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권 대표 "시장 안정되면 코스닥 상장 재도전"
바이오 업계 관계자들 "보로노이 밸류, 높게 책정"

국내 첫 유니콘(시장평가 우수기업) 특례 상장 기업이 될 것으로 크게 기대를 모았던 보로노이가 IPO(상장)를 자진 철회했다.

유니콘 특례 상장은 시가총액 5000억 원 이상이 예상되는 기업의 경우, 전문평가기관 한 곳에서만 A등급 이상을 받으면 코스닥 상장예비심사청구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다. 유니콘 특례 상장은 회사의 근본적 기술성 못지않게 시장에서 평가받는 가치에 중점을 두고 있다.

보로노이(대표이사 김대권, 김현태)는 16일 금융감독원에 코스닥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불안정한 시장 환경이 보로노이의 밸류를 수용하지 못한 셈이다. 

최근 국내 증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상 움직임 등으로 인한 대외시장 불안정으로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이에 보로노이는 기업 가치 재평가와 투자자 보호 측면 등 상장 이후 상황을 다방면으로 고려해 대표 공동 주관회사인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과 협의 후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보로노이 관계자는 "공모가 확정을 위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간 실시했지만, 당사의 기업가치를 정확하게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김대권 보로노이 대표이사
김대권 보로노이 대표이사

김대권 대표는 "보로노이의 미래 성장성이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는 만큼, 핵심 경쟁력 강화에 매진해 향후 시장 안정화 시점을 고려해 상장에 재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히트뉴스가 보로노이의 코스닥 상장 철회에 대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해 보니 "바이오 투자심리 악화도 한몫했지만, 보로노이의 밸류가 너무 높게 형성된 것 같다"고 하나같이 입을 모았다.

보로노이 상장 철회 이슈가 상장을 준비 중인 바이오 기업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신정섭 히트뉴스 바이오투자 전문기자는 "앞으로 IPO의 주요 이슈는 밸류에이션(Valuation)이 될 것 같다"며 "임상시험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기업들이 높은 밸류를 인정받으려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플랫폼 성격의 기술력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오 벤처 한 관계자는 "시장의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악화된 상태에서 수요예측이 저조해 상장요건이 미달되었을 뿐 아니라, 상장요건이 충족되었다고 하더라도 상장 후 긍정적인 기업가치를 평가받기는 어렵지 않았나 싶다"고 판단했다.

이 관계자는 "바이오 업계에 국한되지 않는 시장의 전반적인 투심 악화가 올해 상장을 준비 중인 바이오 업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보로노이 이슈에 대해 벤처캐피탈(VC) 한 바이오 전문 심사역은 "최근 바이오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기업공개를 한 기업들의 주가가 상장 후 계속 떨어지고 있다"며 "이런 관점에서 보로노이 자체의 밸류도 높다고 판단됨으로써 기관 공모부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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