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률 5%대 고착, 제약산업 전체 10%대 반쪽  
높은 상품비중 43%대가 원인, 개선책 마련 급선무
개발비 투자정체와 수출비중 하락, 발전의 발목잡아
영업관습 혁파없이 글로벌 빅파마 등극은 지나친 꿈

국내 대형 전통제약회사들은 ①매출액증가율 6%대 ②영업이익률 5%대 ③매출원가율 60%대 초반 ④연구개발비율 9%대 ⑤인건비 비율은 15%대 초반에 고착돼 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 동안 그래왔다.

다음 [표 1]은 한국 제약산업을 대표하는 15곳 전통 대형 제약사들이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간에 걸쳐 해마다 거둬들인 주요 마케팅 활동에 대한 결산 분석표다. 금감원DART에 공시된 결산서를 발췌해 별첨 [표2~4]를 만들어 산출했다.

유한양행을 필두로, GC녹십자, 종근당, 광동제약, 한미약품, 대웅제약, HK이노엔, 제일약품, 보령제약, JW중외제약, 동국제약, 동아에스티, 일동제약, 한독 및 요즈음 떠오르는 휴온스 등, 지난해 매출액 큰 순위 15곳 전통 제약사들의 영업부문 주요 항목에 대한 성과 분석표다.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매출액증가율(당기 매출액÷전기 매출액×100-100)은 기업체의 성장과 발전 그리고 시장의 활성화(호경기, 불경기 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다. 2021년 6.6%, 2020년 6.1%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6.0%와 2018년 6.4%보다 결코 낮지 않았다. 오히려 코로나19가 더 심각하게 창궐한 지난해 매출액증가율은 최근 4년 동안 가장 높았다. 

따라서 코로나19의 불경기가 기존의 전통적 제약업계를 덮쳤다는 선입관은 '그렇지 않았다'고 수정되어야 할 것 같다. 세계 의약품 시장의 2020년 2.6%, 2019년 4.6%, 2018년 3.2%의 성장률(2021 제약바이오산업 DATABOOK, 한국제약바이오협회)과 견주어 봐도, 우리 한국의 대표적 전통 제약사들의 최근 4년 동안 매출액증가율 수준 6%대는 그보다 2배 정도나 더 높았다.

하지만 매출액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100)은 2021년 5.0%로 산출됐다. 2020년 5.6%보다 10.7% 떨어진 수치다. 2019년 5.1%, 2018년 5.5%보다도 더 떨어졌다. 

게다가 2020년 14.5%, 2019년 7.3%, 2018년 8.0%로 나타난 국내 제약산업 전체 평균 매출액영업이익률보다도 훨씬 더 낮은 수준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매출액영업이익률은 기업체의 수익성을 판단하는 중심 지표인데 말이다.

통상 기업체의 수익성을 논할 때, 물론 매출액의 크기부터 방점이 찍히지만 제조비용 및 상품 구입가인 매출원가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매출원가가 높으면 매출 수확이 알차지 못하고 쭉정이로 변하기 때문이다.

[표 1]의 15곳 전통 제약사들의 매출원가율(매출원가÷매출액×100)을 보면, 2021년 61.6%, 2020년 61.7%, 2019년 61.9%, 2018년 62.7%로 나타나고 있다. 제약산업 전체의 평균 매출원가율 2020년 56.1% 및 2019년과 2018년의 59.2%보다, 자그마치 3.4%~6.6%나 더 높았다. 

대형 전통제약사들이 제약산업 전체의 매출원가율을 시범적으로 끌어내려 주어도 부족할 판인데, 그와 반대로 제약산업의 매출원가율을 오히려 끌어 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은, 국내 제약산업의 수익성 제고를 위해 무엇인가 잘 못된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 중심에 '높은 비중의 상품매출액'이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된다. 상품 매출액은 유통과정을 한 단계 더 거쳤으므로, 도입 상품 원가가 자가 제조 제품 원가보다 훨씬 더 높은 것은 당연한 이치이며 실제다.

그런데 15곳 대표 제약사들의 매출액상품비중이 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2021년에는 44.0%까지 높아졌다. 2018년 41.6%, 2019년 41.9%, 2020년 43.1%이었는데 말이다. 이들 제약사의 상품매출액 비중이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한, 영업이익률이 높아지기를 기대하기는 아주 어려울 것 같다. 

지난해 이들의 낮은 영업이익률 5.0%는 코로나19의 탓이 아니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제약산업 전체의 영업이익률이 14.5%로 아주 높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렇지 않은가. 

제약산업에서 연구개발비는 미래를 위해 현재 쓰이는 희망의 거름이고 싹이다. 연구개발비 증가가 영업이익률이 낮아지는데 일조했을까?

2021년 15곳 대형ㆍ초대형 제약사들의 연구개발비비율(연구개발비÷매출액×100)은 9.5%로 산출됐다. 2020년 9.9%, 2019년 9.4%, 2018년 9.1%이었으므로, 2021년 연구개발비를 특별히 더 지출해 이들의 영업이익률이 낮아졌다고는 볼 수 없다. 

영업이익과 그 수익률의 산출 메커니즘(mechanism)으로 볼 때 인건비(급여, 퇴직급여, 복리후생비)는 매출원가 다음으로 큰 두 번째 비목(費目)이다. 인건비 증가 때문에 이들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더 낮아졌을까. 이것도 그렇다고 볼 수 없다.

2021년 인건비비율(인건비÷매출액×100)은 15.2%로 나타났다. 2020년 15.1%, 2019년 15.7%, 2018년 15.2%로 엇비슷했으므로, 인건비의 특별 증가로 인해 작년 이들 제약사의 영업이익률이 특히 낮아졌다고는 판단되지 않는다. 제약산업 전체의 인건비비율이 2020년 16.4%, 2019년 18.5%, 2018년 18.2%로 15곳 대형 제약사들보다 높았다는 사실에 대한 시사점을 곰곰이 따져보는 것도 가치가 있을 것 같다.

종합해 보면, 한국 대표 전통 제약사들 15곳의 마케팅 활동은 스스로 두꺼운 관습의 껍질 속에 갇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매출액증가율 6%대, ▲영업이익률 5%대 ▲매출원가율 60%대 초반 ▲연구개발비율 9%대 ▲인건비비율은 15%대 초반으로 고착돼 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 동안 그래왔으니 공교로운 일은 아니라고 본다. 타성에 젖어 있다고 하지 않고서야 변백할 거리가 궁색하다.

그런데다가 ▲매출액상품비중이 점증(41.6%→41.9%→43.1%→44.0%)하고 있다는 점 ▲수출액이 점감(10.6%→9.6%→8.5%→8.0%)하고 있다는 점 등은 이들의 발목을 아주 꽉 붙잡고 있다.

이 껍질을 과감하게 혁파하지 않고 그대로 두고서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통적 대형ㆍ초대형 제약사들이 과연 글로벌 빅파마로 거듭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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