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앤디파마텍 관계자 "약 200억 계약금 받는 기술이전과 유사"
단순 기술이전 넘어 합작법인까지 K-제약바이오 생태계 진화 중

 해설  디앤디파마텍은 왜 계약금 대신 조인트벤처 설립을 선택했나 

디앤디파마텍이 미국 바이오텍 젠탈리스 파마슈티컬스(Zentalis Pharmaceuticals Inc.)와 합작법인(Joint Venture)을 설립함으로써 기술이전에 치우쳐 있는 국내 바이오 파트너링에 새로운 진전의 단초를 제공했다.

지난 15일 디앤디파마텍은 자회사 프리시전 몰레큘라(Precision Molecular Inc.)가 젠탈리스 파마슈티컬스의 자회사 젠테라 테라퓨틱스(Zentera Therapeutics Inc.)와 자본금 500억 원 규모로 차세대 표적방사선 치료제 개발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젠테라가 지분 60%에 해당하는 300억 원 규모의 현금을 납입하고, 디앤디파마텍은 알파 방사선 표적 치료제 관련 파이프라인 3건(PMI21, PMI31, PMI41)을 200억 원의 가치로 인정받아 현물출자를 통해 40%의 지분을 보유한다. 디앤디파마텍 측에 따르면, 현물출자한 3개의 파이프라인은 초기 물질인 것으로 전해진다. 전임상 단계도 끝나지 않은 초기 물질로 콘셉트만 갖고 있다.

바이오 기업의 파트너링은 기술이전, 공동개발, 합작법인 설립 등 다양하다. 디앤디파마텍의 합작법인 설립 사례는 권한을 아예 이양하는 단순 기술이전에 집중된 국내 바이오 기업의 파트너링과 다른 모습이다. 국내서 보기 드문 파트너링 모델이기 때문이다.

서로의 지분을 나눠 갖는 합작법인은 투자한 비용 만큼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사업적 결합력이 높다. 합작법인은 출자한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회사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에 책임을 지는 구조다. 이는 하나의 프로젝트만 책임지는 공동개발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디앤디파마텍 관계자는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약 200억 원에 해당하는 계약금을 받는 기술이전과 유사하다"며 "기술이전 된 신약 후보물질이 종종 반환되지만, 합작법인 설립은 사업적 결합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젠탈리스는 훌륭한 파트너이고 자본이 많은 회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합작법인 설립에 대한 논의를 했다"며 "젠탈리스 측이 합작법인 설립을 제안했을 때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디앤디파마텍 합작법인 설립 사례는 국내 바이오텍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국내 바이오 벤처 한 관계자는 "파트너링의 다변화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며 "합작법인 설립이 기술이전보다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형태의 파트너링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에이프릴바이오는 덴마크 룬드벡(Lundbeck)과 약 5300억 원(약 4억3200만 달러) 규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물질(APB-A1)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기술이전에서 에이프릴바이오는 선급금(Upfront Payment)으로 약 190억 원(약 1600만 달러)을 수령했다.

당시 바이오 업계에서 괜찮은 평가를 받았던 기술이전이었지만, 선급금은 200억 원이 채 되지 않았다. 이같은 과거 사례를 돌이켜볼 때, 초기 파이프라인을 200억 원의 가치로 인정받은 디앤디파마텍의 합작법인 설립은 눈에 띈다.

디앤디파마텍 관계자는 "젠탈리스가 방사선 치료제 임상개발 비용을 부담한다"며 "디앤디파마텍은 임상시험과 제품개발을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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