펙수클루, 900원대 가격 형성...이르면 7월께 출시 예상
적응증 추가-급여확대 잰걸음 케이캡

올해 하반기 제약업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국산 신약 간 대결이다. 그야말로 핫한 신약인 '케이캡'이 경쟁자를 맞아들이는데, 영업력이라면 밀리지 않는 종근당(HK이노엔)과 대웅제약의  대결이라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웅제약의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정'은 이르면 7월께 급여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펙스클루는 이달 12일 개최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평가금액 이하 수용시 급여적정성이 있는 것으로 심의됐다. 당초 회사가 목표한 금액보다 낮지만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900원대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해진다. 

펙수클루가 시장진입 초읽기에 들어서면서 주목받는 약제는 HK이노엔의 케이캡이다. 국내개발 30번째 신약인 케이캡역시 P-CAB 계열로, 직접적인 경쟁약물이다. 상한금액은 1300원이다.

케이캡은 2019년 출시 이후 3년차 만에 원외처방액 1096억원을 기록하는 등 국산신약 중 최단기간 1000억원 달성했다. 케이캡의 발자취를 살펴보고, 대웅제약의 전략을 예상해본다. 

2019년 케이캡 월 별 원외처방액 현황(단위: 억원/월)
2019년 케이캡 월 별 원외처방액 현황(단위: 억원/월)
2020년 케이캡 월 별 원외처방액 현황(단위: 억원/월)
2020년 케이캡 월 별 원외처방액 현황(단위: 억원/월)

 

① 출시 3년차에 1000억 찍은 케이캡 

케이캡은 2019년 3월 급여출시됐다. 위식도역류질횐 치료제 시장은 PPI(프로톤 펌프 억제제)와 P-CAB 제제 등이 있는데, 케이캡은 약효 발현시간이 짧으며, 식사 시간에 관계없이 섭취 가능하고, 상대적으로 야간 속쓰림이 개선됐다.

이 같은 장점을 내세워 케이캡의 처방액은 승승장구 했다. 유비스트에 따르면 케이캡은 출시 첫달인 2019년 3월 17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한 이후 12월에는 월 처방액이 52억원까지 증가했다. 같은해 9월 위식도역류질환에 사용하던 라니티딘 성분에서 발암 가능 불순물 검출되면서 시장퇴출된 상황도 실적 증가에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2020년에는 상반기 50억원대를 유지하던 처방액이 하반기 80억대로 늘었고, 2021년 말에는 월 처방액이 100억원을 넘어섰다. 연 단위로 보면 출시 첫해 원외처방액이 309억원, 다음해 761억원, 3년차 1096억원을 기록했다. 

통상적으로는 후발주자가 열세다. 더욱이 케이캡은 이미 1000억원대 약물로 성장했기 때문에 같은 계열인 펙스클루가 케이캡의 실적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대웅제약은 한때 회사 간판품목인 알비스를 600억원대 블록버스터로 육성한 저력을 가진 회사다. 또 알비스가 떠난 자리에 넥시움(지금은 일동제약에서 판매한다)을 도입해 소화기질환 치료제 시장과의 인연을 이어왔다. 펙스클루를 통해 대웅제약이 또 한번의 영광을 되찾지 못하란 법은 없다. 
 

② 한걸음씩 적응증과 급여기준 확대 

케이캡은 출시 당시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GERD)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NERD) 적응증을 받았다. 4개월 후인 7월 ▷위궤양 치료 적응증을 획득했으며, 1년 후 2020년 3월 4번째 '소화성 궤양 또는 만성 위축성 위염 환자에서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을 위한 항생제 병용요법' 적응증을 추가했다. 특히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중 만성 위축성 위염 환자의 제균 치료 적응증을 획득한 제품은 케이캡이 처음이다. 지난 1월에는 ▷위식도역류질환 완치환자 유지요법으로 적응증을 추가 신청했다. 

또한 케이캡은 미란성과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만 급여가 가능했으나 2021년 11월 위궤양까지 급여기준이 확대됐다. 여기에 케이캡은 5월 급여적용되고 있는 구강붕해정까지 제형을 다변화했다. 

경쟁 타깃 약물이 멀리 달아난 상황, 펙수클루 역시 적응증 추가와 이에 따른 급여확대 전략을 세워야 한다.

펙수클루는 현재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적응증으로 품목허가를 받은 상황이다. 때문에 회사가 계획한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요법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완치환자 유지요법 ▷급성 또는 만성 위염환자에서 적응증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펙수클루는 주사제형으로 개발되고 있다. 

2021년 케이캡 월 별 원외처방액 현황(단위: 억원/월)
2021년 케이캡 월 별 원외처방액 현황(단위: 억원/월)

 

③ 종근당 손잡은 케이캡...대웅의 4쌍둥이 행보는?

HK이노엔은 케이캡 공동판매사로 종근당을 선택했다. 제품 출시 전부터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한 양사는 케이캡 발매와 함께 국내 종합병원 및 병·의원 등 전 부문에서 영업과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종근당은 병의원 영업에서 강점을 보이는데다, 영업인력도 많아 처방을 유도할 수 있는 거래처 확보가 용이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때문에 HK이노엔 단독판매가 아닌 파트너사 손을 잡은 것은 '신의 한수'로 평가된다. 

대웅제약도 영업력이 강한 회사로는 빠지지 않는다. 대웅제약은 파트너사보다 관계사를 통한 매출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관계사와 자회사인 한올바이오파마(앱시토정), 대웅바이오(위캡정), 아이엔테라퓨틱스(벨록스캡정)의 쌍둥이 약들도 같이 급여등재될 전망이다. 

 

④ 후발주자가 공략해야 할 곳은 어디일까? 

만약 A의원에서 케이캡 처방 비율이 40~50%에 이른다면, 후발주자가 공략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케이캡과 펙수클루의 헤드 투 헤드 임상결과가 없는 상황에서 서로 자사 약의 효과가 더 좋다고 말하기는 근거도 부족하고, 설득력도 떨어진다.   

반면 케이캡 처방 비율이 20%내외에 에소메프라졸 등의 처방이 많은 곳이라면 해볼만 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대웅제약은 펙수클루가 PPI계열 기존 치료제보다 빠르게 증상을 개선시키고 효과가 오래 지속된다는 것을 임상을 통해 입증했다고 강조한다. 투여 초기부터 주·야간에 관계없이 즉시 가슴쓰림 증상을 개선시켰고, 중증도~중증환자는 투여 3일차에 가슴쓰림 없는 환자 비율이 에소메프라졸 대비 3배 많았다는 설명이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의 지난해 원외처방액은 7500억원 규모다. PPI 점유율이 우세한 가운데, 펙수클루는 동일 계열 케이캡의 파이를 빼앗기보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전체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운신의 폭이 좁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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