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호 대한파킨슨병협회 8대 회장
"파킨슨병 환자 사회생활 제약 심해, 장애등급 부여로 도움 필요"
"육안으로 진행되는 파킨슨 외래, 원격진료 허용돼야"

김창호 대한파킨슨병협회 8대 회장
김창호 대한파킨슨병협회 8대 회장

창립 14주년을 맞은 대한파킨슨병협회(이하 파킨슨협회)가 환우들의 권익향상을 위해 파킨슨병으로 인한 장애 등록 심사 및 장애유형 변경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파킨슨협회는 2008년도에 중증난치성 질환인 파킨슨병 진단을 받고, 일상생활을 불편하게 살아가는 환자들의 투병 생활 지원 및 정보교류와 유대강화로 파킨슨병 환우들의 권익향상과 활동함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협회는 환자 및 가족들의 파킨슨병에 대한 이해와 치료방법 등을 서로 공유하고, 이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의료환경, 교육, 사회서비스 개선 등 사안들이 정책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중이다.

협회 대표 활동은 △파킨슨병에 대한 사회적 편견 해소를 위한 대국민 홍보사업 △환우의 투병 생활 지원을 위한 상담·자문 및 자원봉사단 운영사업  △회원 상호 간 정보교류와 유대강화를 위한 사업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김창호 파킨슨협회장은 25일 진행된 창립 기념식에서 히트뉴스를 통해 파킨슨 환우들의 권익향상을 위한 메시지를 정부 기관 관계자들에 전달했다.

 

파킨슨병 환자 장애 등록 심사 및 장애유형 변경 필요

파킨슨병은 운동장애를 동반하는 질병이며 장애 또한 진행성 장애다. 

김창호 협회장에 따르면, 이 질환 환자는 운동 증상 뿐 아니라 비운동 증상인 자율신경이상과 함께 우울과 불안 등 심리적 어려움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운동증상도 레보도파(L-DOPA) 성분 항파킨슨 약물을 복용하면 정상인과 비슷하게 생활할 수 있지만, 약효지속시간이 짧고 부작용이 있어 정상인처럼 보일 뿐 장애인과 같다는 것이다. 오히려 짧은 시간 동안 급격히 소진되는 운동능력 감소로 더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도 있고, 어눌한 움직임으로 비춰지는 행동과 그 외 증상들로 인한 대인관계의 어려움으로 직업 활동에도 제약이 따른다.

김 협회장은 "현재 파킨슨병은 노인성 질병으로 장기요양제도 등이 적용되지만, 요양등급에서 실질적인 보장이 어렵고, 64세 미만의 환자는 가족 부양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며 "파킨슨병을 진단받으면 장애등급도 함께 주어지도록 해 환자가 조금이나마 제약을 덜 받고 사회생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킨슨병을 독립된 장애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현재 뇌졸중과 파킨슨병은 모두 뇌병변장애로 분류돼 있다.

그는 "뇌졸중은 발병 직후 급격한 운동 및 감각 마비가 나타나지만, 점차 신경 회복단계가 나타나며, 2년 정도 시간 경화 후 장애가 고착된다"면서 "반면, 파킨슨병은 서서히 증상이 나타나게 되며, 예측할 수 없는 급격한 신체변화를 동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킨슨병 환자는 진행성 장애로 관리가 달라야 하므로, 독립된 파킨슨장애로 다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파킨슨병 환자에 대한 원격진료가 필요합니다.

진행형 질병인 파킨슨병은 중증으로 진행할수록 보행과 활동에 제약이 따른다. 

김창호 협회장은 "지방에서 서울이나 인근 대도시에 가서 진료를 받는 경우 이동시간과 거리가 부담이 되고, 이로 인해 더 증상이 나빠지기도 한다"며 "보호자의 대리처방만으론 대처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원격진료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한 "파킨슨 환자는 진료 시 혈액검사나 주사 처방 등을 하지 않고 육안으로 환자를 진료한다"며 "환자의 굳은 정도와 떨림 정도를 화상으로 의사에게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원격진료 체계가 구축될 경우, 화상 진료만으로 의약품을 처방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파킨슨 환우들이 이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진은 약물 부작용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환자에게 복약지도 시켜야

파킨슨병 치료 약물은 병을 완치하거나 파킨슨병의 진행을 중단시키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해 주어 환자가 일상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약물들이다. 

김창호 협회장은 "약에 대해 잘 모르거나 항파킨슨 약물을 증상 개선제가 아닌 치료제로 생각하는 노년층 환자나 환자 보호자들은 부작용약을 많이 먹어서 나타나는 부작용인지도 모르고 부작용을 감수하고서 억지로 먹고 있는 사례가 많다"고 밝혔다.

이는 결국 환자들이 부작용으로 나타난 증상을 완화하기 위하여 새로운 약을 처방받고, 복용하는 문제로 연결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약의 종류가 많아지고 용량이 늘어나서 발생가능한 정신적, 육체적 부작용으로 환자뿐 아니라 가족들까지 고통을 겪고 있음에도, 약을 먹어내야 한다고 종용해 오히려 환자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다가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으로 모시는 사례가 많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 외에도... 

김 협회장은 파킨슨병 관리를 위한 재활프로그램 개발 보급, 지자체별로 파킨슨병 복지관 또는 파킨슨병 복지교실 설립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중증파킨슨병 환자임을 나타내는 뱃지 또는 목걸이, 카드착용 도입으로 위급상황에 도움받을 수 있게 해야 하며, 지속적으로 해외에만 허가돼있는 파킨슨병 신약을 국내에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파킨슨협회는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환자 권익향상을 위한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대표 사업들을 살펴보면, △서울시 소속 비영리 법인의 전국 범위 법인화 △세계파킨슨병의 날(4월 11일)에 전국민 도파민 걷기대회, 음악회 개최 △환우들의 유대강화, 체력증진 위한 전국튤립가족 모임, 파크골프대회 개최 △파킨슨병 전문가  초청 학술세미나 △지역단위의 파킨슨병 전문 요양병원 지정 추진 △파킨슨병 관련 정책제안 △도파민 방송국 운영 △찾아가는 맞춤 복지 사업 추진 등을 들 수 있다.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