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 바이오 벤처 투자 트렌드 4 가지
"매출, 밸류에이션 조정, 자금관리 강화, 회수 채널 다변화"

"신약개발은 당연히 실패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의 영속성 측면에서 단일 파이프라인을 보유하는 것보다 후속 파이프라인을 확보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만약 첫 번째 파이프라인이 임상단계서 실패하더라도 기업을 영속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지수 BNH인베스트먼트 전무

강지수 BNH인베스트먼트 전무는 14일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이사장 홍성한)에서 주최한 '2022년도 제1회 제약·바이오 사업개발 전략 포럼'서 이같이 밝혔다.

강지수 BNH인베스트먼트 전무는 "지난해 벤처투자는 7조6000억 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며 "벤처펀드가 커지면서 대형화 및 일부 ICT 서비스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유치됨에 따라 기업당 투자금액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업종별 투자금액을 살펴보면 ICT 서비스, 유통·서비스, 바이오·의료 부문이 톱3에 해당한다.

강 전무는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의 투자 수익률은 굉장히 안정적이다. 바이오·의료 분야는 지난 10년 간 꾸준히 수익배수 톱3를 유지한 유일한 업종"이라며 "기술특례상장 활성화 이전(2018년 이전)에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경향은 미국 벤처 투자 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강 전무는 "10배 이상의 수익이 나는 딜의 구성을 봤을 때, 전체적으로 바이오가 수익을 내는 비중이 훨씬 높다"며 "10개 이상의 바이오 벤처에 투자했을 때, 4개 이상의 회사는 괜찮은 수익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10배 이상의 수익이 발생하는 딜의 비중을 살펴보면 바이오가 13%를 차지하는 데 전체 VC의 비중은 약 6%다. 13%의 바이오 딜이 총 수익의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술특례상장 심사 기준이 점점 깐깐해지고 있다.
기술특례상장 심사 기준이 점점 깐깐해지고 있다.

올해 국내 바이오 벤처는 기술특례상장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강 전무는 "당분간 기술특례상장 제도가 깐깐하게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강지수 전무가 본 비상장 바이오 투자 트렌드 

1. 매출, 매출, 매출
2. 밸류에이션 조정
3. 자금관리 강화
4. 회수(Exit) 채널 다변화

강화된 기술특례상장의 벽을 넘기 위해서 사업성을 입증하는 것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즉 바이오 벤처가 매출을 일으켜야 한다는 의미다.

바이오 벤처는 유의미한 L/O를 통해 매출을 일으켜야 한다.
바이오 벤처는 유의미한 L/O를 통해 매출을 일으켜야 한다.

매출의 중요성을 강조한 강 전무는 "라이선스 아웃(L/O)이 중요하다. L/O는 거래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예상할 수 없는 변수가 많고, 마지막 순간에 딜이 깨지는 경우가 있다"며 "시리즈C 단계에 있다면 L/O 텀 시트(Term Sheet) 정도가 나와있어야 한다. 미리 텀 시트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 전무는 "텀 시트를 받으려면 이전 단계부터 커뮤니케이션을 지속해야 한다"며 "IPO(기업공개) 시점에 L/O는 필수라고 여겨진다. 현재 L/O 자체보다 계약금 상대가 누구인지, 선급금(Upfront)이 얼마인지 등의 여부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바이오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하면서 바이오 전문 VC가 아닌 크로스오버 투자자 및 개인들의 관심이 저하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밸류에이션(Valuation)을 조정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강 전무는 "프리 IPO, 시리즈C 단계의 바이오 벤처는 물론 초기 단계의 기업에도 투자금이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비상장 바이오 벤처에 유입되는 자금 자체가 체감상 60~70% 정도 줄어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2018년 이후 기술특례제도로 상장한 신약개발 기업들의 현재 평균 시가총액은 약 3500억 원 정도다.

바이오 벤처는 앞으로 자금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바이오 벤처는 앞으로 자금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바이오 벤처는 생존 전략을 찾기 분주하다. 그는 "자금을 준비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최근 바이오 기업들이 많이 생기면서 인력확보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며 "인건비 증가, 코로나19와 물류대란으로 각종 비용 등이 증가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비용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 전무는 "인력을 최소한으로 뽑고,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부터 선택과 집중을 해서 진도를 빼야 한다"며 "지분율 희석 없는 자금조달 방식도 중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정부과제 수주다. 과제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술특례상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포트폴리오의 다변화가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강 전무는 "바이오 기업의 회수가 IPO(기업공개) 밖에 없었는데, 국내서 M&A(인수합병)가 활성화되길 기대해 본다"고 했다.

바이오 벤처 투자 전망에 대해 그는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단기적으로 상장 리스크 및 밸류에이션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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