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미녹시딜·알파트라디올 등 성분 다양
보령 6일 피나스테리드 성분 첫 스프레이 제형 국내 품목허가
휴메딕스·인벤티지랩·종근당·JW중외제약 등 주사제형 개발 중

먹거나, 두피에 바르거나 뿌리는 제형이 일반적이었던 탈모약 투여 경로가 장기 지속형 주사제로까지 확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 미녹시딜, 알파트라디올 성분을 탈모 치료제로 인정하고 있다. 이 탈모치료제들 중 두타스테리드를 제외하고 두피에 바르거나 스프레이로 뿌리는 형태의 제형이 개발된 상태다. 

(사진 왼쪽부터) 한국오가논 '프로페시아', GSK '아보다트'
(사진 왼쪽부터) 한국오가논 '프로페시아', GSK '아보다트'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는 주로 경구용으로 사용되며, 각각 오리지널 품목으로 프로페시아(한국오가논)와 아보다트(GSK)가 있다.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된 미녹시딜은 외용액 제형으로 두피에 발라 사용할 수 있다. 알파트라디올 역시 두피에 바르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이 두 성분 제제는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별도의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매 가능하다. 

보령 탈모치료제 핀쥬베
보령 탈모치료제 핀쥬베

기존 경구용 제제가 강세를 보이던 탈모 치료제 시장에서 보령은 지난 6일 세계 최초 스프레이 제형의 피나스테리드 탈모치료제 핀쥬베를 허가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핀쥬베는 체내 피나스테리드 혈중 농도를 경구 제제 대비 1/100로 낮춰 부작용 위험을 최소화하고, 탈모 효과는 유의미하게 유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는 올해 초 다국적제약사인 알미랄로부터 핀쥬베의 국내 판권을 사왔다. 

최근 핀쥬베의 허가가 주목받은 이유는 기존 탈모치료제들의 부작용 이슈가 꼬리를 물고 따라다녔기 때문이다. 

남성 환자의 경우, 피나스테리드는 △유방의 멍울·통증·분비물 △발기부전 △성욕감퇴 등 부작용이 보고됐으며, 두타스테리드는 △성기능장애 △소화불량 및 위장관 불쾌감 △두통 등이 유발될 수 있다. 알파트라디올은 미녹시딜은 △가려움증 △자극감 △소화기계 증상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임신 또는 가능성이 있는 여성은 남성 태아의 생식기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어 '5α-환원효소 억제제'로 작용하는 의약품들의 사용이 제한된다.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는 모두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DHT(다이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으로 전환시키는 5α-환원효소 억제제로 작용한다. DHT는 안드로겐 수용체와 결합해 모낭의 크기를 작용한다. 이에 따라 5α-환원효소 억제제는 탈모를 억제할 수 있다. 

알파트라디올 역시 5α-환원효소 억제제로 작용하는 반면, 테스토스테론을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라디올로 전환시키는 아로마테이즈(Aromatase)를 활성화해 탈모 진행을 막는다. 반면, 미녹시딜은 새로운 두피 혈관을 생성시키고, 모근세포를 활성화하며, 모공의 축소와 퇴화를 막는 작용기전의 탈모 치료제다.   

기존 제제들은 부작용과 더불어 매일 투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존재했다. 이에 최근 투여 편의성을 개선하기 위한 주사제들이 활발하게 개발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휴온스글로벌 자회사 휴메딕스는 지난 6일 '에피바이오텍'과 탈모치료제 공동개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을 통해 휴메딕스가 보유한 탈모치료제 아이템에 에피바이오텍의 기술을 접목해 '3D바이오프린팅 기술을 접목한 세포치료제' 등 다양한 유형의 탈모치료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에피바이오텍이 보유한 후보물질 EPI-001은 환자의 모낭을 채취해 분리한 모유두세포를 대량으로 배양한 뒤, 다시 환자에게 이식하는 탈모치료제로, 회사는 모유두세포를 고순도로 분리해 대량으로 배양하는 기술로 세포를 계속 배양(계대배양) 시켜도 모낭 형성능이 유지될 수 있는 조건 등에 대한 원천특허를 확보하고 있다.

마이크로플루이딕스 기반 약물전달시스템 개발 기업 '인벤티지랩'은 지난 7월 개발 중인 탈모치료 장기지속형 주사제 후보물질 IVL3001의 호주 임상 1상 시험을 완료했다. 회사는 이 약물을 1개월 또는 3개월에 한 번만 맞아도 되는 탈모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이 약물은 2020년 대웅제약과 공동개발 계약, 위더스제약과 생산 파트너링 계약을 체결한 파이프라인으로, 개발 과정에서 대웅제약은 임상 3상·허가·판매를, 인벤티지랩은 전임상·임상 1상·제품생산 지원 업무를, 위더스제약은 제품생산을 각각 담당한다. 3사는 2023년 국내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현재 펜실베니아 의대 피부과 연구팀과 탈모치료 후보물질 JW0061의 전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 약물은 탈모 진행 과정에서 감소하는 Wnt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시켜 모낭 줄기세포와 모발 형성에 관여하는 세포를 분화 및 증진시키는 작용 원리를 가진다.

2017년부터 펜실베니아 의대와 공동 연구를 진행해 온 JW중외제약은 2024년 1분기 임상 1상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 4월 두타스테리드 성분을 제형 변경한 주사형 탈모치료 후보물질 CKD-843의 임상 1상을 시작했다. 현재 40명의 임상 대상자를 모집해 진행 중이며, 내년 2월 종료 예정이다.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탈모증 질환 전체 진료인원은 23만 3000명 이었으며, 연간 2% 규모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탈모약 원외처방액 규모는 약 1300억 원이었다(유비스트 기준).

조남준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탈모증 질환의 발생 원인에 대해 "아직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유전적인 요인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으며, 그 외 스트레스나 면역 반응이상, 지루성 피부염에 의해 나타날 수 있다"며 "본인 스스로 머리카락을 뽑는 습관 또한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탈모는 유전 및 남성 호르몬이 원인이므로 근본적인 예방법은 없지만, 스트레스를 줄이고 규칙적인 생활과 균형 잡힌 영양 섭취가 탈모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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