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hit
매월 보고서 제출에 대한 두 가지 시선... 장점보다 단점 커

"매달 엑셀 파일에 데이터를 입력해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에서 '공무원화' 된 시스템 관리를 중단해야 한다."

지난달 28일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에서 주최한 '2022 국가신약개발사업 R&D 협의회 포럼'에서 산학연 관계자들은 신규과제의 현재 월별 보고 체계에 대한 다양한 문제점을 제기했다.

약학대학 관계자는 "엑셀로 간단히 (데이터를) 입력한다고 해도 불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사업단에서 그런 점을 재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바이오 벤처 한 관계자는 "과제 보고서의 주기는 중요한 것 같지 않다. 관리를 위한 관리인지, 지원을 하기 위한 관리인지 잘 모르겠다"며 "지원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제약사 연구소 관계자는 "연구소 직원들이 매월 엑셀 파일로 피드백 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 많다. 연구소 직원들의 시간 손실이 크다"며 현행 보고 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연구소 직원들이 매달 거의 똑같은 내용을 작성해 사업단에 보고서를 제출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일부 관계자들은 월별 보고 체계가 개선할 여지가 있지만, 긍정적인 기능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신약개발 과제를 자주 체크하고, (과제의) 마일스톤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실 병원이나 대학 연구소에서 신약개발을 하게 되면 좀 늘어지는 경향이 있다. (현행 체계의) 긍정적인 기능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지나치게) 형식적인 것이 부정적인 측면이라고 본다. 매달 보고서를 제출하는 대신 멘토링을 하는 게 어떨까 싶다"며 "연구과제에 대한 가이드를 제대로 해주는 것이 낫다"고 덧붙였다.

올해 신규과제에 선정된 한 대학 교수는 "(매달 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이) 다소 형식적인 측면이 있지만, 그렇게 무겁게 느껴지지 않았다"며 "신약개발 진도관리에 대한 과제를 간소화할 수 있다면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당시 1년 예산은 약 300억 원이었지만, 현재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의 1년 예산은 1500억 원에 달한다. 예산이 늘어난 만큼 산학연 관계자들의 관심도 이전에 비해 증가했다. 이는 신규과제 수의 증가로 이어졌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은 10년 간 연 약 1500억 원의 지원금을 정부로부터 받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자원통상부, 보건복지부로부터 각각 500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사업을 운영 중이다.

정부부처에서 예산이 나오는 만큼 분명 '감시의 눈'이 작동할 수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이 비효율적인 현행 시스템을 비판하고 있다. 무엇보다 과제를 하는 관계자에게 생산성과 본래 목적에 부합하는 예산을 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부처 관계자는 업계 관계자들의 비판적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공연히 헛심 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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