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터뷰| 강영일 유한양행 약품사업본부 '디지털마케팅팀' 팀장

웨비나·사내교육에 머물지 않고, 자사 제품 라이브커머스도 자체 촬영
"디지털 마케팅 트렌드에 탑승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 활용"

기존 국내 제약사들이 홍보 영상 촬영 등 제한된 콘텐츠만 생산할 수 있던 스튜디오를 운영하던 것과 달리, 소규모 방송국 급 미디어 센터를 구축해 웨비나·온라인 학회·라이브커머스·간담회·사내교육 등 전사적 활용의 '좋은 예'를 보여주는 회사가 있다.

유한양행은 최근 '유한 미디어 센터'를 오픈했다.  
유한양행은 최근 '유한 미디어 센터'를 오픈했다.  

지난달 약 60평(200m2) 규모에 달하는 '유한 미디어 센터'를 오픈한 유한양행(대표 조욱제)이 바로 그 예다. 이 센터는 여러 인원이 참여해 방송을 진행할 수 있는 '스튜디오01'과 적은 수의 인원에 최적화된 '스튜디오02' 총 2개의 스튜디오로 구성된다. 

코로나19가 촉발한 팬데믹을 시발점으로 제약업계에 대면 업무에 제한이 생기면서, 비대면 마케팅·판촉활동 등을 진행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니즈(Needs)가 커졌다.

유한양행은 팬데믹 이전인 3년 전 디지털마케팅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약품사업본부 내 '디지털마케팅팀'을 신설해 선제적으로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해나갔다. 

사실 국내 제약사 중에서 규모를 떠나 스튜디오를 보유한 곳은 많지 않다. 다만, 보유한 업체도 자사 홍보 영상을 촬영하는 목적에 한정돼 활용하고 있으며, 다수의 회사가 외부 스튜디오를 대관하거나 외주를 맡겨 비대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히트뉴스는 강영일 유한양행 약품사업본부 디지털마케팅팀 팀장을 만나 유한 미디어 센터의 오픈 목적부터 특징 및 활용방안 등을 취재했다.

강영일 유한양행 약품사업본부 디지털마케팅팀 팀장
강영일 유한양행 약품사업본부 디지털마케팅팀 팀장

강영일 팀장은 유한양행에서 19년간 병의원·종합병원 영업, 마케팅 업무를 수행한 이 분야 베테랑이다. 순환기 ETC(전문의약품)인 '트윈스타'와 '트루셋'의 PM을 수행하기도 했다.     

그는 1년 전 디지털마케팅 팀장으로 발령돼, 본격적으로 유한양행 디지털 플랫폼 강화에 뛰어들었다. 이번에 오픈된 '유한 미디어 센터' 역시 디지털마케팅 팀이 관리하고 있다. 

회사는 기존에 스튜디오를 보유하고 있었다. 다만, 규모가 작아 신입사업과 MR(영업사업)의 ETC 온라인 교육 또는 웨비나 외 목적으로 사용하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었다.

강 팀장은 "회사 내부에서 스튜디오를 전사적 용도로 사용해보자는 니즈가 나오기 시작했고, 점점 그 수가 많아 졌다"며 "앞으로 코로나 상황뿐만 아니라 포스트 시대에서도 디지털 콘텐츠들이 많이 활용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강 팀장은 매주 유관 부서 직원들과 함께 회의를 가지며 스튜디오 설계부터 디자인까지 논의했다. 어떤 부분이 필요하고, 필요하지 않은 지 의견을 조율해 나가며 지금의 유한 미디어 센터를 구축하게 됐다.

'유한 미디어 센터'에서 웨비나 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유한 미디어 센터'에서 웨비나 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강 팀장에 따르면, 이 센터는 타 제약사 스튜디오와 규모와 시설 면에서 강점을 가진다. 

4K 급 전문 방송 촬영 카메라가 최대 8대까지 동시 운용 가능해, 8명까지 동시에 개별 화면에 잡아 방송을 진행할 수 있다. 방청객까지 상당 수 수용가능 하다. 

UHD 전자칠판은 판서를 하면서 강의를 진행할 수 있게 해 사내교육과 웨비나 등에 유용하다. 

강 팀장은 "기존의 교육은 PM들이 MR들을 대면으로 해서 교육하거나, PPT 위주의 녹화 영상을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수준이었다"며 "지금은 전자칠판을 이용해 교육을 진행하고, 임팩트 있게 영상을 편집해 짧고 보기 좋게 구성하고 있어 MR들이 가장 효율적으로 콘텐츠를 학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튜디오 배경엔 350인치 이상의 LED 플렉시블 라운드 디스플레이 스크린으로 영상의 질을 높였고, 5M 전동 크로마키 스크린을 설치해 실시간 가상 배경 편집 및 합성 촬영을 통한 라이브 커머스 활용이 가능케 했다.

그는 "유한 미디어 센터의 크기는 소규모 방송국 수준"이라며 "온라인 학회와 간담회까지 진행할 수 있는 규모의 스튜디오를 보유한 회사는 손에 꼽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 미디어 센터' 내에는 촬영되는 방송을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는 회의실이 존재한다.  
'유한 미디어 센터' 내에는 촬영되는 방송을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는 회의실이 존재한다.  

또한 "특목사업부 내 AHC(animal healthcare)팀과 생활유통사업부에서 기존 외주를 통해 진행하던 라이브커머스 촬영을 이제 이 스튜디오에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AHC팀은 촬영된 라이브커머스를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통해, 생활유통사업부는 네이버 쇼핑라이브, 카카오쇼핑라이브, 배민, 티몬 등 플랫폼을 통해 송출하고 있다. 

강 팀장은 유한 미디어 센터를 디지털 마케팅 트렌드에 탑승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 활용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현재 참여·공유·개방 플랫폼 기반의 Web 2.0 시대를 지나 초개인 맞춤 정보 중심의 Web 3.0 시대로 나아가고 있는데, 제약산업은 여전히 신문이나 방송처럼 일방적 정보 제공의 Web 1.0 시대에 머물러 있다"며 "디지털 마케팅의 트렌드 변화는 시대의 변화에 따른 것으로 현 기술에 발 맞춰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MZ세대를 뛰어 넘어 Z세대가 사회 주축이 되고 있는 현실에서 기존 마케팅 기법이 현재의 인식 수준에 따라가지 못하게 되는데 기존 마케팅의 디지털화 필수적"이라며 "궁극적으로 유한의 기존 마케팅 기법을 MR만이 소화시켜야 할 부분을 뺀 나머지 부분은 모두 디지털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유한 미디어 센터는 의사·약사·간호사 등 보건의료전문가들에게 대관 서비스도 진행할 예정이다. 보건의료전문가들은 대관 서비스를 통해 간담회·학회·유튜브 촬영 등 목적으로 스튜디오를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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