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신약 약가우대, 다국적 제약사 특혜·국민 약가 부담 초래"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이하 '건약')가 글로벌 혁신신약 약가우대제도는 다국적 제약사에게 특혜를 제공하는 것으로, '약가 우대 잔치'로 비유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지난 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FTA 개정 협상에 따른 글로벌 혁신신약 약가우대제도 개정안을 내놓은 바 있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WHO 필수의약품 또는 국가필수의약품을 수입하거나 생산하는 기업의 혁신적인 신약은 약가 우대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건약은 9일 성명서를 통해 "심평원이 이번에 개정하겠다고 하는 약가 우대 제도는 지난 2016년 보건복지부의 '7·7 약가제도 개선안'에서 시작한다. 당시 정부는 국내 혁신형 제약기업 등이 생산한 약제의 경우 대체약 최고가보다 10%까지 약가를 높여줬다. 미국은 이 제도가 차별적인 요소라고 보고 개정을 요구해왔으며 그 결과물이 이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시민사회단체는 제약산업의 발전을 위해 건강보험 재정을 갉아먹는 약가우대정책에 강력하게 반대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제약 산업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국내 제약사에게 우대를 강행했다가 결국 다국적제약사에게 발목이 잡혀 특혜를 전면 확대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건약은 "이 개정안이 약가 우대 대상 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기업요건과 제품요건을 살펴보면 우선 기업 요건의 경우, 필수의약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라고는 하나 WHO 필수의약품 범위가 워낙 광범위해 대다수 다국적 제약사가 포함될 확률이 아주 높다"고 주장했다.

건약의 주장에 따르면, 제품 요건의 경우에도 미국이나 유럽에서 신속 허가를 받은 희귀질환치료제나 항암제 등을 의미해 이 또한 다국적 제약사에게 해당하는 사안이다. 

건약은 "건강보험재정과 국민의 주머니를 털어 국내 제약사를 발전시켜보겠다던 정부의 허황된 꿈은 결국 다국적 제약사의 배만 불려주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건약은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환자치료에 필수적인 치료제들은 이미 경제성 평가 면제, 위험분담제도 등 국내 제도 내에서 충분히 보상받고 있다"며 "최근 항암제 약제비 증가속도는 다른 질환 약제비보다 2배 이상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혁신신약이라는 이름으로 특례를 추가한다는 것은 국민에게 더한 부담을 지우겠다는 말"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건약은 "국민 돈은 눈먼 돈이 아니다. 더 이상의 제약사 특혜, 약가 우대 잔치를 멈출 것을 정부에 강력하게 요구하는 바"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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