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3분기 공시분석 ⑦ 매출채권 회전율
제네릭·원료·특화분야 등 호조…위수탁 회수 등도 속도

3분기 국내 제약기업 매출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가운데 재고 상품은 전년과 다르지 않은 수준이었다. 많이 만들었고, 그만큼 많이 팔렸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의약품 업종의 호조를 생각해보면 많이 만들었고, 많이 팔리면서, 남은 돈은 자연스럽게 다음 분기와 내년을 위한 유동성 확보로 연결됐다.

히트뉴스가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의 국내 주요 75개 제약기업 매출과 재고자산, 이를 통한 재고자산 회전율과 회전일수를 비교한 결과 이같은 경향이 관측됐다.

재고자산 회전은 특정 기업의 재고가 얼마나 새 제품으로 채워졌는지를 나타낸다. 창고에 있던 품목을 넘기고 다시 이를 채우기까지 기간을 나타낸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업이 일정량의 재고를 채우는 것을 회전율, 한 번 이를 비우고 채우기까지의 기간을 회전일수로 부른다.

두 항목은 기본적으로 재고의 판매효율을 분석하는 개념으로 회사가 보유할 수 있는 수준의 품목 대비 실제 판매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하는 수익성 지표로 쓰인다. 이를 '기간'의 형태로 만든 재고자산회전일수는 이를 좀 더 날짜 단위로 만들었는데 수치가 낮을 수록 그만큼의 재고가 신속하게 빠져 나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국내 제약업계의 경우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재고를 어느 정도 꾸려놓으면서 영업활동을 하는 데 재고자산의 회전일수 관리는 수익성가 더불어 기업의 재고관리 상대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효율적 경영의 지표로도 해석된다.

먼저 조사대상 기업의 총 매출은 3분기 기준 6조 943억 원으로 전년 5조 5149억 원 대비 10.4% 늘었는데 재고자산의 경우 4조 2336억 원으로 2021년 3분기 3조 8234억 원 수준으로 이와 유사하게 증가했다.

이로 인해 실제 재고자산 회전율은 1.4회 수준으로 거의 동일했다. 전년 수치와 동일함은 실제 기업이 어느 정도 전년보다 약 10% 수준의 재고를 더 확보했고 이를 판매했음을 추정하는 하나의 근거가 된다.

재고자산회전율 수치로 봤을 때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회사는 국전약품으로 올해 3분기에만 재고자산 회전이 13.0회에 달했다. 7월부터 9월까지 92일 동안 일주일에 한 번은 재고를 털어내고 새로이 채웠다는 뜻이다.

국전약품의 경우 원료의약품에 특화된 회사를 특징을 감안하면 완제의약품 제조사가 그만큼 많은 원료의약품 재고를 필요로 했고 채우면 빠질 만큼의 호조를 보였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 국전약품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5%나 증가한 273억 원을 기록했다.

이어 영일제약과 JW신약이 2.8회, 한국피엠지제약이 2.7회, 광동제약 등이 2.4회, 삼아제약과 파마리서치 등이 2.2회, 대한뉴팜이 2.1회, 대한약품·위더스제약·일양약품·현대약품 등이 각각 2.0회 수준으로 나타났다.

광동제약을 제외하면 사실상 분기 매출 1000억 원 이하를 기록한 곳인데 실제 제네릭을 통한 영업 혹은 자사의 특화 분야 등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으로 삼아제약의 경우 코로나19 재유행으로 회사의 특화분야인 소아용 의약품과 호흡기질환 분야에서 매출 호조를 보인 사례다.

반면 에스티팜은 재고자산 회전율이 0.5회로 조사대상 회사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어 경보제약과 한국코러스 등이 0.8회, 일성신약·경남제약 등이 0.9회로 나타났다. 다만 가장 선두에 있는 두 회사는 지주 내 타 회사 즉 동아에스티 및 종근당 등에 원료의약품을 주로 납품하고 있다는 점, 제약과는 다른 바이오의약품 원료 등의 생산비율도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회전율 분포를 보면 75개사 중 2회 이상이 12곳, 1.5회 초과 2.0회 미만이 20곳, 1.0회 초과 1.5회 미만이 35곳 등이었다. 1회 이하는 8곳 등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2.0회 이상이 9곳, 1.5회 초과 2.0회 미만이 20곳, 1.0회 초과 1.5회 미만이 35곳, 1회 이하가 11곳임을 감안하면 매출이 증가한 상황에서 재고를 유사하게 맞췄다.

2021~2022년 3분기 국내 주요 제약기업 75곳의 매출 및 재고자산, 회전율과 회전일수(단위=억 원/회/일, 출처=DART)
2021~2022년 3분기 국내 주요 제약기업 75곳의 매출 및 재고자산, 회전율과 회전일수(단위=억 원/회/일, 출처=DART)

해당 수치를 통해 본 재고자산 회전일수는 국전약품이 7일로 가장 짧았고 영일제약과 JW신약이 33일, 광동제약이 39일 등이었다. 2.0회 회전율을 기록한 삼아제약, 파마리서치, 대한뉴팜, 대한약품, 위더스제약, 일양약품, 현대약품과 안국약품이 40일대를 기록했다.

50일대 삼일제약 등 18개 회사, 60일대 에이프로젠제약 등 24개 사가 각각 자리했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변동의 경향을 보면 흥미로운 부분이 관측된다. 자사 제품 외 위수탁 제품의 보유품목이 전반적으로 많은 국내사가 재고를 소비하는 과정에서 외상 거래는 줄었다.

이는 어음의 비율을 낮췄다는 것인데 제품을 대신 생산해주는 회사가 타 회사에 다시 제품 제조를 요청하는 국내 업계의 특징상 채권 회전 자체가 업계에서 수치 이상 빨리 이뤄졌음을 추정할 수 있다. 

많이 만든 만큼 많이 팔렸고 업계에 이를 돌려주는 과정도 속전속결이었다는 뜻이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기본적으로 연결 기준 재무제표를 활용하되 연결 기준이 없거나 내용 설명이 다소 부족한 상황에서는 개별 기준을 활용했다. 또 현대약품 등 회기 만료월이 다른 경우는 이를 별도로 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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