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벤처, 파트너링 부스 찾아다니며 전쟁아닌 전쟁
한 회사,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려 간절한 마음으로 활동
라이선스 아웃과 공동연구 개발 투 트랙으로 파트너사 물색

[샌디에이고= 이현주 기자] 샌디에이고에서 4일간 일정으로 진행된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 2022'가 어느 덧 막바지다.

전 세계 바이오업계 교류 장이라고 불릴만큼, 60여개국 이상 8000여 바이오기업이 참가했다. 바이오USA를 CDMO 데뷔 무대로 삼은 롯데바이오로직스와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한 대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일찌감치 주목 받았다.

이들 대기업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혁신 신약개발 한가지 목표만 바라보고 질주하는 바이오벤처들은, 코로나19 3년만에 대면으로 개최되는 바이오USA 현장을 '발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녔'다." 한 회사라도 더 만나기 위해, 한 사람의 네트워크를 연결하기 위해 마지막 힘을 짜내 숨가쁜 일정을 그야말로 완수하고 있는 중이다. 

파트너링 부스에서 업체간 주어진 미팅 시간은 단 30분. 최대한 홍보하고 상대방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1분이라도 허투루 쓸 수 없다.
파트너링 부스에서 업체간 주어진 미팅 시간은 단 30분. 최대한 홍보하고 상대방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1분이라도 허투루 쓸 수 없다.

에이피트바이오(APITBIO) 윤선주 대표는 "파트너링 부스를 찾아다니며 전쟁아닌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오USA에 참가한 바이오벤처들의 일정은 오전 7시부터 시작돼요. 숙소 조식제공이 오전 7시 30분부터라면, 밥도 못 먹고 부랴부랴 나와 미팅을 하는 거죠. 한 회사라도 더 만나고 가야하니까요."

"부스를 통해 참가한 회사가 아니라면 파트너링 장소를 이용해야 하는데, 주어진 미팅 시간은 30분입니다. 둘러보면 1~2분이라도 허투루 흘려보내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넓은 전시장을 뛰어 다니면서 미팅 파트너사에 맞춰 컴퓨터를 세팅하고 있는 회사들이 다수에요."   

마이크로니들 주사를 개발하는 바이오벤처 쿼드메디슨 직원들은 오후 3시가 다되어서야 한숨 돌리며 샌드위치로 끼니를 대신하고 있었다. 

"바이오USA는 처음 참가하는데, 미팅 응대를 하다보니 끼니를 놓치는 때가 많죠. 하지만 관심을 보이는 분들에게 회사와 제품을 알리고 다음 미팅을 기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번 참가 목표인 만큼 힘든 줄 모르겠어요."  

디어젠은 암젠, BMS, 존슨앤드존슨 등 빅파마와의 자리는 물론 유럽 출장에서 미팅을 팔로업하는 자리도 가졌다. 

"첫날, 이튿날은 너무 바빠서 숨 돌릴 틈이 없었지만 줌으로 하는 것보다 얼굴을 보며 대화하면 서로의 니즈를 조금 더 파악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글로벌 니즈를 알아가는게 궁극적인 목적이고, 장기전으로 보고 미팅하는 것이 다수에요. 다만 지난 스위스 출장에서 만났던 회사들을 팔로업하는 미팅도 일부 있었어요."

 

"라이선스 아웃이 목표였던 예전과는 다르다...투트랙 전략"   

참가자들이 바빠진 이유는 더 있다. 라이선스 아웃도 목적이지만, 공동연구를 할 수 있는 파트너사를 찾기 위해 투트랙 전략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벤처 한 대표는 "과거에는 무조건 라이선스 아웃을 위해 참가했다면 이번에는 투 트랙 전략으로 왔습니다. 라이선스 아웃에 공동연구 개발을 할 수 있는 파트너사를 찾는 것이 추가된 것이죠. 2가지 자료를 만들어 각각의 목적에 맞춰 미팅을 하다보니 더 바쁠 수 밖에 없어요."라고 말한다.

우리 기술만 의지하기 보다 공동연구 개발을 통해 서로의 기술력이 함축되면 투자 비용도 절감할 수 있고 성공 가능성도 높아지며, 베네핏을 세어할 수 있어 윈윈이기 때문이다.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 개발 주력회사인 루다큐어 김용호 대표도 인상적인 미팅 사례를 전한다.

"얼리 스테이지 임상이어서 브리핑을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관심을 표명하는 곳이 있었어요. 오히려 초기단계에 공동연구를 참여할 수 있을지 살펴보려는 곳도 있다는 것인데, 이 또한 기회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글로벌 회사는 규모와 단계에 따라 비즈니사가 다 다르다보니 특색이 있더군요. 이번 바이오USA에서 '내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라는 자극을 받기도 했고, 다음 참가할 때는 전략을 잘 세워서 와야겠다는 다짐도 하고 있습니다."  

미팅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간 바이오벤처 대표들, 직원들은 잠들지 못한다. 그날 미팅을 복기하며 논의됐던 사안과 업데이트 해야 할 일을 정리하고 또 전략을 짜야하기 때문이다. 

발표 세션이 무엇이 있는지 체크하고, 파트너링이 일정이 잡혔다면 그 회사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홈페이지를 찾아 조사하는 등 준비도 한다. 부족한 시간을 나노단위로 아껴쓰는 바이오USA 참가자들의 하루는 마지막 날을 향해 흘러가고 있고, K바이오의 아침은 한걸음 더 다가오고 있을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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