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hit
임상 인사이트, K-바이오 다양성에 보탬

"의사 창업의 가장 큰 경쟁력은 임상 인사이트다." 의사 출신 바이오 벤처 대표들을 만나며 자주 들었던 말이다. 최근 신약개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의사들의 스타트업 창업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벤처 대표를 겸직하는 의사도 있지만, 병원을 떠나 창업의 길을 걷는 이들도 있다.

의사 출신 바이오 벤처 대표들은 "분명 창업은 리스크가 있지만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설렘이 더 크다"고 하나같이 입을 모았다. 의사 출신 바이오 벤처 한 관계자는 "창업은 쉽지 않지만 연구비를 받아 일 하는 것보다 다른 차원의 일을 수행할 수 있다"며 "주변 동료들 중에서 창업을 고려하는 사람이 조금씩 늘어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의사 창업에 대해 "의사들이 임상 인사이트는 있지만, 임상시험을 하는 것과 창업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라며 "의사 창업을 쉽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의사를 필요로 하는 바이오 벤처에서 CTO나 고문 경험을 쌓을 필요가 있다"며 "이런 경험을 한 후 창업에 도전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익명을 요구한 의사 출신 창업가는 "실제로 환자를 많이 진료해 본 경험이 약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컴퍼니빌더 관계자는 의사 창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한 컴퍼니빌더 관계자는 "의사 창업 과정에서 의사들의 리서치 역량과 사업화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사업가의 결합이 중요하다"며 "사업개발 특히 글로벌 사업화 전략을 구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내장 수술용 조명챠퍼인 아이챠퍼를 발명한 남동흔 오큐라이트 대표(가천대 길병원 안과 교수 겸직)는 "벤처는 성공보다 실패할 확률이 높지만, 계속 미래를 내다보면서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며 "창업에 도전하는 의사가 많이 늘어날 수록 K-바이오가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국내 전체 의사 중 의사 출신 창업가는 여전히 소수다. 그러나 의사 창업이 조금씩 늘어나는 건 현실이다. 활발한 의사 창업이 바이오 벤처 생태계의 다양성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인내심이 요구되는 신약개발의 로켓에 탑승한 그들의 도전이 결실로 맺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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