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타 품목 생산 중단에도 건재?
"높은 약가, 쉬운 처방 전환…타 제제 생산 유도 요인 없어" 분석  

여성 갱년기 치료제 시장에 '티볼론' 성분 제제만이 달릴 수 있는 길이 깔리는 모양새다. 해당 성분 제제의 선전 속 타 제제의 공급이 더욱 요원해지는 이유에서다.

국내 성호르몬 제제 시장의 쌍두마차로 불렸던 다림바이오텍까지 일부 품목을 거두고 있는 상황인데, 업계 내부에서는 채산성 악화와 낮은 약가를 가진 이들 품목을 만들 요소가 부족하다는 반응이다.

지난 1일 업계에 따르면 다림바이오텍은 최근 의료기관 및 유통업체 등에 자사가 판매하는 '프레미나정(성분명 결합형에스트로겐) 0.3mg' 제제 제조를 중단, 남아있는 재고 소진 이후에는 당분간 추가 생산 계획이 없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회사 측은 생산 중단의 까닭을 '회사 사정'이라고 전했다. 

프레미나는 성선기능저하증을 시작으로 난소 기능 문제로 인한 저에스트로겐증, 질염, 갱년기 장애, 기능성 자궁줄혈, 골다공증 등의 증상을 포함해 폐경 후 유방암 증상 경감과 진행성 전립선암 증상 경감 등에 다양하게 쓰인다.

이 중에는 골다공증과 갱년기장애의 처방 비중이 제법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사가 제시한 기존 재고 소진 시점은 지난 10월 말 경으로 실제 이들 제품의 경우 의약품 온라인몰에서는 품절이거나 업체별로 10개 미만의 소량 재고만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미 다림바이오텍은 지난해 프레미나 0.625mg 제품의 생산 중단을 결정한 바 있다. 원료의약품 가격이 상승한 가운데 2021년 9월부로 정당 약가가 186원에서 144원까지 떨어지면서 채산성이 맞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문제는 제제 자체가 생산을 중단하고 있는 상황에서 허가가 남아있는 품목마저도 진입 시점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의료현장에서 처방되는 바이엘의 '프로기노바(길초산에스트라디올)' 등은 올해 물량이 풀렸지만 수급을 따라가지 못한 상태로 재고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고 JW중외제약의 '페모스톤'과 '페모스톤콘티정' 등은 쉬이 찾아보기 어려운 품목이 됐다.

또다른 대체제인 한국화이자제약의 '듀아비브(에스트로겐/바제독시펜)' 역시 지난해 품질 결함으로 유통업체 출하가 중지된 이후 현재까지 수급이 어려운 품목으로 남아았다.

업계에서는 이들 제제가 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현재 폐경 후 골다공증과 에스트로겐 결핍에 쓸 수 있는 티볼론 성분 제제가 더욱 위치를 단단히 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전한다.

한국오가논의 '리비알'은 코로나19 이후 여성 갱년기 증상 치료제 시장에서 홀로 달리고 있다. 여타 티볼론 성분 제제 역시 시장에서 성장세가 여전하다.

리비알만 해도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기준 2020년 100억원을 갓 넘겼지만 2021년에는 일부 물량 부족 등의 이유가 있었음에도 14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성장 이유는 2020년 말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수급이 원활치 않으면서 시작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나온 여타 갱년기 증상 치료제의 재고 부족 및 원료의약품 가격 인상으로 시장에서는 티볼론 제제가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티볼론 성분 제제의 처방 변경은 기존에도 쓰이고 있었지만 주기적 또는 연속적 복합 호르몬대체요법(HRT) 제제 중 약제를 변경해도 문제가 덜하다는 점이 주효했다. 여기에 낮은 질출혈과 유방압통 빈도, 성생활 개선 등의 효과까지 겹치며 꾸준히 인기를 끌었다.

해당 제제의 처방 상승세는 자연스레 의약품 품귀 현상을 불렀다. 하지만 리비알을 비롯한 국내 제약업계는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티볼론 제제의 수급에 성공했다. 그 이유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채산성이 있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 프레미나의 경우 정당 보험약가는 95원에 불과하다. 반면 티볼론 성분 제제 약가는 223원이다. 원료의약품의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한 개에 100원도 안되는 약을 만들기보다는 그보다 곱절 이상 비싼 약의 수급을 늘리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냐는 뜻이다.

한 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업계도 이익을 내는 회사이니 약가가 높고 처방을 쉽게 유도할 수 있는 품목에 힘을 쓰는 것이 맞지 않겠느냐. (비 티볼론) 제제를 만들 유도 요인이 없다"며 "상황이 크게 변하기 전까지는 업계 안에서도 티볼론 제제 수급에 더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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