돌아갔다. 2심에서 진 마스텔리는 상고하며 전장을 대법원으로 옮겼다.

하지만 여기서 반전이 일어났다. 대법원이 특허법원의 주장을 뒤집으며 사건을 특허법원으로 돌려보낸 것이다. 특허 분쟁이 수 년간 수차례 뒤집힌 상황에서 결국 특허법원은 지난 7월 마스텔리의 손을 들어주면서 이렇게 소송이 끝나나 했다.

한국비엠아이는 지난 8월 2일 이에 다시 이의를 제기하며 해당 소송을 대법원에 재항고했지만 재판부는 결국 이를 진행시키지 않고 기각시키면서 마지막으로 마스텔리의 손을 들어줬다.

문제는 해당 제조법의 특허 분쟁이 마스텔리의 것으로 못박아진 상황에서 한국비엠아이가 향후 재품 생산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오리지널의 특허가 있고 그 특허를 전용으로 쓰는 사람이 있다면 동일한 제제를 사용하는 한국비엠아이 입장에서는 판매를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향후 진행상황에 따라 마스텔리와 파마리서치, 둘이 손해배상 등의 소송을 제기하면 오히려 회사 입장에서는 손해를 입을 수 있는 상황에도 놓인다. 파마리서치의 전용 실시권을 자사도 쓸 수 있도록 하는 등의 협상을 해야 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지만 이를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하이디알의 판매가 어려워지지 않겠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실제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기준 3분기까지의 하이디알주 누적 매출은 6억 원을 갓 넘긴다.

같은 기간 플라센텍스가 48억 원, 리쥬비넥스가 9억 원 상당으로 증가했거나 크게 하락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레 매출이 줄어든 것 역시 향후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의 포석이라는 것이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6년간 이어져왔던 PDRN 소송이 끝을 맞은 가운데 시장을 잡고 있는 회사와 분쟁에 진 회사가 향후 어떤 전략을 택할 지 그리고 또다른 소송전이 이어질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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