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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진료, 산업 생태계는 만들어지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디지털 전환 을 주제로 열리는 세미나, 강연, 토론회 등 서두는 디지털 헬스케어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것이다. 이를 전제로 등장하는 디지털 치료기기, 비대면 진료 등은 핵심 산업으로 조명되며 이를 도입할 전략과 해외 사례, 한계와 대책 등이 논의된다.

그중 비대면 진료는 디지털 헬스케어의 시작, 혹은 핵심으로써 언급되는데, 실제로도 야당은 입법안(최혜영, 강병원 의원안)을 내놓고 있으며, 현 정부는 정책공약집에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직접 언급하고있다.

그렇지만 최근 상황은 비대면 진료 자체 논의는 멈춘채, 비대면 진료 중개업체들의 행태만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달 28일 한시적 비대면 진료 중개 플랫폼 업체 가이드라인은 업체의 행위를 기존 환자-의사-약사 간 이뤄지는 비대면진료에 편의를 제공하는 정도로 제한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자본과 기술, 인력이 투자되며 비대면 진료에는 생태계가 만들어지기 시작했지만, 업체들은 비대면 진료가 대면 진료가 제도화 될 때까지 최소한의 서비스로 버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보건당국은 연방관보를 통해 비대면 진료(원격의료) 규제 프레임 일부를 공개했다. 핵심적인 것은 기존 대면진료 과정을 비대면으로 전환하는 행위를 넘어 대면진료와 연속성을 가지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원격의료 관련 업체와 원격의료 시장 진입을 목표료 하는 기업들은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업무협약(MOU)을 통해 단순한 비대면 진료를 넘어 특화된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아직도 회자되는 빅딜인 원격의료 업체 텔라닥의 만성질환 원격 관리 기업 리봉고 164억 달러 인수,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의 의료 서비스 업체 원메디컬 39억달러 인수 등을 통해 만성질환에 조첨을 맞춘 지속가능한 원격 관리 서비스 제공 및 글로벌 전자상거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의료·의약품의 원격 서비스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이는 국내 상황도 다르지 않다. 비대면진료 중개 플랫폼 닥터나우는 지난 4월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운동, 상담, 관리) 스타트업인 부스터즈 컴퍼니 인수로 비대면 진료 서비스 고도화에 나섰다.

그렇지만 비대면 진료 도입 목적이나 진행상황 등에서는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국정과제에 명시된 도입 취지는 의료취약지 등 의료사각지대 해소 및 상시적 관리가 필요한 환자 관리이며, 이는 한시적 비대면 진료 시행 초기에 강병원, 최혜영(더불어민주당)의원이 각각 발의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

보건의료제도 법제화에 필수적인 전문가 의견 조율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보건복지부는 비대면 진료 제도화 논의를 위해 '보건의료발전협의체' 산하 단체로 '비대면 진료 협의체' 구성을 계획했으나, 이뤄지지 않고있으며 최근 보건의료발전 협의체는 중개 플랫폼 가이드라인 논의 정도를 진행했다.

단일보험, 의약품과 의료행위 특성상 보건의료시장은 규제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규제에 따라 산업계에는 진입장벽이나 제약이 되기도 하지만 산업을 풀어갈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되기도 한다.

지금 우리나라 비대면진료와 관련 산업에는 '한시적', '중개'라는 제약이 걸려있다. 전문가 의견 청취 및 국민 공감대 형성을 통해 비대면 진료관련 업계와 사용자가 상생할 수 있는 제도화 논의에 속도를 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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