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M&A로 파마셋 인수, 매출액 증가 효과 '톡톡'
항암제 파이프라인 개발 통해 신성장 동력도 확보

① 애브비-앨러간
② BMS-Medarex
③ 바이오엔텍
④ 암젠-이뮤넥스
⑤ 베이진
⑥ 길리어드-파마셋

전략적 M&A(인수합병)를 통해 만성질환, 희귀질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바이오텍으로 평가받는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 길리어드는 의사 마이클 리오던(Michael L. Riordan)이 1987년 창업한 바이오 벤처로 초창기 저분자 항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에 도전했다. 1992년 미국 나스닥(Nasdaq)에 상장한 길리어드는 오랜 기간 인플루엔자 R&D(연구개발)에 집중했다. 길리어드는 10년 이상 적자를 내면서도 R&D에 집중했고, 그 결과 199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타미플루(Tamiflu)를 허가받았다.

길리어드는 창업 초기부터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HBV(B형 간염 바이러스)를 중심으로 에셋(Asset)을 인수하고, 적극적인 FDC(고정용량 복합제) 개발을 통해 제품 LCM(수명주기관리)과 역량을 극대화했다. 2000년대 초반 항바이러스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했고, 신약개발을 위한 기반을 닦았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상황에서도 신규 파이프라인을 준비해 미래를 내다보는 경영 활동에 중점을 뒀다. 길리어드는 '회사가 잘할 수 있는'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전략적 집중과 확장에 성공한 바이오텍이다. 길리어드는 2009년 신종플루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할 때 타미플루를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M&A 달인' 길리어드는 2011년 파마셋(Pharmasset)을 인수해 C형 간염 치료 후보물질인 소발디를 품었다. 탁월한 치료제인 소발디를 품은 후 길리어드는 매출액이 급성장해 글로벌 빅파마로 성장했다. 2017년 길리어드는 CAR-T 치료제 예스카타(Yescarta)를 보유한 카이트 파마(Kite Pharma)를 인수하는 빅딜을 체결했다. 이처럼 길리어드는 시기별 집중적 M&A를 통해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섰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길리어드는 코로나 치료제 렘데시비르를 세상에 내놓았다. FDA는 2020년 5월 렘데시비르에 대해 긴급사용을 승인한 바 있고, 10월 렘데시비르를 첫 번째 코로나 치료제로 정식 승인했다. R&D 집중과 전략적 M&A를 통해 빅파마의 반열에 오른 길리어드는 현재 항암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길리어드 타임라인 정리. 출처=IPMS 발표 자료
길리어드 타임라인 정리. 출처=IPMS 발표 자료

 

'신의 한 수' 파마셋 인수, 소발디 날개 달고 매출 급성장

길리어드는 2011년 회사의 명운을 건 빅딜을 추진한다. 당시 길리어드는 112억 달러(약 14조1800억 원)의 금액으로 파마셋을 인수했다. 길리어드는 회사의 1년 매출보다 더 큰 금액을 투자해 C형 간염 치료 후보물질인 소발디(Sovaldi)를 보유하게 됐다. 참고로 길리어드의 2011년 매출액은 83억 달러(약 10조5100억 원)였다.

그렇다면 길리어드는 왜 파마셋을 대규모의 금액으로 인수했을까? 당시 길리어드의 성장 전략은 특정 질병 영역에 집중하며, 가능성 있는 후보물질을 지속적으로 인수해 회사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파마셋 인수도 이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소발디는 2013년 12월 FDA 승인을 받았고, 이듬해 1월 EMA(유럽의약품청)의 승인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경구약인 소발디는 치료기간을 12주로 단축하고, 완치율이 90% 이상이었다. 길리어드는 소발디 매출에 힘입어 2014년 연매출 약 37조원을 기록, 전 세계 제약바이오 기업 10위권에 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를 계기로 길리어드는 빅파마로 발돋움한다. 길리어드는 회사 설립한 지 27년 만에 주요 빅파마와 자웅을 겨루는 위치에 올라섰다.

소발디는 2014년 10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단숨에 대형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2015년 매출이 52억 달러로 반토막 났고, 2016년 연간 매출이 40억 달러까지 줄어들었다. 소발디 매출의 감소는 그만큼 완치된 C형 간염 환자가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품력이 우수하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CAR-T 치료제 예스카타 보유…특허 소송 끝낸 후 신약개발 도전

길리어드는 2017년 카이트 파마를 119억 달러(약 15조원)의 금액으로 인수했다. 높은 금액으로 인수한 배경에는 카이트 파마가 CAR-T 치료제 예스카타를 보유했기 때문으로 알려진다. 예스카타는 노바티스의 킴리아(Kymriah)에 이어 두 번째로 상용화된 CAR-T 치료제다. 2017년 10월 FDA의 승인을 받았으며, 2차 이상 치료에 불응한 특정 타입의 비호지킨 림프종 치료제로 사용된다.

카이트 파마는 이외에도 다른 혈액암종, 고형암 등 다양한 T세포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어 차별성을 가진 기업이다. 카이트 파마를 인수한 길리어드는 특허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BMS(Bristol Myers Squibb)의 주노 테라퓨틱스(Juno Therapeutics)는 특허권자인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와 함께 2017년 길리어드의 카이트 파마를 상대로 예스카타가 미국 특허 7,446,190('190 특허)를 침해한다고 미국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BMS의 손을 들어주면서 길리어드에 12억 달러(약 1조5000억 원)의 손해 배상금을 부과했다.

이에 반발한 길리어드는 1심 법원의 결과에 항소했고, 항소 법원(CAFC)은 상기 특허가 무효라고 판단해 길리어드가 승소했다.

'190 특허의 청구항에 기재된 키메라 항원 수용체는 (a) CD3 제타 사슬 부분, (b), 공 자극 신호 영역, (c) 선택된 타깃과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결합 요소의 3개 구성 요소를 포함하고 상기 (c)의 구성요소는 T세포가 암세포의 항원을 인지하는 scFv(Single-chain variable fragment, 단일 쇄 가변 단편)에 해당한다.

'190 특허의 청구항 1에서 구성요소 (c)의 "a blinding element that specifically interacts with a selected target"이 쟁점이 된다.

출처= 미국 특허 7,446,190('190 특허)

지난해 8월 연방 항소법원은 '190 특허가 어떤 scFV가 어떤 표적 항원에 결합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상세설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190 특허의 청구항 3항, 5항, 9항, 11항이 명세서 기재요건(Written description requirement)을 만족시키지 못해 무효로 판결했다.

지난달 미국 바이오센추리(BioCentury)에 따르면, 길리어드가 항암제 개발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에 따르면, 대규모 인력을 충원하고 항암 부문을 전체 매출의 약 3분의 1 규모로 키울 계획이다.

오늘날 길리어드는 영리한 눈과 신속한 판단을 통해 선제적으로 사업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길리어드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 치료의 진보를 이룬다'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혁신신약 개발에 꾸준히 도전하고 있다.

★이 원고는 IPMS 제약바이오분과 소속 윤경애 변리사(법무법인 율촌)의 도움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IPMS 제약바이오 분과

IPMS 제약바이오분과 스터디는 학기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모든 회원들이 발표 및 토론에 참여하는 자발적 모임이다. 2017년 봄학기를 1학기로 시작해 2021년까지 10학기를 진행했다. 바이오텍 서적을 교재로 라이선싱, 파이낸싱, 규제 등 산업계 전반적 이슈 스터디로 출발해 면역 항암제 주요 기술과 라이선싱 계약, 해외 바이오텍의 M&A 사례 등을 주제로 확장하고 있다. 이 스터디에는 산업계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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