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약가→배부름→신약개발 소홀→굶겨야, 논리는 허구
매출 총이익률 34.5% 유한의 신약 렉라자 신약개발 대견

국회 최재형 의원(국민의 힘)은 올해 보건복지부(복지부) 국감에서 복지부와 제약업계를 싸잡아 "제네릭 가격을 높이 책정한 것은 신약개발에 투자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는 점을 안다" "하지만 오히려 제네릭이 수익을 보전해 주는 만큼 굳이 위험성이 높은 신약개발에 투자할 의지가 상실되는 부작용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제네릭 약값이 해외 선진국과 비교해 지나치게 높다"며 "약가 인하를 통한 건보재정 절감과 신약 연구개발 투자의 확대 필요성이 있다"고도 했다.

국감 직전 발령받은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 역시 최 의원의 지적에 "공감하며 해외 대비 국내 제네릭 가격이 높으므로 단계적으로 낮출 방안을 찾겠다"고 화답했다.

'높은 약가로 인한 신약개발 의지 상실의 부작용 초래'라는 채찍(회초리)질과 '신약 개발 투자의 확대 필요성 제기'라는 업계와 복지부에 대한 책무와 당근 요구 그리고 '약가 인하를 통한 건보재정 절감'이라는 국민과 국가로부터 박수 받을만한 메시지(message)까지 한꺼번에 모두 던진 것으로 이해된다.

아직도 높은 제네릭 약가로 인해 배가 부르니 '헝그리(hungry) 정신'이 사라져 신약개발 의지가 발동되지 않으므로, 약가를 더 내려 허기지도록 만들어 신약개발 의지가 북돋도록 국내 제약사들을 몰아가야 한다는 논리로 해석된다. 보험약가 대폭 인하가 해법이라는 것이다. 

제네릭은 국내 제약사들이 먹고 살아가며 신약 연구개발에 소요되는 자금을 마련하는 주요 원천인데, 미래의 먹거리 창출 대상인 제약사들을 보살펴야 할 주무부인 보건복지부 조 장관이 그 약가 인하를 하겠다는 답변에 제약업계의 불안이 이만저만한 것이 아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추상같은 "네 죄를 네가 알렸다"는 취지의 최 의원의 지적에 "살려 주십시오"라는 읍소 이외 국가(정부와 국회) 권력에 맞설 방법이 없다는 점을 제약사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제네릭 약값이 얼마나 높아 신약 개발 의지까지 꺾일 정도인지 확인해 보기 위해 국내 제약사 매출 톱10과 일본 톱10의 매출액총이익률(총이익÷매출액×100)을 산출해 비교해 봤다. 

매출액총이익률(총이익률)에는 판매 가격이 고스란히 스며들게 되어 있어 제네릭 약가가 높으면 제약사 총이익률이 그만큼 더 높아지고 약가 수준이 낮으면 총이익률도 그에 따라 낮게 되는 것이 통상적이기 때문에, 제약사 총이익률의 높낮이는 업계 현장의 제반 사정이 반영된 제네릭 약가 수준을 판단할 수 있는 주요 지표의 하나로 삼을 수 있다.

매출액은 '판매가격×판매수량'으로 계산되고, 매출액총이익은 '(판매가격×판매수량)-매출원가'로 산출되기 때문이다.

매출액 톱10 중 셀트리온ㆍ삼성바이오로직스ㆍSK바이오사이언스 매출은 제넥릭과 거의 관련이 없으며 광동제약은 제네릭 외 매출이 절대적이므로, 분석의 성격상 4곳 제약사는 제외하고 매출액 후순위 제약사로 대체하여 분석했다.

위 [표]를 보면 한국 톱10 제약사들의 총이익률은 2021년 39.5%, 2020년 39.4%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제약사 톱10의 경우 각각 71.1%, 71.1%로 나타났다. 일본 제약사들의 총이익률이 한국 보다 약 2배 가까이(1.8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물론 이러한 차이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그 주된 것은 일괄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제네릭 약가 책정 제도와 시도 때도 없이 행해지고 있는 보험약가 인하 등 때문이라는데 이의가 없을 것이다.

국내 1위 유한양행의 지난해 2021년 매출액총이익률을 보면 34.5%에 불과했지만, 일본 1위 다케다는 작년 2021년 68.0%로 2배(1.97배)나 높게 나타났다.

이런대도 자타가 모두 공인하고 있는 한국 최고의 유한양행이 제네릭 약가가 높아 배가 불러 신약개발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까? 일본 '다케다'가 총이익률 68.0% 올릴 때 한국 '유한양행'은 34.5%의 배고픔을 참고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를 개발해 지금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대견하지 않은가. 

지금까지 직무상 확실한 증거 찾기에 골몰했을 국회 최재형 의원이 지적한 '제네릭이 수익을 보전해주는 만큼 굳이 위험성이 높은 신약개발에 투자할 의지가 상실되는 부작용도 낳고 있다'는 견해의 확증 근거는 무엇인지 참 궁금하다. 어떤 제약사들이 그러한 제약사인지 구체적인 사례도 함께 말이다.

최 의원은 먼 나라의 지난 5년간 미국(66개), 유럽(25개), 일본(6개) 그리고 중국(2개) 등에서 개발된 신약 숫자까지 파악해 국내 제약업계와 복지부의 비판 자료로 삼았으므로, 최 의원이 그동안 해 온 업무의 성격으로 봐 당연히 국내의 등잔 밑 상황도 파악했을 텐데, 그렇다면 유한양행을 비롯해 GC녹십자,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 HK이노엔, 제일약품, JW중외제약, 보령제약 및 동국제약 등의 신약과 기타 제품의 연구ㆍ개발 파이프라인(pipeline) 상황이 현재 어떠한 상태인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 봤는가도 되묻고 싶다.

그러한 자료(연구개발 파이프라인 및 투자비용 현황 등)는 마음만 먹으면 굳이 관련 기관을 다그치지 않고도 금감원DART에 들어가면 늦어도 제약사 당 5~10분 이내에 확인 가능한 것이니 말이다.

국회와 정부는 행여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잘못을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보험약가는 국내 제약사들의 목숨 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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