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L 송세웅 부장, "식약처, 수송차량 검증과정 기준과 환경 제공 필요"
윌로그 김정모 CTO, "유통 전 과정 데이터 전송가능에 소실·조작 위험없어야"

 기획  의약품 콜드체인 규정 개정, 업계-정부의 엇갈린 주장

국내 의약품의 콜드체인 관리 기준 강화를 위해 올해 1월 17일부터 '생물학적 제제 등의 제조판매관리 규칙' 이 개정 시행됐다. 다만 의약품 제조·유통업체들의 해당 기준 충족을 위한 설비 및 SOP 마련에 어려움을 표현하기 시작했고, 규제기관은 6개월 간의 규정 시행 계도기간을 부여했다.

'정부'는 해당 제도의 필요성과 비용효과성을 주장하고, '산업계'는 업계 실태를 고려하지 않은 너무 급한 정책 추진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히트뉴스는 국내 생물학적 제제 등을 취급하는 업계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1. 콜드체인 규정 개정에 드러난 제약산업계 실태
2. 콜드체인 규정 만들긴 했지만...산업계 실태 고려 안돼
3. 의약품 콜드체인 해법, 전문가에게 묻다

의약품 콜드체인 규정이 개정되면서 생물학적제제 제조·유통업체들은 산업계 실태를 고려한 제도 개선과 콜드체인 관리 솔루션에 대한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중견급 의약품 제조업체들은 해당 규정 개정에 대해 제도적 개선의 필요성을 인지해왔던 것으로 확인되며, 이에 발맞춰 콜드체인 관리 서비스를 개발하는 업체들도 등장하고 있다.

히트뉴스는 지난해 한국해양대학교에서 국내 콜드체인 의약품 운송방안에 대해 박사학위 논문을 발표한 '물류업체 DHL 품질책임자 송세웅 부장'과 유통 전 과정 콜드체인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콜드체인 데이터 관리 솔루션 개발업체 윌로그 김정모 CTO(최고기술책임자)'를 만나 최근 콜드체인 규정 개정과 관련된 업계 실태, 개선방안 그리고 대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DHL 품질책임자 송세웅 부장  
"식약처, 수송차량 검증과정 기준과 환경 제공해야"

DHL 품질책임자 송세웅 부장 
DHL 품질책임자 송세웅 부장 

송세웅 부장은 지난해 한국해양대학교에서 '국내 콜드체인 의약품 운송체계 개선방안 연구-온도관리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박사학위 논문에서 국내 콜드체인 의약품 운송의 실태와 문제점을 파악한 후 개선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송세웅 부장은 이번 개정안이 △온도유지와 관련된 부대비용(설비, 시스템, 인건비 등) △모호한 수송차량의 검증 기준 등에서 국내 의약품 유통 실태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송 부장은 정부가 시행해야 하는 정책 개선방안으로 △수송차량 검증과정에 사용할 수 있는 챔버(Chamber) 제공(혹은 보유 시험기관 운영) △국내 환경을 고려한 수송용기 및 수송차량 검증 기준 확립 △온도 일탈 시험을 의약품 안정성 시험에 추가 등을 제시했다.

그는 "이번 법률 개정으로 수송용기 뿐 아니라 수송차량도 전부 수송시간·거리·계절적 요인 등에 따른 온도유지에 대해 검증을 진행해야 한다"며 "수송용기는 규모상 인위적인 온도 조건을 만들어 검사해보기 쉽지만, 수송차량은 해당 조건을 만들어 줄 수 있는 대형 챔버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이유로 제조·유통업체들은 자사 기준대로 수송차량에 대한 검증을 진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며, 운반 과정을 의약품 유통 업체에 위탁하고 있는 제조업체에 비해 직접 자사 수송차량을 운반하는 의약품 도매상들은 그 혼란이 더 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 부장은 "식약처에서 수송차량 검증에 사용할 수 있는 챔버를 제공하고, 검증 과정에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프로파일을 제시한다면 업계의 혼란이 어느 정도 완화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한 "PDA(세계비경구의약품협회, Parenteral Drug Association)는 냉장보관이 필요한 의약품에 대해 '온도 일탈 시험(Temperature Excursion Study)'과 '열주기 시험(Thermal Cycling Study)'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우리나라도 이런 온도 일탈 관련 시험을 안정성 시험에 포함시키면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일탈 상황에서 추가적인 안전성 검사 없이 품질 이상여부를 판단해 조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부장은 이외에도 국가에서 의약품 운송 관련 인증제도를 도입해 수송용기에 대한 안정성을 한번 더 확인해주는 절차를 마련하고, 현 지자체에서 의약품 유통을 관리감독하는 체제에서 벗어나 의약품 GMP 관리와 같이 식약처에서 직접 관리감독 기관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윌로그 김정모 CTO 
"유통 전 과정 데이터 전송가능하며, 소실·조작 위험없어야" 

윌로그 김정모 CTO
윌로그 김정모 CTO

콜드체인 데이터 관리 솔루션 개발업체인 윌로그(대표 배성훈, 윤지현)는 출고시점부터 반품까지 전 이동과정에서 콜드체인 데이터를 관리하고, 전반적인 프로세스 관리에도 관여하는 '콜드체인 데이터 관리 솔루션'을 개발, 운영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윌로그 김정모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이번 콜드체인 규정 개정으로 제약바이오 업계는 개정안을 준수하기 위한 대응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냉장차량 내부의 온도를 통해 의약품 온도일탈 여부를 판단했던 과거 관행과 달리, 유통 전 과정에서 수송용기 내부온도까지 모니터링하는 과정이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온도 모니터링 장치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가 통신 제약 등으로 인해 소실되거나, 조작되지 않은 상태로 안전하게 관리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윌로그는 이 부분을 반영한 자사 온도 모니터링 단말기 및 관리 솔루션을 규정 대응안으로 소개했다. 

윌로그 김정모 CTO가 스마트폰을 통해 온도 모니털이 단말기의 QR코드를 스캔하고 있다. 
윌로그 김정모 CTO가 스마트폰을 통해 온도 모니터링 단말기의 QR코드를 스캔하고 있다. 

김 CTO는 "윌로그의 온도 모니터링 단말기는 운송차량이나, 수송용기에 부착돼 설정된 시간단위마다 측정된 온도 등 데이터를 QR코드로 전환하며, 작업자가 원하는 시기에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 해당 데이터가 윌로그 서버로 전송된 후, 권한자에게 전달된다"며 "이 시스템은 단말기 사용에 직접적인 통신 인프라 설치가 필요치 않고, 관계자의 스마트폰을 통해 웹기반으로 온도 데이터가 전송되기 때문에 전산 문제로 인한 데이터 소실 걱정이 없으며, 데이터 기록 주기별로 QR코드가 변환돼 조작 역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윌로그 콜드체인 관리 솔루션을 통해 '생물학적 제제등 출하증명서'를 전자문서형식으로 전송 및 보관할 수 있다. 
윌로그 콜드체인 관리 솔루션을 통해 '생물학적 제제등 출하증명서'를 전자문서형식으로 전송 및 보관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최근 개정으로 추가된 '생물학적 제제등 출하증명서' 기입 항목인 '수령 시 제품온도'도 자동적으로 기입되며, 해당 증명서를 전자 문서로 전송 및 보관 할 수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이 증명서는 발급일로부터 2년 동안 의무적으로 보관해야 한다.

김 CTO는 "생물학적제제는 별도의 콜드체인 관리가 필요없는 의약품에 비해 포장 업무의 강도가 높다"며 "이런 상황을 반영해 작업자의 어려움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콜드체인 수송용기의 경우 보관온도 유지에 사용되는 냉매 PCM(상변이물질, Phase Change Material)을 냉동해 적재해야 하고, 제품과 닿지 않게 해 동결을 막아야 하며, 온도 모니터링 장치의 프로브(Probe)가 냉매에 닿아 잘못된 온도 측정을 하지 않게 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 CTO는 "실제로 이 적재·배치 과정에서 업계 관계자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으며, 실제로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안다"며 "우리는 탈부착식 모니터링 단말기 외에도 수송용기 업체와 협업해 수송용기와 단말기를 일체화 시키고, 용매 적재 공간을 분리해 쉽고 빠르게 작업할 수 있는 일체형 제품 또한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초기 수송용기와 적재 제품을 매칭시키는 과정 역시 스마트폰 촬영을 통해 가능하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업체에서 제품 관리에 사용하는 바코드를 먼저 인식 후, 수송용기에 부착될 모니터링 단말기의 QR을 인식하면 매칭이 완료되고, 도착예정시간과 도착지까지 등록할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초기 일일이 수기로 작성해 적재하고, 제품 수령자에게 전달 시 재확인을 거쳐 수송용기 마다 일일이 적재 제품을 확인해 온도를 확인해야 했던 절차가 간소화될 수 있다. 

김 CTO는 "단순히 좋은 모니터링 장치를 도입하는 것만이 아니라, 유통 전 과정을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의 제공까지 필요하게 됐다"며 "기존 정부기관이나 업계 관계자들이 잘 보지 못했던, 유통 전 과정에 대한 일체화된 솔루션 마련이 콜드체인 관리의 핵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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