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품귀 속 업계선 "원료에 부자재까지 올라 걱정"

기관지 확장 등에 사용하는 툴로부테롤 제제의 품귀 현상이 점차 심각해지는 모양새다. 유소아용 의약품이라는 점에서 처방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당 제제를 구할 수 없는 곳에서는 다른 제형의 다른 성분 제제로 막고 있다지만 이같은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천식과 기관지염 적응증의 툴로부테롤 성분 첩부제(패치)의 품절 현상이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있다.

톨로부테롤 패치제는 기도폐쇄성 장애로 인한 호릅곤란 등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기관지확장제다. 소아 천식을 비롯해 기관지염이나 폐기종 등에 쓰인다. 약을 잘 삼키지 못하거나 복용에 거부감이 있는 유소아를 위한 약으로 기관지염 등이 유행하는 환절기 등에 처방량이 늘어난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 국내에서 허가받은 제품은 80여 품목이지만 판매되는 제품은 이 중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확인 결과 이미 처방 및 조제를 위한 의약품 온라인몰에서는 해당 품목의 품절이 진행된 상황이다. 그나마 남아있는 품목 역시 재고가 10개 이하 수준이다. 그야말로 씨가 말라가는 상황이다.

업계의 중론은 툴로부테롤 문제가 코로나19 국면에서 이어지고 있는 원자재 수급으로 인한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특정 제품과는 무관함(출처=tesa Labtec GmbH)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특정 제품과는 무관함(출처=tesa Labtec GmbH)

소비자가 쉬이 보는 이른바 첩부제는 주성분과 린트포 혹은 비닐 계열 포, 부착을 위해 필요한 접착물질 등으로 이뤄진다.

문제는 해당 원자재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업체 입장에서는 제조단가가 증가했다. 여기에 떨어지지 않고 약을 스며들도록 하는 접착물질의 가격 역시 더욱 오르면 올랐지 코로나19 전으로 인하되지 않는 상황이다.

그나마 일반의약품이라면 가격 인상의 여지라도 있다지만 첩부재 1개당 보험약가 220~520원 수준으로 가격이 고정된 이들 제제는 그 가격을 감당하기 쉽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특히 원-달러 환율의 증가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나프타(휘발성 석유를 통칭하는 말로 석유화학 관련 소재의 기초 원료로 쓰임) 및 펄프가격 폭등, 회복되지 않는 선박 물류 비용 등의 영향이 환자 증가와 엉켜 부족사태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첩부제를 만드는 국내 A사 관계자는 "린트포를 비롯해 접착에 필요한 원부자재의 가격이 15% 이상 오른 상황"이라며 "전문의약품은 약가가 고정적인 상황이라 (생산 상황에 따라) 제품을 만들 때마다 마이너스를 감안하고 만들어야 할 수 있다"고 넌지시 전했다.

첩부제를 만드는 또다른 국내 B사 관계자 역시 "성분을 포함해 약 20%가량 (첩부제의) 원부자재 가격 상승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전문약 제조 업체가 이같은 수준의 비용을 감당하면서 만들기 쉬운 상황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처방 현장에서는 몬테루카스트 시럽이나 츄정(씹어먹는 제제) 등을 통해 부족사태를 해결하고는 있다지만 복약 편의성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있다고 전한다.

코로나19와 더불어 최근 독감 등이 급증하며 이들 증상을 가진 유소아 환자 역시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패치제가 더욱 필요하다는 볼멘소리도 있다.

한편 기관지질환자가 늘어나는 가을과 겨울 사이 비어버린 유소아용 의약품을 두고 업계가 제품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이를 해결할 방안이 당분간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 속 이번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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