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터뷰 | 정승수 비엔에이치리서치 대표

대뇌피질의 시냅스 가소성 증가 통한 인지기능 정상화
120억 규모 시리즈B 투자 유치…전임상 연구 속도낼 것

"비엔에이치리서치에 맞는 브레인 인스티튜트(Brain institute)를 설립하는 것이 꿈입니다. 여기서 새로운 타깃 기반의 신약을 개발해 이익을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습니다."

연세대 의대 생리학 교수와 비엔에이치리서치 대표를 겸직하고 있는 정승수 대표는 인지기능 정상화를 유도하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도전 중이다. 해마 중심의 CNS(중추신경계) 치료제 개발이 아니라 대뇌피질을 타깃하는 CNS 신약개발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5년 동안 CNS 분야의 연구 경험을 쌓은 그는 국내에 돌아와 후속 연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대뇌피질의 가소성을 조절하는 약물을 개발하겠다는 뜻을 품고 정승수 대표는 2016년 비엔에이치리서치를 창업했다.

비엔에이치리서치는 시냅스 가소성 증가를 통해 대뇌피질 기능 증진을 타깃으로 하는 신약개발을 목표로, CNS 기반의 다양한 질병군에 적용 가능한 혁신신약(First-in-class)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히트뉴스가 정승수 대표를 만났다.

정승수 비엔에이치리서치 대표
정승수 비엔에이치리서치 대표

 

왜,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이죠?

"신경과 대뇌피질, 시냅스 가소성 분야 연구를 하면서 궁금한 점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알츠하이머병의 주된 증상은 인지기능 저하인데 이는 해마뿐만 아니라 다른 뇌영역과도 관련이 많습니다. 특히 대뇌피질 시냅스 가소성 변화는 이러한 인지기능에 더 큰 영향을 줍니다. 즉,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치료제를 사용해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그를 제거해도 감소한 대뇌피질 시냅스 가소성은 다시 회복되지 않습니다.

성인기 대뇌피질의 시냅스 가소성은 외부 자극에 반응하지 않고 비탄력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성인기 대뇌피질의 가소성을 재활성 할 수 있게 되면 많은 중추신경계 관련 질환 치료제 개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예를 들면,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 발달 장애 질환이 모두 이에 해당됩니다. 당사에서는 시장성이 가장 큰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면서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제 개발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알츠하이머 적응증의 BnH101 파이프라인 개발 속도가 제일 빠릅니다. 전임상 연구,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비엔에이치리서치는 현재 행동 실험(Behavioral test)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의 경우 기존의 해마 중심의 행동 인지 기능을 기반으로 한 행동 실험에서는 대부분 인지기능 개선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실제로 임상 시험에서 모두 실패했습니다.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우리는 해마 중심이 아닌 대뇌피질 기능 기반의 고등 인지 기능을 테스트 하는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의사결정 과정에 필요한 각 단계들, 즉 학습 능력, 학습된 기억의 유지시간, 유사한 상황을 의사결정하는 유추 기능 모두를 검증할 수 있는 행동 실험 테스트 베드(Test bed)를 사용해 약물 유효성 평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단순한 학습, 기억이 아닌 모든 기능이 통합된 의사 결정 기반의 고등 인지 기능에 대한 약물 효과를 규명할 계획입니다."

 

CNS 치료제는 늘 BBB(혈액뇌장벽)가 허들입니다. 신약 후보물질은 이 허들에서 자유로운가요?

"뇌 투과율은 보통 CB/C비율로 정의되고 4%가 넘는 투과율을 보일 경우 CNS 약물로 적합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당사의 후보물질 저분자화합물(Small molecule)의 경우 PK 시험에서 4%를 웃도는 투과율을 보였고, 구강 투여 후 효력을 확인했기 때문에 BBB 투과율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BnH101 전임상 동물실험에서 약물 단독과 병용 투여(Aβ mAb) 결과는 어떤가요?

"두 가지 실험 결과가 있습니다. 우선 경도 인지장애(치매 초기단계)에 해당되는 10개월 모델과 중증 치매에 해당되는 15개월 모델 결과가 있습니다. 경도 인지장애 모델인 10개월 모델의 경우 mAb(Monoclonal antibody, 단클론항체)와 우리 후보물질 모두 시냅스 전달 개선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특히 병용 투여를 하면 몇 배나 더 높은 효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5개월 모델 실험의 경우 mAb 단독 투여군에서는 시냅스 전달 개선 효과가 뚜렷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우리 후보물질 단독 투여 시 뚜렷한 개선 효과를 확인했던 점이 고무적인 부분입니다."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제 개발에도 나섰는데, 이유가 있을까요?

"비엔에이치리서의 기본 콘셉트는 성인기 대뇌피질 가소성을 조절하는 기술입니다. PTSD 행동 실험 과정에서 PTSD가 급격히 호전되는 양상을 확인했습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우선 개발하면서 동시에 PTSD 파이프라인도 개발할 생각입니다."

 

지난 3월 120억 원 규모 시리즈B 투자를 받으셨습니다.

"이 투자금으로 추가 효력 검증을 통한 약리학(Pharmacology) 실험을 수행할 것입니다. 투자금의 상당 부분은 GLP(Good Laboratory Practice, 비임상시험관리기준) 독성시험에 쓰일 예정입니다. CMC(제조품질관리) 관련 저희 약물을 상업화 단계로 끌어올리는 일에도 투자금이 쓰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임상 1상 IND(임상시험계획) 승인을 위한 기본 준비를 마치는 것이 시리즈B 투자 라운드의 목표입니다."

 

비엔에이치리서치 파이프라인의 성과는 언제 쯤 나올까요?

비엔에이치리서치의 파이프라인. 사진=비엔에이치리서치 IR 자료집
비엔에이치리서치의 파이프라인. 사진=비엔에이치리서치 IR 자료집

"2023년 말 알츠하이머병 파이프라인의 성과가 나올 것 같습니다. 그 무렵 GLP 독성시험이 끝나고 IND를 신청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내년 말이나 2024년 초,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이전을 하는 목표도 가지고 있습니다."

 

비엔에이치리서치는 CNS 치료제 분야서 어떤 기업이 되기를 상상하시나요?

"CNS 분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여태까지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산업 구조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이러한 패스트 팔로워 전략으로 경쟁력 있는 새로운 산업 개발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당사에서는 최첨단 수준의 연구 능력을 바탕으로 혁신신약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입니다.

노벨티(Novelty)와 창의성(Creativity)을 바탕으로 한 전략이 향후 거대 자본으로 약물을 개발하는 다른 선진국들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전략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초심을 잃지 않고, 첨단 기술 기반의 CNS 전문 바이오텍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정승수 대표는

□ 학력
ㆍ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ㆍ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 박사

□ 경력
ㆍ2016.11 ~ 현재 비엔에이치리서치 대표이사
ㆍ2013.03 ~ 현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교수 
ㆍ2008.03 ~ 2013.02 National Institute of Health, Research Fel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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