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바이오 벤처, ESG 평가 등급 하위권 머물러
ESG 거스를 수 없는 트렌드... 글로벌 비즈 기회 창출에도 도움

ESG 중요성은 알려질 만큼 알려졌지만, 국내 바이오 벤처의 ESG 성적은 낙제점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작년 발표한 상장기업 ESG 평가등급에 따르면 바이오 대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A등급, 셀트리온이 B+ 등급에 위치했지만, 대다수 상장 바이오 벤처는 통합 C등급, D등급에 머물렀다.

오스코텍, 에이치엘비생명과학, 제넥신, 레고켐바이오, 알테오젠, 메드팩토 등은 C등급 판정을 받았으며, 씨젠은 D등급(최하위 등급)에 위치해 사실상 낙제점을 받았다. 지난해 최하위 등급을 받은 씨젠은 코스피 이전 상장 계획을 잠정 중단했다.

자산 2조원 이상인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 기업은 2025년부터 친환경·사회적 책임활동을 포함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하는 것이 의무사항이다. 대기업의 ESG 공시 의무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현재 일부 상장 바이오 기업들은 ESG 경영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바이오니아는 올해 1월 비전 2022를 선포하면서 ESG 경영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오플로우 역시 ESG·윤리경영을 선언한 바 있다.

이같은 움직임이 있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바이오 벤처는 ESG에 뚜렷한 관심이 없다. 최근 ESG 경영을 준비하는 기업도 ESG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없거나 형식적인 준비를 하는 경우가 많다.

창업 초기부터 ESG 경영에 집중한 업계 한 관계자는 "(ESG가) 자발적으로 안 돼서 규제를 통해 나타나는 것 같다"며 "ESG 공시 여부를 떠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ESG를 준비하는 것이 기업의 생존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기회 창출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창업 초기부터 ESG 경영을 추구했는데, ESG가 트렌드가 되면서 다양한 혜택을 받고 있다"며 "특히 글로벌 기업과 비즈니스를 진행할 때 큰 도움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같은 생각을 하는 바이오 벤처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바이오 벤처 한 관계자는 "ESG 컨설팅을 받으려면 회계법인에 억대의 비용을 지불한다"며 "대부분의 벤처들이 연구비용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ESG는 우선 순위에 밀린다"고 밝혔다.

자금이 부족하면 올바른 ESG 경영을 하는 것이 어려울까?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돈이 문제가 아니다. 형식적인 ESG 공시가 아닌 진정성 있는 ESG 경영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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