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내용 요약

신약개발 성공하려면 진단분야 전략 반드시 함께 가야
패혈증, 췌장암 등 진단분야 R&D 성과 속속 내놓을 것
오픈이노베이션 통한 POCT 분야 결과물도 내년 선봬
2022년 흑자전환 원년, 매출 30.6% 증가한 529억 목표

JW사이언스 이성열 대표. **회사측 제공
JW사이언스 이성열 대표. **회사측 제공

"제약회사 입사한지 30년 됐는데 의약품이 다(전부)라고 생각 했어요. 그런데 약사법을 보면 의약품 범주에 진단, 예방 이런 개념들이 다 들어가 있단 말이에요. 진단이 잘 돼야 치료가 가능하잖아요. 요즘 신약개발이 진단과 같이 가는게 그런 이치입니다. 진단 쪽으로 온지 반 년 정도 됐는데 열심히 공부하면서 들여다보고 있어요."

작년 12월 JW바이오사이언스로 건너온 이성열 대표이사. 2013년 첫 인연을 맺은 JW중외제약에서 개발본부장으로 시작해 2019년 대표이사가 됐다. 의약품만 보고 살았던 이 대표는 JW바이오사이언스 대표를 맡으면서 부터 진단과 의료기기 분야에 새롭게 눈 떠가는 중이다.

"코로나가 터지면서 씨젠이나 SD바이오센서 같은 회사들이 엄청나게 성장했잖아요. 물론 일시적인 출렁거림은 있을 수 있지만, 분자진단(PCR) 기술이 이렇게나 대중화됐는데 예전으로 돌아가긴 어렵다고 봐요. 공부해 보니 진단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 영역도 너무 많이 있어요. 신약 만큼이나 개발해야 할 진단의 영역이 많다고 할까요? 기술적 진보도 우리 앞에 놓여진 숙제입니다. JW바이오사이언스는 패혈증과 췌장암 타깃 진단키트를 개발하고 있어요."

 JW바사 Point #1  패혈증 진단 바이오마커 WARS1 

패혈증은 감염에 의한 체내 면역 반응 조절 장애로 유래되는 장기부전을 의미하며 전 세계적으로 매년 3000만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사망률도 높은 질병이다. 국내 중환자실의 가장 흔한 질환으로 조기진단을 통한 신속 대응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패혈증 사망률을 낮추는 유일한 방법이다.

WRS1(Tryptophanyl tRNA synthetase)는 체내 단백질 합성 효소 중 하나로 2016년 국제학술지 '네이처 미생물학(Nature Microbiology)' 발표를 통해 패혈증 환자에서 발현이 빠르게 증가하여 다양한 감염(바이러스, 곰팡이, 바이러스)에 의한 패혈증 진단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의약바이오컨버젼스연구단으로부터 원천기술을 이전(2016) 받았고 이후 국내, 미국, 일본, 중국, 유럽에서 특허를 획득했다.

 JW바사 Point #2  췌장암 진단 바이오마커 보체인자B 

췌장암은 전 세계 4번째, 국내 5번째로 사망률이 높은 암으로 5년 생존율은 10%에 불과하다. 초기 증상이 없어 조기진단이 필수적이지만 현재의 바이오마커(CA19-9)는 조기진단 정확도가 낮다. JW바이오사이언스는 연세대학교 백융기 언더우드 특훈 교수팀이 개발한 ‘다중 바이오마커 진단키트’ 원천기술을 2018년 확보했다.

췌장암 초기환자에 나타나는 신규바이오마커인 보체인자B(CFB)와 말기환자에서 주로 나타나는CA19-9를 함께 사용함으로써 암 진행 단계별 검사가 가능하다. 일본, 중국, 유럽, 미국 특허를 획득했고 2021년 스웨덴 기업 이뮤노비아(Immunovia AB)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JW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바이오마커 진단기술은 올해와 내년 각각 국내에서 품목허가를 받는 것이 목표다.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임상 중인 패혈증 진단키트 WARS1은 2022년, 시제품 및 진단 알고리즘을 개발 중인 췌장암 다중 진단키트는 2023년 국내허가를 받는 것을 이 대표는 구상하고 있다.

"바이오산업의 핵심은 정밀의학이라고들 합니다. 그래서 신약 R&D에 집중하고 있는 우리 JW그룹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환자를 특정, 선별하는 동반진단에 대한 전략이 반드시 같이 가야 된다고 믿어요."

JW바이오사이언스의 진단분야 R&D가 JW그룹 차원의 신약 R&D에 어떤 방식으로 기여할 것인가? JW중외제약에서 사업개발(Business Development)과 R&D를 총괄했던 이 대표의 고민은 그 만큼 깊어질 수 밖에 없다.

JW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면역화학발광 측정 체외진단의료기기.
JW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면역화학발광 측정 체외진단의료기기.

환자가 있는 현장에서 진단검사를 시행하는 POCT(point-of-care testing) 분야에서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쓰고 있다. 정밀진단 전문기업인 마이크로디지탈과의 공동개발의 결과물인 제이웰릭스Q6(화학발광 면역분석 장비)는 2023년 양산에 들어간다. 싱가포르 분자진단 전문기업인 원바이오메드에 대한 지분투자로 분자 POCT 제품에 대한 국내 판권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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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사업과 미래 성장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일도 이 대표가 풀어야 할 숙제다. JW그룹의 근간인 수액 사업을 관장하는 JW생명과학의 자회사로 2020년 12월 편입되면서 안정적 자금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R&D 투자가 가능하게 됐지만 몇 년간 지속된 적자 구조는 반드시 풀어내야 할 현실적 숙제로 남아 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JW바이오사이언스가 그 동안 모 그룹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게 사실이죠. 분할-합병 과정에서 회계처리 이슈도 있었고 적자 문제도 계속됐으니까요. 다행히 작년부터 올해초까지 이런 일들이 상당 부분 정리됐어요. 턴어라운드! 이제 흑자로 돌아서는 일만 남았습니다."

이 대표에게 2022년은 흑자전환 원년이다. 작년 보다 30.6% 증가한 매출 529억, 영업이익 2억을 달성하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 영업 효율화, 분자진단 분야 신규사업 확대, 기존 전략장비 시장점유율 확대 등이 이 대표가 꼽은 주요 전략이다.

 JW바사 Point #3  실적 턴어라운드 전략 

① 신규 거래선 정착을 통한 영업 효율화
ㆍ생화학(JEOL), 면역학(Ortho), 혈액학(Mindray) 등 수익성 위주 장비 운용
ㆍ병원 맞춤형 턴키공급 통한 신규 수익창출 모델 제시
② 분자진단 분야 신규사업 확대 (STD, TB, Neumonia, Helicobacter Pylory 등)
③ 시약 이익률 개선 (특수시약 매출 46.6% 증가한 44억 달성)
④ 전략장비(병리학 필름 장비, 수술대, 무영등) 시장점유율 확대

JW바이오사이언스는 디지털 엑스레이, LED 무영등, 인큐베이터, 수술대, 검진대 등 다양한 의료기기를 국산화한 경험을 갖고 있다. 하지만 국내 의료기기 시장은 여전히 해외 의존도가 높은 상황. 이 대표는 사후 서비스나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제품 성능과 안전성, 신뢰를 누적하는 방식으로 경쟁 전략을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핵심 부품을 만들어내는 기술력 만큼은 세계 어떤 기업과 경쟁해도 밀리지 않는다"고 그는 말했다.

JW그룹의 '효자' 기업으로 JW바이오사이언스를 탈바꿈 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힌 이성열 대표와 전문언론 기자단 공동 인터뷰는 9일 12시 서울 서초동 JW그룹 사옥 인근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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