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터뷰 |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홍상범 교수
인하대병원 호흡기내과 김정수 교수

일반병동 신속대응시스템, 인공지능 기술 도입으로 효율성 챙겨

"예방에 도움이 되는 과정을 지원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우리나라와 전 세계 의학이 가야 될 '예방적 치료'고 '미래 의료'입니다.(서울아산병원 홍상범 교수)

현재 의료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의료진이 효율적으로 환자 안전관리를 해줄 수 있도록 하는 기술입니다.(인하대병원 김정수 교수)"

일반병동 입원환자에게 예상치 못한 급성 악화가 발생될 때 중환자실과 달리 즉각 의학적 조치가 어려운 순간들이 있다. 이같은 위험을 막기 위해 우리나라는 일반병동 입원환자의 심정지나 사망 등 중증악화 예방을 위한 신속대응시스템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보건복지부도 신속대응에 대한 중요성을 공감해 2019년부터 시범사업을 통해 전국의 병원에 신속대응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고, 현재 약 50개의 종합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병동은 지속 감시의 어려움, 복잡한 보고체계 등 인력 대응에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입원환자의 심정지를 예측하는 인공지능 기술 도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히트뉴스는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홍상범 교수와 인하대병원 호흡기내과 김정수 교수를 만나 신속대응시스템과 현장 운영 시 인공지능 기술 접목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를 나눴다.

(왼쪽부터)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홍상범 교수, 인하대병원 호흡기내과 김정수 교수
(왼쪽부터)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홍상범 교수, 인하대병원 호흡기내과 김정수 교수

 

신속대응시스템에서 왜 인공지능 기술 도입이 필요한가요?

홍상범 교수(이하 홍): 중환자실의 경우 소수의 환자를 집중 감시하는 체계가 갖추어져 있어 환자에게 심정지가 발생할 경우 빠른 대응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일반병동의 경우 24시간 모든 환자를 상태를 감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공지능 기반 심정지 예측 의료기기인 뷰노메드 딥카스(DeepCARS)와 같은 기술 도입으로 의료진의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인공지능 시스템 없이 신속대응시스템만 활용하고 있는 병원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했을 때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김정수 교수(이하 김): 사실 신속대응시스템 안에서 어떻게 악화된 환자를 관리할 것인지는 각 병원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저희 인하대병원처럼 딥카스를 활용해 환자를 관리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발생하는 차이점은 다른 프로그램은 거짓 알람(false-alarm)이 너무 많다는 점입니다.

한정된 의료진이 환자를 실제로 가서 살펴봐야 하는데, 오류로 인한 방문이면 그 시간동안 다른 위독한 환자를 놓칠 수 있게 됩니다.

반대로 딥카스는 거짓 알람을 줄여서 적시에 필요한 환자에게 조치를 취할 수 것이 장점입니다.

 

홍: 김 교수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실제로 이상 생체 신호를 통해 100명의 환자에게 경고 알람이 확인되면 최대한 모두 확인하지만 실제 위독 환자는 10명이 안 됩니다.

100명을 진찰한다는 것은 실제로 시간이 매우 많이 소비되는 일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거짓 알람을 줄여주는 인공지능 기술은 현실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래서 딥카스가 허가받았을 것이고 이와 같은 기술을 포함해 다양한 기술이 발전하면 의료현장은 더욱 좋아질 것입니다. 그래서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조기 경보 시스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신속대응시스템이 구축되기 전 진료는 어떻게 이뤄졌나요?

홍: 환자가 일반병동에 입원을 하게 됐을 때 10명 중에 1~2명은 악화되는 것으로 통계학적으로 나와 있습니다. 이 1~2명이 악화가 될 때 담당 간호사가 환자 이상징후를 빨리 캐치를 해야 됩니다.

근데 담당 간호사가 환자 이상징후를 알아차려도 그 뒤 보고가 적절한 의사에게 전달되지 못하면 일부 환자는 타이밍을 놓쳐 심정지까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악순환을 해결하기 위해 '시스템적으로 바꾸는 무엇인가가 있어야 한다'는 고민을 했고 그에 따라 구축된 것이 신속대응시스템입니다.

 

환자에게 발생하는 이상징후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왜 '심정지'에 주목하셨나요?

홍: 일반병동 입원환자의 심정지에 대해 주목하는 이유는 생존율이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심정지 상태가 돼서 발견하면 생존율이 한 20% 수준입니다. 하지만 심정지가 발생하기 이전에 이상징후를 발견하면 생존율은 80% 수준으로 차원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코로나 환자에서 악화가 되는 군에서 심정지가 발생한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의 생존율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일단 심정지가 발생할 경우 CPR 등을 통해 빠른 조치를 취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사망이나 생존하더라도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게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심정지'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실제 일반병동 입원환자 중에 심정지 발생율은 어느정도 인가요?

김: 국내에는 입원 1000건당 약 2~3건의 심정지가 발생하는데 상급종합병원에서는 입원 1000건당 5건 이상이 발생된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발생하는 심정지는 보통 중증 혹은 심장에 문제가 있는 환자에서만 발생하지 않나요?

김: 중증 혹은 심장에 문제가 있는 환자에게 당연히 발생할 수 있지만 꼭 그렇지 않더라도 여러 요인으로 인해 심정지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감염성 질환의 경우 입원 1000건당 10건 이상의 심정지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딥카스가 환자의 심정지를 예측하는 원리는 무엇일까요?

김: 이는 기존 심정지가 발생한 환자의 활력 징후(Vital sign)를 역추적해 그와 유사한 수치가 나왔을 때 심정지를 예측하는 원리입니다.

의료기관 내 환자의 데이터를 딥러닝 방식으로 학습시켜서 심정지 발생 위험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현재 인공지능 기술의 단점이기도 한데, 이 경고 알람이 구체적으로 어떤 로직으로 발생했는지를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예측은 좋지만 결국 예측 뒤에는 지금과 같은 대처가 이뤄지지 않나요?

김: 좋은 기술을 가져다 놔도 결국 대응은 사람이 합니다.

그래서 병원에서는 행동, 대응 지침이 있습니다. 가급적이면 통일되게 사람이 바뀌더라도 환자가 받는 의료 행위는 동일하게 진행할 수 있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홍: 대처라는 것은 우리나라 병원이 발전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딥카스라는 인공지능 기술은 결국 신호등 역할을 합니다. 활력 징후가 좋으면 파란불, 좋지 않으면 빨간불, 이럴 때 어떻게 대응하는 지가 구체적으로 정착이 돼야 합니다.

신속대응팀에서 악화된 환자에게 시기적절한 대처방안이 잘 정착되면 병원 시스템 전반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입니다.

 

환자에게는 위험 경고가 울렸다고 알려주시나요?

홍: 병원에 자주 방문한 환자는 의료진의 신속한 대응을 느낄 수 있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모를 수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대한민국 의료의 안타까운 점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의료는 치료에만 집중돼 있습니다. 신속 대응팀은 예방적 치료라서 국가적인 시스템으로 움직여야 하지만 아직 수준이 못 미친 상황입니다.

딥카스와 같은 예방에 도움이 되는 과정을 지원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우리나라와 전 세계 의학이 가야 될 '예방적 치료'고 '미래 의료'입니다.

 

마지막으로 의료 현장에 딥카스가 확산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홍: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에서 의사와 간호사 인력은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적은 인력으로 많은 환자를 본다는 것은 질적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말입니다.

입원 환자에서는 더욱 인력이 부족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다른 방법으로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공지능 기술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기술이 더 질 좋은 의료로 가는 길입니다.

 

김: 홍상범 교수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저는 근본적인 이유를 생각하면 모든 병원에서 활력 징후는 측정합니다. 피검사, 소변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순수하게 활력 징후만으로 예측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딥카스는 현재 의료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의료진이 효율적으로 환자 안전 관리를 해줄 수 있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그렇다 보니 의료현장에서 이 기술을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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