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 박영달 수가협상단장 기자간담회

"환산지수 증가 1위는 한계 분명...새 상대가치 항목 만들어야"
"연구용역 등 준비 완료" 수가협상 이후 본격 움직임 나설 것

2023년도 보건의료계 직역별 보험수가를 결정하는 수가협상이 지난 4일 보건의약단체장 상견례를 기점으로 시작됐지만, 약사회는 수가협상 자체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한약사회 박영달 수가협상단장

대한약사회 수가협상단 박영달 단장은 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환산지수 1위 유지보다 새로운 상대가치 항목을 신설하는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한약사회는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조산협회 등 직역단체 중 수가협상을 통해 결정되는 환산지수 상승에 매년 1위를 달려왔고, 이는 약사회 성과로 평가돼 왔다.

그렇지만 박영달 단장은 "환산지수 1위는 중요한 성과지만 한계가 있다"며 "새로운 행위에 대한 상대가치점수 항목을 늘려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환산지수? 상대가치점수?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보건의료인의 행위에 따라 보험수가를 지급(행위진료비)하고, 보건의료기관 개설자 혹은 근무자는 건강보험공단이 정한 행위에 따른 비용을 이익으로 갖게 된다.

이를 수식으로 보면, 행위진료비 = 상대가치점수 x 환산지수 x 빈도가 된다. 여기서 상대가치점수는 업무량, 투입 비용, 위험도 등을 점수화 한 것으로 보통 5년 주기 개편이 이뤄지나 상황에 따라 수시로 조정이 이뤄진다.

빈도는 보건의료기관이 행위를 하는 수로 사실상 통제가 어려운 부분이다.

약사회가 줄곧 상위를 기록해 온 환산지수는 상대가치 점수당 단가로, 2022약국은 3.6% 인상을 받았다. 환산지수 1점당 10원이라고 가정하면 약국은 점수당 0.036원이 오른 셈이다.

 

약국 "상대가치 항목 제자리에 빈도는 줄어"

박영달 단장이 새로운 상대가치 항목을 신설하겠다고 밝힌 데에는 사실상 통제가 어려운 빈도와 의미가 덜한 환산지수보다 2000년 의약분업 이후 한 건도 늘어나지 않은 상대가치 항목을 늘리는 것이 향후 약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박 단장은 "대한약사회가 조사한 기관 이용 건수 통계를 살펴보면 약국은 2017년도 5억건, 2018년 5억 300만건, 2019년 5억1700만건으로 증가했으나, 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 4억3900만건으로 크게 떨어졌다"라고 밝혔다.

이는 같은 해 의료기관, 치과 내원건수(8억5400만여 건)에 48%에 그친다는 것이다.

또한 코로나19 진단 검사 등 약국 조제 행위와는 관계없는 상대가치 항목이 신설되고 있는 상황에 방문 빈도를 늘릴 방법도 없어 정해진 한계(밴드)가 있는 건강보험재정에서 약국의 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였다.

그는 "2007년도 전체 건강보험 재정 10.7%를 차지하던 약국 비중이 2021년에는 6.3%까지 하락했다"며 "수가협상 이후 이 비율은 증가한 적 없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약국 요양급여는 약품비와 조제료로 이뤄지는데 약품비 비중이 점차 늘어나는 것도 신상대가치항목 개설 이유라고 덧붙였다.

박 단장은 "2014년도 기준 74%를 차지하던 약품비가 2021년도에는 78.3%까지 증가했다"며 "이는 처방일수가 증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요양급여에서 조제건수는 변동 없지만 약품비가 늘어나는 현상은 조제건당 처방 일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처방일수에 따른 요양급여 차등은 최대 90일까지로, 90일이 넘어가게 되면 보상은 그대로지만 경상비만 늘어나므로 약국 노고에 따른 보상이 이뤄지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수가협상 이후 신상대가치 항목 확대 시작"

박영달 단장은 5월 수가협상에는 환산지수 증가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이후에는 즉각 신상대가치 항목 신설에 본격 착수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일본을 사례로 들며 약국 업무에 대한 새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은 약국 관련 상대가치가 4개 항목이지만 우리나라 복약지도에 해당하는 약학관리료에 세분화된 11개 항목이 있다"며 "다제약물 관리, 만성질환 약물 관리 등 표준복약지도 항목을 설정하고 그 외에 심층 복약지도 항목을 추가하는 등 방안을 고려하고 있고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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