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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가뭄 고통받는 K바이오... 생태계 유지 위한 정부 지원 절실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바이오텍에 대한 투자 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상장 바이오텍의 기업 가치가 낮아졌고, IPO(기업공개) 문턱은 예년에 비해 높아지고 있다. 신약개발 리스크가 큰 상황에서 비상장 바이오텍에 대한 투자가 어려워지고 있다.

2년 전 바이오텍을 창업한 한 교수는 "바이오텍 옥석가리기에 어느 정도 동의하지만, VC(벤처캐피탈)의 신약개발 바이오텍에 대한 투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며 "적어도 국가 R&D(연구개발) 과제를 수주한 바이오텍은 최소한의 검증이 된 기업이다. 정부에서 이들 기업을 계속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과거 정부가 바이오 창업 붐을 유도했지만, 현재 바이오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정부가 관망하고 있다"며 "탄탄한 연구력을 보유한 대학교가 여럿 있다. 퍼주기식 지원은 반대하지만, 바이오텍에 대한 정부 투자가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약개발 바이오텍이 투자금을 받지 못하면, 결국 매출을 일으켜야 한다. 의약품 개발이 아닌 화장품 개발에 눈을 돌려야 한다"며 "바이오텍이 기존의 중소기업과 경쟁하는 것은 국가적 손해다. 정부기관과 VC(벤처캐피탈)가 손잡아 투자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VC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투자 상황에 대해 "투자사 입장에서 최근 펀드 결성이 쉽지 않고,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회수 역시 어려운 상태"라며 "확실히 잘 될 바이오텍에만 선별적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정말 강한 회사가 아니면 투자 유치가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직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못해 문 닫아야 할 바이오 기업이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약개발 바이오텍에 대한 투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제대로 된 매출이 없는 바이오텍 줄도산 문제를 정부가 왜 걱정해야 하느냐는 시각도 있다. 바이오텍 대표는 "(국내) 바이오텍이 망하면 일단 실직자들이 생긴다. 바이오 생태계가 무너지기 시작하면 수많은 실직자들이 발생할 수 있다"며 "CDMO(위탁개발생산), CRO(임상시험수탁기관) 생태계도 연쇄 반응으로 위기가 올 수 있다. 현재 국내 바이오 산업은 날갯짓을 펼치는 단계인 만큼 정부가 바이오텍이 비상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다수의 초기 바이오 스타트업 대표들은 하나같이 투자 유치가 너무 힘든 상황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위축되고 있고, 정부의 모태펀드 예산도 줄어들면서 바이오 업계는 깊은 한숨을 쉬고 있다. 현 정부는 바이오텍의 간절한 외침을 외면하지 말고 이들의 목소리에 반드시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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