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터뷰 | 김이랑 온코크로스 대표

"탄탄한 임상 파이프라인…현재 호주 임상 1상 진행"
지난해 기술성 평가 통과…올해 목표는 코스닥 상장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회사 구성원들과 함께 열심히 뛰어왔습니다. 현재 의미있는 씨앗을 많이 뿌려 놓았고, 상장 후에도 새로운 열매를 수확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의사 일과 회사 대표 업무를 병행하면서 온코크로스의 성장을 이끈 김이랑 대표. 김 대표가 이끄는 온코크로스는 RAPTOR AI, ONCO-RAPTOR AI, ONCOfind AI 등 탁월한 AI 플랫폼 기술을 통해 AI 신약개발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지난해 기술성 평가에 통과한 온코크로스는 현재 프리 IPO(기업공개) 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5월 말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신청을 앞둔 온코크로스는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히트뉴스는 AI를 이용해 신약개발 도전에 나선 온코크로스 김이랑 대표를 만나 사업의 구체적인 방향성을 들어봤다.

김이랑 온코크로스 대표
김이랑 온코크로스 대표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전임의를 마친 후 종양내과 의사를 하다가 2015년 AI 신약개발 기업인 온코크로스를 창업하셨어요. 왜죠?

아산병원 종양내과 전임의를 하기 전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바이오인포매틱스(Bioinformatics) 관련 논문을 몇 차례 작성했습니다. 아산병원에서 일하면서 임상 시험을 해볼 기회가 많았습니다. 같은 타깃이라도 약물에 따라 효력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전사체(Transcriptome) 개념에 주목했습니다. 약물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초점을 맞췄고, 이 과정에서 전사체 데이터를 사용했습니다. 전사체 데이터 분석을 하면서 AI 신약개발 기업인 온코크로스를 창업했습니다.

 

대다수 초창기 바이오 벤처는 인재 채용,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온코크로스 창업 초기의 상황은 어땠나요?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창업 초기에는 저희도 아이디어와 목표만 있었지, 자금을 조달하고 연구인력을 구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정부과제 도움을 받으며 연구개발을 진행했고 어느 정도 그 결과가 축적되면서 플랫폼이 구축되고,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을 갖추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벤처캐피탈(VC)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습니다.

이같은 창업 초기의 어려움은 국내 모든 바이오 벤처들이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이고, 결국 확고한 목표를 가지고 빠른 시간 내 회사의 역량을 모두 투입해 한 방향으로 연구개발을 이끌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온코크로스도 자체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파이프라인을 개발하면서 투자금을 확보했고, 현재 안정적인 경영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R&D 인력 중 AI를 연구하는 인력과 신약개발 담당 인력의 구성이 어떻게 되나요? AI 연구소와 바이오 연구소의 구체적인 차이점을 듣고 싶습니다.

온코크로스의 사업 성격상 AI와 신약개발을 아우를 수 있는 연구 역량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인력을 구성해 왔습니다.

현재 AI 파트는 연세대학교 인공지능대학원 박노성 교수가 AI 연구소를 이끄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현재 AI 연구 인력은 12명이며 세 명의 박사가 있고, 나머지 인력은 대부분 석사입니다. AI 연구소 연구원들은 약학, 컴퓨터공학, 생물정보학 등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보유하고 있어 기술을 융합할 수 있는 연구 분위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신약개발 파트는 실험을 담당하는 바이오 연구소와 전체적인 연구 기획을 담당하는 연구기획팀,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임상개발본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바이오 연구소에는 7명(박사 2명, 석사 4명)의 연구원들이 있으며, 현재도 인재를 계속 충원하고 있습니다.

바이오 연구소는 약을 세포에 처리해 독성 유무를 확인하고, 약물을 처리한 세포에서 RNA를 추출한 후 외부에 의뢰해 RNA 시퀀싱(RNA sequencing) 작업을 수행합니다. 관련 결과가 돌아오면 그때부터 AI 연구소에서 분석을 시작합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어떤 약이 어느 질환에 쓰이면 좋을지, 약효를 개선하려면 어떤 약물을 함께 써야 할지 등에 대한 결과가 나오게 됩니다. 이 결과를 토대로 바이오 연구소에서 AI 플랫폼으로 도출된 결과에 대한 검증 실험을 진행해 AI 알고리즘을 개선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바이오 연구소 외에도 연구기획, 임상시험을 담당하는 석박사급 연구원들이 함께 하고 있어, 온코크로스가 회사 규모는 크지 않지만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온코크로스는 RAPTOR AI, ONCO RAPTOR AI, ONCOfind AI 플랫폼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RAPTOR AI 기술을 활용한 파이프라인 연구가 가장 앞서 있는 것 같은데, 현재 파이프라인 개발 상황이 어떻게 되나요?

온코크로스 플랫폼 기술. 사진=온코크로스 IR 자료집
온코크로스 플랫폼 기술. 사진=온코크로스 IR 자료집

대표적인 파이프라인은 OC201∙OC202e와 OC514입니다. OC201∙OC202e는 암 전이 억제제로 개발하고 있는 약물로 서울아산병원에서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치료제와 병용 투여하는 연구자 주도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중입니다.

OC514는 근감소증 치료제로 올해 3월부터 호주에서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국내 사업권을 가지고 있는 한국파마가 지난 1월 임상 2상 IND(임상시험계획) 승인을 신청한 상태입니다. 또한 OC514는 루게릭병에도 효능이 있음을 동물실험에서 확인했습니다.

저희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3개의 주요 플랫폼 기술 가운데 RAPTOR AI는 특정 적응증의 후보물질 발견과 병용투여 약물 도출을 가능케 합니다. ONCO RAPTOR AI의 ONCO는 암을 의미합니다. ONCO RAPTOR AI는 항암제 후보물질의 최적 암 적응증을 탐색하는 것이 가능해 제약회사에서 임상 시험 시 성공률을 극대화합니다. ONCOfind AI는 암을 찾아내는 기술입니다. 이 플랫폼을 통해 원발부위불명암(CUP)의 원발부위를 빠르게 진단해 환자들이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현재 강북삼성병원, 국립암센터와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기술성 평가에 통과했습니다. 신약 후보물질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었던 점이 기평 통과의 비결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암 관련 AI 회사 중 약물 재창출(Drug repurposing)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리커전 파마슈티컬스와 온코크로스가 있다. 출처=Artificial Intelligence in Drug Discovery: Focus on Oncology Q4 2021 by Deep Pharma Intelligence 
암 관련 AI 회사 중 약물 재창출(Drug repurposing)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리커전 파마슈티컬스와 온코크로스가 있다. 출처=Artificial Intelligence in Drug Discovery: Focus on Oncology Q4 2021 by Deep Pharma Intelligence 

온코크로스는 직접 발굴한 파이프라인을 임상 시험까지 끌고 갔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플랫폼 기술 자체의 검증을 받은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온코크로스는 지난해 UC버클리(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에서 진행하는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 스카이덱(Skydeck)에 선정됐습니다. 스카이덱은 미국 Top5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 중 하나입니다. 스카이덱 스타트업 멘토들 역시 미국 내 다양한 AI 신약개발 회사들을 경험했지만, 미국 내에서도 보기 드문 임상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는 AI 신약개발 회사라는 점에서 저희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최근 영국 제약·바이오 전문투자 리서치 기업인 DPI(Deep Pharma Intelligence)가 암 관련 AI 회사 중 약물 재창출(Drug repurposing)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나스닥 상장사인 리커전 파마슈티컬스(Recursion Pharmaceuticals)와 온코크로스를 꼽았습니다.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암 관련 대표적인 AI 회사로 선정됐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AI 대표기업인 리커전 파마슈티컬스와 나란히 배치되는 부분이 의미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 회사도 리커전 파마슈티컬스처럼 제약사가 이미 보유한 물질 특허를 활용해 새로운 적응증을 발굴하기 때문에 특허적인 이슈를 피할 수 있으며, 다양한 적응증에 폭넓게 적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OC514 신약 후보물질이 호주 임상 1상에 진입했는데요. 호주에서 임상 1상을 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호주에서 임상을 하면 호주 정부에서 제약바이오 기업에게 페이백(약 43%) 혜택을 제공합니다. 또 호주 임상 데이터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측면도 존재합니다. 이 두 가지 이유 때문에 호주에서 임상 시험을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대웅제약, 동화약품 등 전통 제약사와 공동연구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들 기업과 협업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저희는 현재 JW중외제약, 에스티팜, 동화약품, 대웅제약, 제일약품, 한국파마 등의 제약사와 비즈니스를 하고 있습니다. 저희 비즈니스 모델이 제약회사들 입장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형태이기 때문에 사업 초기 커뮤니케이션이 힘들었습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꾸준히 연구개발에 힘쓰며 한 건씩 대형 제약회사들과 연구를 하다 보니 지금은 제약사 관계자들이 먼저 연락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바이오 관련 행사에서 직접 만나 미팅을 진행해 협업으로 이어진 경험도 있습니다.

 

온코크로스는 AI 신약개발 분야에서 어떤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나요?

저희는 AI 신약 회사들과 다양한 협업을 통해 일종의 생태계를 만드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AI를 이용해 약물 발견(Drug discovery)을 하는 회사들이 많은데, 이들과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신약 후보물질 또는 타깃을 발견하고, 저희는 약물 개발에 따르는 리스크를 줄이고 파이를 키워 서로의 장점을 더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저희는 현재 캐나다의 유명 AI 신약개발 기업인 시클리카(Cyclica)와 같이 협업하고 있는데, 이 회사는 약물 발견 분야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대표적인 기업입니다. 이번에 시클리카와 저희는 공동으로 타깃 질병을 선정하고 이에 대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초기 단계부터 대형 제약회사에 라이선싱 아웃할 수 있는 단계까지 함께 진행해 하나의 성공 사례를 만들고 싶습니다.

국내서도 이처럼 탄탄한 AI 기술 플랫폼을 보유한 AI 신약개발 기업과 협업해 시너지를 내고 싶은 마음도 있고, 나아가 제약사와 협업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김이랑 대표 프로필

■ 학력
△조선대학교 의과대학 학사  
△울산대학교 의학과 석사
△KAIST 의과학대학원 박사

■ 경력
△2015.06 ~ 현재 온코크로스 대표
△2015.03 ~ 2021.02 유성선병원 혈액종양내과 과장
△2014.05 ~ 2015.02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전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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