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 이현주] 13일(현지시각)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BIO USA) 2022에는 60여개국이 넘는 나라 3000곳이 넘는 업체가 참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유바이로직스 등도 단독부스를 마련하고 BIO USA에 참전했다. 한국바이오협회와 KOTRA에서 마련한 한국관에 부스를 설치한 곳도 13곳이다. 첫 날 컨벤션 안팎에서 만난 바이오人의 인상적인 말을 정리했다.    

 

바이오 USA 2022의 키워드는 'Welcome back'

브릿지바이오 Pavel Printsev BD 디렉터는 올해 BIO USA 키워드를 '웰컴백'이라고 압축했다. 

코로나19로 3년만에 대면으로 열린만큼 바이오USA에 세계 각국의 바이오업체들이 모여 서로 니즈에 맞는 파트너를 찾는데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줌을 통해 온라인으로 회의를 할 수 있지만, 70%를 차지하는 말과 함께 중요한 것이 30% 비중의 톤, 바디랭귀지, 분위기 등이라는 게 Pavel 디렉터의 생각이다. 

비슷한 이유에서, 아이씨엠 명제혁 사장도 BIO USA 2022의 키워드는 '오랜만'이라고 전했다. 

CDMO, 신뢰의 비즈니스

CDMO는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과 위탁개발(CDO)을 함께 일컫는 말로, 이번 BIO USA 2022에서는 CDMO 업체가 단연 눈에 띄었다. 론자와 후지필름, 카탈란트, 우시(Wuxi) 등 글로벌 CDMO 기업을 비롯해 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등이 부스를 차렸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부스 비용이 6억원으로 알려지면서, 그 보다 메인스테이지에 가까운 곳을 차지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부스 비용은 10억원을 웃돌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CDMO 부스들이 많이 보인다. 경쟁이 심한 것은 수요가 있다는 반증이기 때문에 CDMO 데뷔 적기로 보인다. 다만, CDMO는 신뢰의 비즈니스다. 차별에서 가치가 창출되고, 가치가 창출되면 자연스럽게 사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무수한 파트너미팅, f/u 미팅은 얼마나? "씨앗을 뿌리는 것"

BIO USA를 찾는 기업들은 30여곳에서 100여곳이 넘는 사전 미팅 조율을 진행하고 샌디에이고를 향했다. 이 곳에서는 각 사의 신약을, 또는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시험을 빠르고, 쉽고, 부드럽게 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를 찾는다.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 회사당 고작 25분. 이 짧은 시간 안에 자사 홍보도 해야하고, 파트너의 궁금증도 해소시켜줘야 한다.

물론 상당한 진척 끝에 현장에서 파트너 계약이 성사되는 경우도 있지만 BD담당자들은 회사로 돌아가 보스에게 보고하고 팔로업 미팅을 잡는다. 2~3차례 미팅 후 실체가 보이는 계약이 성사되기도 엎어지기도 하는데, 최소 6개월에서 1년까지도 예상한다. "BIO USA에서 미팅은 씨앗을 뿌리는 것이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바이오 혹한기, 빙하기 

세계 주요국 주식시장이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준할 만큼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미국의 긴축정책,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기업이익 둔화 등 이유는 다양한데, 이 같은 악재가 바이오주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안타인베스트먼트 곽용도 부장한국바이오협회 이승규 부회장은 지금을 "바이오 혹한기 또는 빙하기"라고 표현했다. 

유진산 파멥신 대표 역시 제프리스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현금여력이 충분한 회사, 추가펀딩없이 버틸 수 있는 회사와 그렇지 못한 회사로 나뉜다며 혹독한 시기임을 전했다. 

 

K-바이오의 위상, 달라졌다

긍정적인 말도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스에 글로벌 회사 관계자들이 붐비고, 글로벌 상위제약사들과 미팅이 진행되는 것을 보며 과거와는 위상이 달라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2009년부터 바이오USA 관련 업무를 진행했던 이승규 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예전에는 국내 바이오기업의 미팅요청이 외면당하는 일도 많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응대하는 태도도 달라졌으며, 상황에 대한 친절한 설명도 잇따르고 있다. K-바이오 위상이 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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