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터뷰 | 김한조 스탠다임 합성연구소장

지난해 판교 합성연구소 신설...AI 신약개발 연구에 집중
ASK, BEST 플랫폼 통해 글로벌 바이오텍과 파트너링 추진

"진짜 신약으로 출시돼 사람들의 삶을 바꿔내는 약물이 스탠다임으로부터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스탠다임이 만들어낸 수많은 씨앗 중에 그런 꽃이 피어나는 날이 오길 꿈꿉니다."

김한조 스탠다임 합성연구소장은 HK이노엔 신약연구센터를 비롯해 다양한 연구소에서 15년 동안 신약개발 연구원의 길을 걸었다. 제약사에서 풍부한 신약개발 경험을 쌓은 김한조 소장은 지난 2019년 AI 신약개발 스탠다임에 합류했다.

스탠다임은 '상업화 가능한 후보물질을 지속적으로 창출한다'는 미션 아래 구성원 모두 AI 신약개발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규타깃을 발굴하는 ASK 플랫폼과 신규물질을 생성하는 BEST 플랫폼을 바탕으로 파이프라인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탠다임은 지난해 11월 판교에 합성연구소(Wet Lab)를 신설해 신약 후보물질 연구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히트뉴스는 판교 합성연구소를 이끄는 김한조 스탠다임 합성연구소장을 만났다.

김한조 스탠다임 합성연구소장
김한조 스탠다임 합성연구소장

 

스탠다임에 합류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나요? 언제부터 AI 신약개발에 관심을 기울였나요?

"AI(인공지능) 신약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두 가지 일이 있습니다. HK이노엔에서 연구원으로 인공지능 신약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였습니다. 당시 AI 신약개발 기업과 과제를 한번 진행했는데, 인공지능이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결과를 뽑아낸 것을 확인했습니다. 인공지능이 사람이 생각하지 못하는 새로운 답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

한국제약바이오협회서 인공지능 신약개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을 때, TF 일원으로 합류했습니다. TF 멤버들과 2019년 초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인공지능 신약개발 콘퍼런스에 참석했습니다. 약 150명에서 200명 정도 참석하는 작은 규모의 행사였는데, 참가한 사람들이 하루 종일 이야기하는 학회서 굉장히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국내 제약사들이 인공지능 신약개발에 갈팡질팡하고 있을 때, 당시 학회에 참석한 글로벌 빅파마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해외서 인공지능 신약개발이 활성화되고 있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 무렵 스탠다임과 연구협약에 대한 얘기를 나눴습니다. 스탠다임 멤버들은 AI 신약개발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가득했습니다. 구성원에 대한 신뢰가 생겼고, 지난 2019년 6월 스탠다임에 합류했습니다."

 

합성연구소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스탠다임 합성연구소 내부 전경
스탠다임 합성연구소 내부 전경

"합성연구소에서 하는 일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우선 저희 과제에서 필요로 하는 합성을 실제로 진행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스탠다임은 많은 CRO(임상시험수탁기관) 업체를 통해 합성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 합성연구소에서 일을 진행할 때 속도가 더 빠른 경우도 있습니다. 회사 자체적으로 빠르게 일을 추진할 때, 내부에서 합성을 합니다. 저희가 필요한 화합물을 합성하기도 합니다. 연구소에서 수행하는 일 중 20~30% 부분을 차지합니다.

나머지 70~80%의 일은 오래된 데이터를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실험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옛날 데이터를 해석하려면 완전히 디지털화된 최신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최신 실험 데이터를 통해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의 차이를 알아내 직접 실험해보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실험 데이터의 목적은 실험 데이터를 통해 옛날 수백만~수천만 건의 데이터를 이해하는 렌즈를 만드는 것입니다. 여기서 진짜 좋은 데이터를 뽑아내고, 이를 통해 AI 모델을 만들어 남들이 하는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좋은 데이터를 분별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딥메터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합성 데이터를 관찰할 수 있어 합성 실험의 효율화를 도모할 수 있다.
딥메터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합성 데이터를 관찰할 수 있어 합성 실험의 효율화를 도모할 수 있다.

아울러 최근에는 영국 소재의 디지털 화학 기업 '딥메터(Deepmatter)'와 협업해 더욱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합성 연구를 도모하고 있습니다."

 

올해 합성연구소의 목표에 대해 말해주세요.

합성연구소의 합성 실험
합성연구소의 합성 실험

"올해 합성연구소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반응 데이터베이스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반응 데이터베이스를 이해해 얻게 되는 효과는 연구원이 직접 디자인한 화합물을 AI 모델로 빠르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에 있습니다. 반응 데이터베이스를 이해하고, 디자인한 화합물을 만드는 것이 쉬운지 혹은 어려운 지를 명확하게 판단하는 일에 집중하겠습니다."

 

현재 합성연구소의 인력 현황 및 연구문화는 어떻게 되나요? 연구원 간 오픈 디스커션은 활발한가요?

김한조 합성연구소장이 스탠다임의 합성 실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김한조 합성연구소장(사진 오른쪽)이 스탠다임의 합성 실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현재 저를 제외하면 다섯 명의 연구원이 일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박사급 인력이 세 명, 석사급 인력이 두 명 있습니다. 합성연구소의 연구문화는 스탠다임 본사의 연구문화와 동일합니다. 스탠다임은 디스커션을 중요시 여기는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원들도 본사 직원들과 많은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월요일 오전 합성연구소에서 본사 직원들과 같이 일을 진행하고, 수요일에는 연구소 인원이 본사에 가서 일을 합니다. 이렇게 정기적으로 서로 다른 미팅을 하면서 소통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스탠다임은 ASK, BEST 등 우수한 AI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향후 비즈니스 모델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스탠다임이 만들어낸 씨앗(파이프라인) 중에 일부는 꽃(신약 탄생)을 피워봤으면 좋겠습니다. 최소한 한 두개는 꽃을 피워봤으면 좋겠고, 가장 만나고 싶은 비즈니스 파트너는 우리 씨앗을 가져가서 꽃을 피우는 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분들입니다.

이런 파트너들이 눈여겨 볼만한 파이프라인을 개발하는 것이 스탠다임의 목표입니다. 결국 발굴된 씨앗이 꽃을 피웠을 때, 그 꽃이 저희에게 이익을 제공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희 비즈니스 모델은 가능한 많은 씨앗을 만들어 여러 기업에 씨앗을 많이 뿌리는 것입니다."

 

SK케미칼, HK이노엔, 밀너연구소 등과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이들 기업과 협업하게 된 이유를 알려주세요.

"SK케미칼은 스탠다임의 전략적 투자자입니다. SK케미칼 측에서 스탠다임의 기술과 파이프라인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SK케미칼과는 전략적인 동반자 관계인 것 같습니다. 현재 다양한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HK이노엔과의 협업은 전임상 후보물질을 선정하는 단계에 와 있습니다. 굉장히 밀접하게 협업하고 있습니다. 함께 개발 중인 공동 소유의 파이프라인이 있기도 하고, HK이노엔은 ASK플랫폼에서 추출한 수준의 신규 타깃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양사가 밀접하게 서로 연구할 수 있는 과제가 있다는 점에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이외에도 한미약품, 삼진제약 등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영국은 바이오와 AI를 결합한 분야에서 엄청난 이노베이션이 일어나고 있는 곳입니다. 한남식 케임브리지대 의과대학 밀너연구소 AI 연구센터장은 그런 이노베이션의 중심에 있는 분입니다. 한남식 센터장과 파트너십을 구축해 현지 네트워크 활용, AI 신약개발 자문 등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스탠다임은 영국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영국은 AI 신약개발 연구에 적합한 환경인가요?

"영국 케임브리지는 대학 도시입니다. 케임브리지 대학교가 도시의 중심입니다. 도시의 모든 것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ASK 플랫폼을 개발한 구희정 박사가 영국법인서 일하고 있고, 현재 연구원을 채용 중입니다. 8월부터 영국 현지 인력이 본격적으로 일을 할 예정입니다."

 

합성연구소에서 구성원들과 어떻게 성장하고 싶나요? 스탠다임이 AI 신약개발 분야에서 어떤 기업으로 기억되길 바라나요?

"스탠다임이 다른 회사보다 굉장히 좋은 환경에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 구성원들의 성장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최근 트렌드인 인공지능 신약개발을 처음부터 끝까지 내부에서 다 살펴볼 수 있습니다.

연구원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뭘 해야 되는지 알 수 있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발전의 기회를 통해 다른 제약바이오 기업에서 찾을 수밖에 없는 파이프라인을 발굴하겠습니다. 저를 포함한 구성원 모두 그런 비전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스탠다임은 스탠다드(Standard)와 패러다임(Paradigm)의 합성어입니다. 스탠다임이 신약개발 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회사로 기억됐으면 좋겠습니다."

 

김한조 합성연구소장은

□ 학력
ㆍ연세대학교 화학과 학사
ㆍ연세대학교 유기화학 석사
ㆍ연세대학교 유기화학 박사

□ 경력
ㆍ2019.06 ~ 현재 스탠다임 이사(합성연구소 소장)
ㆍ2015.11 ~ 2019.06 HK inno.N 신약연구센터 수석연구원
ㆍ2012.10 ~ 2015.10 이큐스앤자루 연구소장
ㆍ2011.10 ~ 2012.09 프라즈마디티 기획팀장
ㆍ2009.10 ~ 2011.09 싱가포르국립대학교 리서치 스탭
ㆍ2004.09 ~ 2009.09 (사)분자설계연구소 신약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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