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상까지 진행 타그리소보다 유의미한 결과 얻어야

지난해 기준 전세계에서 약 1조 732억원의 시장 규모를 차지한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의 대항마가 국내 개발 신약에서 나올 수 있을까?

유한양행은 5일 미국계 다국적제약사 얀센(J&J)과 비소세포 폐암 표적항암제 레이저티닙(YH25448)에 대한 1조 4000억원 규모 기술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얀센은 레이저티닙의 모든 적응증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갖고 임상개발, 허가, 생산, 상업화를 진행하게 된다.

유한은 올해 미국암학회(AACR),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세계폐암학회(WCLC) 등에서 레이저티닙 임상결과를 발표하며, 글로벌 제약사에 타그리소의 경쟁 약물로 가능성을 각인시켜 왔다. 특히, 지난 6월 ASCO에서 발표된 임상 1/2상 데이터를 살펴보면, ORR(객관적 반응률)이 61%로 나왔는데, 이는 경쟁 약물인 타그리소 임상 1/2상의 51%보다 더 진전된 것이어서 주목받기도 했다.

출처=하나금융투자증권 

다국적제약사와 기술수출을 성사시키면서, 타그리소(오시머티닙)의 대항마로 떠 오른 레이저티닙. 이미 임상 3상까지 진행한 타그리소와 이제 2상에 들어간 레이저티닙을 당장 단순 비교하는 건 불가능하다.

히트뉴스는 타그리소 임상데이터를 통해, 레이저티닙이 앞으로 어떤 데이터를 얻어야만, 시장에서 선택 받을 수 있는지 짚어봤다.

▶객관적 반응률 제고=객관적 반응률을 올리는 첫번째 과제다. 레이저티닙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도 타그리소 1/2상 데이터와 비교해 높은 객관적 반응률을 발표하면서부터였다.

지난 9월 WCLC에서 발표된 레이저티팁 2상 임상 데이터를 살펴보면, EGFR 티로신키나아제억제제(TKI) 치료 후 암이 진행된 비소세포폐암 환자 115명에게 레이저티닙 20~320mg을 하루 한번 복용하게 한 결과, ORR 값은 65%를 기록했다. 이는 ASCO에서 발표한 61%와 비교해 소폭 상승한 수치로, 향후 추가적인 임상을 통해 더 높은 ORR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경쟁 약물로 거론되는 타그리소는 이미 3상 데이터까지 나온 상태다. 타그리소에 대한 임상 3상은 EGFR TKI 치료 후 암이 진행된 비소세포폐암 419명(한국인 환자 72명 포함)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객관적 반응률은 71%였다.

타그리소(오시머티닙) 3상 임상연구 AURA3 주요 결과

2상 데이터와 3상 데이터의 직접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결론적으로 레이저티닙의 3상 데이터에서 객관적 반응률 71% 이상이 나와야지만, 타그리소와 경쟁해 볼 만한 발판이 마련되는 셈이다.

▶뇌전 환자 효과 입증=뇌전이 컨트롤도 매우 중요하다. AURA Phase II 임상을 통해 확인된 타그리소의 객관적 반응률은 62.0%(95% CI 61.2-70.7)였다. 

레이저티닙의 경우 WCLC에서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뇌전이를 동반한 환자 12명의 객관적 반응률은 50%(95% CI 21.1-78.9)로, ASCO에서 발표한 55%보다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향후 진행되는 임상을 통해 뇌전이 동반 환자의 객관적 반응률을 높이는 게 중요한 포인트가 됐다.

▶안전성 데이터=경쟁약물이었던 한미약품의 올리타가 개발 중단된 주요 이유는 이상반응이었다. 중증이상 반응으로 분류되는 3등급 이상 이상반응 발현율이 45%를 넘어서 발목을 잡았다.

레이저티닙은 3등급 이상 이상반응 발현율이 11%로 나타났고, 약물중단율은 3%에 그쳤다. 타그리소의 경우 2개의 2상 임상 AURA Phase II Extension과 AURA2 Phase II 의 통합분석(AURA Phase II Pooled Analysis)을 살펴보면, 타그리소 80 mg으로 치료한 환자에서 3등급 이상 이상사례는 전체 환자의 36%, 이상사례로 치료를 중단한 경우는 전체 환자의 6%로 각각 나타났다.

일단 레이저티닙은 상용화를 위한 안전성 데이터는 확보됐다고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레이저티닙의 임상에 참여한 전체 모집단 수는 115명이고, 타그리소는 411명이어서 레이저티닙이 타그리소와 비교해 높은 안전성 데이터를 얻었다고 결론 내리기는 아직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는 EGFR 티로신키나아제 치료 경험이 있는 한국인 비소세포폐암 환자 371명을 대상으로 리얼월드 임상 ‘ASTRIS’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 데이터를 살펴보면, 치료 반응률은 72.1%, 중증도 이상 이상사례 발생률은 13.5%로 나타났다.

유한양행은 내년 2분기 레이저티닙에 대한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로벌임상 3상에는 아시아를 비롯해 남아메리카, 유럽 등 약 300여명의 환자들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임상 3상을 마치고, 한국인 대상 리얼월드 데이터를 확보한 타그리소의 대항마로 레이저티닙이 등극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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