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미세먼지 등으로부터 국민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해 폐기능검사를 국가검진항목에 추가하고, 만성호흡기질환 교육상담료 수가를 신설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서산태안)은 지난 7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경제부처 부별심사에서 “미세먼지로 인한 국민적 불안감이 커져만 가는데도 보건복지부는 호흡기·폐질환 예방과 조기검진체계 구축에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규정한 1급 발암물질로 폐기능을 떨어뜨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의 호흡기 질환의 발병 위험을 증가시킨다”며 “특히 우리나라는 OECD의 대기오염에 의한 조기사망률 1위 국가가 될 것이라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COPD에 대한 국민적 인식 부족으로 조기 진단이 잘 되지 않고 중증일 때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건보재정을 악화시키는 등 사회경제적 손실이 매우 크다”고 했다.

실제 OECD 자료를 보면, 지난 25년간 OECD 국가들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15um/m³로 낮아지는 동안 우리나라는 29um/m³로 높아져 2060년이 되면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률이 OECD 회원국 중 1위가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국내 조사결과에서도 COPD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인 고혈압의 1인당 사회경제적 비용보다 10배 가량 많으며, 연간 총 1조 4천억원이 넘게 손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내 환자수가 340만명이나 되는데도 병원 진단율과 치료율은 각각 2.8%, 2.1%에 불과해 대표적인 무관심 질환으로 평가받고 있다. COPD는 전 세계적으로는 약 2초에 한명꼴로 사망자가 나올 만큼 심각한 질환으로 알려졌다

성 의원은 “COPD 등 만성기도질환은 외래에서 효과적으로 진료가 이뤄지면, 질병 악화와 입원을 예방할 수 있는 외래 민감성 질환이다. 외래에서 꼼꼼히 질환을 관리하고 치료하는 등 교육 상담이 제 때 진행되면 질병 악화를 막고, 건강보험 재정 악화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성기도질환 교육상담료 수가 신설을 촉구하고 관련 정책토론회를 열었는데도, 복지부는 올 하반기에 추진하겠다고 확정만했지 여전히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성 의원은 또 “폐기능은 한번 악화되면 돌이킬 수 없어 조기진단체계 구축이 매우 중요한 만큼 폐기능 검사를 국가건강검진에 포함시켜야 할 필요성이 크고, 국민들이 매일같이 미세먼지로 인한 고통과 불안을 호소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 그런데도 보건당국은 행정적 처리, 예산 등의 이유로 질질 끌고만 있다”고 했다.

실제 폐기능 검사 국가건강검진 항목 도입은 질병관리본부 등이 2010년부터 논의를 시작했지만 여전히 연구 추진 및 검토 계획 단계를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미 연구용역을 통해 폐기능 검진의 효과성이 확인됐고, 국가건강검진원칙에서 타당성 기준으로 삼는 유병율, 사망률, 비용대비 효과, 조기발견 치료 가능성 등을 모두 충족한다는 자료도 이미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성 의원은 “미세먼지가 이슈가 될 때만 반짝 대책을 내놓을게 아니라 국민 건강권 보호라는 최우선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만성기도질환 교육상담료 수가 신설과 폐기능검사 국가건강검진 포함 등 복지부 차원의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관련 예산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월 ‘폐기능 검진의 효과성 관련 연구’ 보고자료를 통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3대 주요 사망원인에 해당되는 질환으로, 인구 노령화와 함께 COPD 유병률이 증가하면 국민의 삶이 저하되고, 사회경제적 질병부담이 증가한다며, COPD 환자의 폐기능은 다시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예방을 위해 폐 건강 여부를 정기적으로 측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