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CAR-T 치료제·큐로셀 등 치료 성적 높여야

|히트뉴스 이현주·남대열 기자| 킴리아가 품목허가를 획득한 지난해 3월, 기자간담회 내용을 바탕으로 히트뉴스는 CAR-T 치료제가 넘어야할 '급여', '제조', '신약개발'에 대해 짚어본 바 있습니다. 그리고 약 1년 후, 킴리아는 3억 6000만원(상한금액 표시가)으로 급여권에 진입했습니다. 처음 맞이하는 억대 치료제의 급여는 업계가 통상적으로 예상하는 시간보다 빨랐고, 급여등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조·수가 문제도 상당부분 해결이 됐습니다. 그러면 이쯤에서, 킴리아가 구축해 놓은 인프라를 살펴보면서 남은 숙제인 신약개발 상황도 들여다보겠습니다.  

 

CAR-T 치료 '인프라'...부작용 치료부터 센터·행위료까지

킴리아는 환자에서 채취한 T세포 표면에 암세포의 특정 항원을 인지하는 키메릭 항원 수용체(CAR)가 발현될 수 있도록 유전적으로 재조합시킨 후, 다시 환자의 몸에 주입하는 방식의 항암제입니다. 기존 약제들과 달리 복잡한 제조 과정을 거쳐야 된다는 의미입니다. 

또 완성된 의약품을 병원에 공급하는 구조가 아니라, 환자의 혈액세포를 공급하는 등 병원에서 생산의 일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CAR-T 치료센터가 필요한데, 현재 삼성서울병원과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등이 킴리아 치료센터를 구축했고 일부 병원에서 치료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병원 역할에 따른 치료 행위수가도 신설됐습니다. CAR-T세포 치료는 전 과정이 조혈모세포 이식의 단계별 과정과 유사하기 때문에 급여당국은 기존 상대가치점수 중 유사행위 선택해 준용했다고 밝혔습니다. 결정된 수가는 △세포수집 21만 6398만원 △생체외처리 133만5862원 △치료준비 7만 9651원 △치료제의 주입 19만 7873원 등 총 182만9784원입니다. 

한 번으로 완치를 꿈꿀 수 있어 '꿈의 항암제'라고도 불리지만, 킴리아를 비롯한 CAR-T 치료제의 가장 큰 문제는 사이토카인스톰 현상으로 환자가 사망에 까지 이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T 세포를 활성화 시켜 환자의 몸 속에 주입하는 과정에서 사이토카인을 뿜어내 사망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합니다. 다행인 점은 현재 사이토카인의 주요 원인이 인터루킨(IL) 6로 밝혀지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약제가 마련됐다는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체내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단백질인 IL-6와 그 수용체의 결합을 저해하는 악템라가 4월부터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에 급여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킴리아 제조 과정[출처=한국노바티스]
킴리아 제조 과정[출처=한국노바티스]

 

글로벌 후발주자, 길리어드·BMS사의 CAR-T 치료제

킴리아를 비롯해 현재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CAR-T 치료제는 총 3개 입니다. 지난 2017년 킴리아와 길리어드 '예스카타'를 허가했고, 작년에는 세번째 BMS의 '브레얀지' 사용을 승인했습니다. 하지만 킴리아를 제외하고는 국내 도입되지 않은 제품들입니다. 

예스카타의 비급여 약값은 약 4억 5000만원으로 알려집니다. 예스카타는 킴리아와 비슷하게 허가된 만큼 누가 더 빠르게 국내 진출할지 관심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길리어드는 국내 CAR-T 치료제 사용에 대한 의료환경과 제반여건 등이 구축되지 않은 터라, 국내 진출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여전히 길리어드코리아 측은 "검토 중"이라고 하지만 치료센터와 수가, 급여적용 케이스 등이 마련되면서 국내 도입을 더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더욱이 최근 FDA로부터 거대 B세포 림프종(LBCL) 2차 치료제로 승인을 받아 경쟁약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실제 킴리아는 같은 적응증에 도전했지만 실패하면서 틈새시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브레얀지도 마찬가지로, 인프라가 구축된만큼 국내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서울대병원, 큐로셀의 국산 CAR-T 치료제

강형진 교수 

1년전 킴리아 허가 간담회에서 서울대병원 강형진 교수는 "킴리아와 같은 생명을 담보로 한 고가 약물은 앞으로 계속 등장할 것입니다. 우리가 (킴리아와 같은 약물 개발에 나서지 않으면) 우리가 반도체나 자동차로 벌어들인 재정을 킴리아와 같은 고가 약을 사는데 써야 할 것입니다. 바이오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킴리아가 던져 준 숙제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서울대병원은 자체 생산한 CAR-T 치료제의 효과를 확인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지난달 2월 서울대병원이 자체 생산한 CAR-T 치료제를 18세 백혈병 환자에게 투여했으며 3월 28일 진행된 골수검사에서 백혈병 세포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내용입니다. 

 

제공 = 서울대병원
제공 = 서울대병원

 

CAR-T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벤처도 있습니다. 큐로셀과 앱클론은 킴리아와 동일한 질환인 미만성거대림프종 치료제로, 현재 임상 1/2상을 진행 중입니다.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잰걸음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만, 후발주자들은 차별화된 가치를 임상을 통해 입증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큐로셀 김건수 대표
큐로셀 김건수 대표

큐로셀 김건수 대표의 말입니다.

"CAR-T 치료제는 여러가지 항암치료에도 불구하고 재발하거나 더이상 사용할 항암제가 남지 않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사용합니다. 만약 CAR-T 치료제 마저 실패하게 된다면 연명치료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여러종류의 CAR-T 치료제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임상에서 가장 치료성적이 우수한 것으로 증명된 치료제를 선택하게 될 것입니다. 후발주자들은 환자들의 생존 가능성을 더 높일 수 있음을 임상시험을 통해 증명해 환자와 의료진의 선택을 받고, 고가의 해외 수입 치료제 대비 합리적인 가격 책정을 통해 정책적인 지원을 이끌어 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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