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마이크로바이옴으로 간담도 및 심혈관까지 영향 미쳐
폐에도 존재... 자가면역 뇌척수염 증상 완화 연구까지 관찰

인체 마이크로바이옴이 장내뿐만 아니라 간, 호흡기, 심혈관 등 여러 질환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지속해 발표되고 있다.

이원의료재단 김우진 부원장은 3일 BRIC 동향리포트를 통해 "장과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은 사람의 일생 전주기에 걸쳐 다양한 생리작용을 가지기 때문에 인체 여러 장기의 다양한 질환과 관련돼 있다"며 "간이나 심장 등의 장기와 단방향 또는 상방향의 커뮤니케이션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간담도질환에서 장내 미생물 연구가 활발한 병으로는 비알코올성 지방간(NAFLD), 알코올성 간질환(ALD), 자가면역성간염(AILD 등이 있다.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균형이 깨지는 경우 염증성으로 대사산물 패턴이 바뀌어 NAFLD, ALD, AILD에 이르게 된다.

출처: 인체 질병 관련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연구동향
출처: 인체 질병 관련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연구동향

NAFLD를(유병률 20-30%) 대상으로 행해졌던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는 환자군과 대조군의 분변을 대상으로 PCR이나 16s rRNA NGS를 통한 두 군간 장내 세균들의 빈도를 비교해 간 염증수치인 ALT가 개선 또는 간내 지방의 증감을 분석했다.

알코올성 간질환(ALD)의 경우 만성 음주에 의한 지방간이 섬유화가 진행되면서 간경화로 이어지는 병으로 동물실험 결과 ALD 환자의 대변을 germ-free mice에 투여했을 때 대조군에 비해 간의 염증이 심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심혈관질환과 관련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서 유래한 과다한 내독소, TMAO 등은 장기적으로 관상동맥질환과 심부전으로 이어진다.

출처: 인체 질병 관련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연구동향
출처: 인체 질병 관련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연구동향

미국 오하이오주 Cleveland 의대의 Hazen박사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적색육이나 유제품을 섭취해면 대사를 거쳐 생기는 여러 아미노산 합성이 이뤄지지만 장내 세균 대사작용에 의해 (TMA)으로 되고 간에서 TMAO로 바뀌면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위험인자 역할을 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이 다른 장기보다 직접적으로 작용한다. 수는 적지만 호흡기에서도 마이크로바이옴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네이처에 실린 폐 마이크로바이옴 논문에 따르면 마우스 EAE(자가면역 뇌척수염) 모델에 항생제인 neomycin 저용량(1mg)을 폐 특이적으로 처리해 폐 마이크로바이옴을 변화시켰을 때 뇌신경계의 EAE 증상이 거의 완화되는 것을 관찰했다.

네오마이신 처리에 의한 폐 마이크로바이옴의 변화는 폐에 존재하는 T면역세포의 활성화 또는 증식이나 뇌의 침투를 위한 이동 능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나 뇌신경계 내에서의 T 면역세포의 증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돼 폐 마이크로바이옴이 EAE에 미치는 영향은 폐 자체가 아닌 뇌신경계 내에서의 면역활성을 조절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마이크로바이옴은 소화관, 피부, 호흡기, 생식기에 걸쳐 분포해 간, 심장, 폐 외에도 대사, 비뇨기계, 피부, 산부인과질환 등 다양한 질환과 연관돼 있다.

김우진 부원장은 "각 질환별로 다양한 연구가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다. 다만 대상질환 별로 연구 진도나 발전 상황은 다를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앞선 성과를 바탕으로 개선된 연구설계나 연구방법 도입의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서 많은 과실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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