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세에 접어들면서 체외진단기기 업계에는 겨울이 조금 일찍 찾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히트뉴스가 체외진단기기 주요 20개 업체(매출액 기준) 3분기 실적을 살펴본 바에 따르면, 매출액·영업이익·당기순이익 모두 전체적인 하락세가 확인됐다.

우리나라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몰아친 올해 2월에서 4월 이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눈에 띄는 감소세를 보였다. 통계청 코로나19 확진자 데이터를 살펴보면, 올 3월 국내 확진자가 1000만명을 넘는 정점을 지난 이후, 지난 8월 깜짝 상승세를 제외하면 확진자는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코로나19 환자 추이는 체외진단기기 업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던 휴마시스, 수젠텍, 엑세스바이오 등은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감소를 보였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적자전환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PCR 대표주자 씨젠은 비코로나 제품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그간 누렸던 코로나19 특수를 메우지는 못 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실제 올 3분기 소화기감염증, 인유두종바이러스, 성매개감염증 등 진단지약 매출은 112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27% 성장했지만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51% 하락했다.

이들은 국내 판매 외에도 유럽 등 해외시장 수출 의존도가 높은 업체들로, 올 초부터 시작된 유럽 입국규제 완화·전면해제 등 코로나19 대응 지침 변경들이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일부 실적면에서 성장세를 보인 기업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은 업체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2022년 3분기 매출 5511억원, 영업이익 2934억원, 당기순이익 421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5%, 3%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67% 증가했는데, 회사 관계자는 비코로나 영역 신속 분자진단 플랫폼이 성장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STANDARD M10(스텐다드 엠텐) 카트리지, 올 겨울 트윈데믹을 대비한 코로나19·독감 동시진단키트 매출이 증가하며 지난 3분기 대비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 10월 충북 증평군 소재 M10 공장을 완공하며 결핵균, 독감·코로나 바이러스 등 감염성 질환 검출 카트리지를 주요 성장 동력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바이오니아는 건강기능식품 사업이 실적을 견인한 사례다. 프로바이오틱스의 성장으로 매출은 15% 감소했음에도 영업이익은 41억원(전년 동기 1억원), 당기순이익 100억원(전년 동기 -92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 성장·당기순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또한 미국시장 진출을 목표로 적극적인 기업 인수전에 뛰어들고 있는 업체들도 확인되고 있다. 올 7월 메리디언 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한 에스디바이오센서와 미국 수탁분석기관인 클리아랩 인수에 나선 랩지노믹스가 대표적으로, 랩지노믹스는 11월 중 인수를 마무리해 액체생검 기반 암진단 제품군의 미국 진출 거점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일부 업체들은 최근 실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올 겨울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독감과 코로나19 동시 유행(트윈데믹), 최근 유럽발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등 진단키트 수요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씨젠은 2020년도 코로나19 펜데믹 당시부터 자사 진단시약을 적용할 수 있는 분석기기 판매에 주력하기도 했는데, 이 같은 완전자동화 검사시스템(AIOS)의 판매가 향후 매출을 위한 포석이라는 의견이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초기 발빠른 진단시약 개발·수출과 함께 지속적인 매출 발생을 위한 분석기기 유통을 병행해 왔다"며 "올 겨울 독감과 코로나19 동시유행 및 비코로나 진단시약 판매를 통한 매출 상승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